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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21일 08시 31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8월 21일 08시 32분 KST

'친딸 살해' 누명을 쓴 남자, 26년 만에 완전한 자유를 얻다

연합뉴스

친딸을 방화·살해한 혐의로 미국에서 25년간 옥살이를 한 뒤 지난해 보석으로 풀려났던 재미동포 이한탁(80)씨가 완전한 자유의 몸이 됐다.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연방 제3순회 항소법원은 이씨의 유죄 평결을 무효화한 연방 지방법원 판결에 대해 검찰이 제기한 항소심에서 "지방법원의 판결은 잘못되지 않았으며 유효하다"고 판결했다고 이한탁 구명위원회의 크리스 장 대변인이 20일(현지시간) 밝혔다.

크리스 장 대변인은 "이날 항소법원 판결로 이 씨는 완전한 자유의 몸이 됐다"면서 "이론상으로는 검찰이 상고할 수 있지만,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하는 만큼 가능성은 0%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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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판은 작년 8월 펜실베이니아 주 해리스버그의 연방 중부 지방법원에서 이씨를 보석하도록 한 결정에 대한 항소심이었다.

당시 지방법원은 이씨를 살인범으로 몰고 간 증거가 비과학적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여 이씨에게 보석 판결을 내렸다.

그러면서 검찰측에는 새로운 증거가 있으면 120일 이내에 재기소할 수 있도록 했지만 검찰은 재기소하지 않았다.

새로운 증거를 찾기 어려웠던 검찰은 재기소가 아닌 상급 법원에 항소하는 카드를 꺼냈지만 이마저도 무위로 돌아갔다.

항소심 판결에 따라 보석 이후 이동 및 언론 접촉 등의 제한을 받았던 이 씨는 완전한 자유를 얻게 됐다.

법원 결정 이후 이씨는 AP통신과 통화에서 이번 결정에 만족한다고만 짧게 말했다.

이씨의 변호인인 피터 골드버거는 "(이씨에 대한) 유죄 판결이 근거가 없다는 점을 그들(검찰)이 이제 결국 알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씨는 1989년 7월29일 큰딸 지연(당시 20세)씨의 우울증 치료를 위해 딸과 함께 펜실베이니아 주 먼로카운티의 한 수양관에 묵었다.

새벽 수양관에 불이 나 이씨는 탈출했지만 지연씨는 주검으로 발견됐고, 검찰은 화재 원인을 방화로 결론짓고 이씨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이씨의 무죄 주장에도 검찰은 이씨의 옷에 묻어 있던 휘발성 물질들을 증거로 내세웠고 이씨는 가석방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씨의 무죄 주장에 구명위원회까지 꾸려져 끈질기게 이의를 제기한 끝에 2012년 법원이 증거 심리를 결정했다.

심리 결과 수사 당시 검찰이 적용했던 기법이 비과학적이었다는 전문가의 판단이 나왔고 검찰 측도 이를 인정했다.

결국 작년 8월 연방 중부지법은 이씨에게 적용된 유죄 평결과 형량을 무효화하라고 판결했고 이씨는 보석으로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