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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19일 11시 32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8월 19일 11시 40분 KST

'청년 일자리 만들겠다'는 대기업의 말을 믿을 수 없는 이유

ASSOCIATED PRESS
Employees walk past a logo of Samsung Group at the head office of Samsung C&T Corp. in Seoul, South Korea, Friday, July 17, 2015. Samsung shareholders approved Friday a highly contested deal that strengthens the Samsung family’s grip on the world’s largest smartphone maker. Samsung construction company Samsung C&T said that 69.5 percent of shareholders who voted supported the takeover of it by another Samsung company, Cheil Industries. (AP Photo/Ahn Young-joon)

최근 삼성과 SK 등 대기업들이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경쟁하듯 발표하고 있다. 청년 실업이 사상 최악 수준이라는데, 그나마 희망적인 소식이라는 생각이 들만도 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게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아래는 삼성과 SK의 청년 일자리 창출 소식을 전하는 두 기사의 첫 번째 문단이다. 공통점을 찾아보자.

삼성그룹은 앞으로 2년간 총 3만명의 청년 일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연합뉴스 8월17일)

SK그룹은 민간기업 차원에서 청년 일자리 해결을 위한 2개년 프로젝트를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 (연합뉴스 8월5일)


공통점을 찾았는가?

정답은 '2년'이다. 기업들이 발표하고 있는 청년 일자리 창출 계획이 모두 2년짜리라는 것. 이건 이번달 초 비슷한 계획을 발표한 한화그룹도 마찬가지다.

한화그룹은 청년 실업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청년 일자리 확대 정책을 2017년까지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연합뉴스 8월2일)


왜 하필 2년일까?

조선비즈 박순찬 기자는 "정부가 자꾸 압박하니 설익은 숫자를 발표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해석을 내놨다.

그런데도 어딘가 찜찜한 것은 일자리 대책이 모두 '2년 계획'이라는 점이다. 통상 3년, 5년 프로젝트는 있어도 2년짜리 계획은 흔치 않았다. 해당 기업들은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하지만 앞으로 2년 반 남은 박근혜 정권의 임기에 맞췄다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대기업들의 발표도 박 대통령이 이달 6일 대국민 담화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을 강조한 뒤 일제히 쏟아졌다. SK·한화 등 대기업 총수들의 사면 여부를 결정하는 민감한 때이기도 했다. (조선비즈 8월19일)


이들 대기업들이 밝힌 일자리의 '질'도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삼성은 3만명의 청년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새로 생기는 일자리는 1만개 수준이다. 나머지는 '직업체험 청년인턴'이나 '협력업체 취업을 위한 직업훈련+인턴십(월급 150만원)' 등이다.

samsung

2만4000명을 채용하겠다는 SK의 계획을 살펴보면, SK가 직접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인원은 1명도 없다. 창업교육을 지원하고, 청년들에게 직무교육+인턴십(월급 150만원) 기회를 주는 한편, 이들을 "협력업체와 지역 벤처기업, 사회적 기업 등에 취업할 수 있도록 알선"한다는 게 전부다.

지난달 24일,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전담지원'하는 대기업 총수들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간담회를 하며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가 많이 제공될 수 있도록 신규채용에 적극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의 '당부' 며칠 뒤, 정부는 '21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하며 그 중 16만개의 일자리가 '민간부문'에서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규직 신규채용은 극히 일부일 뿐이고, 나머지는 청년인턴이나 직업훈련 등으로 채워져 '뻥튀기'라는 논란이 제기됐다.

대기업들의 청년 일자리 창출 계획이 수상한 이유는 또 있다. 다음은 지난 11일 신문에 실린 중앙일보의 사설이다.

평소 같으면 크게 박수 칠 일이지만 때가 때이다 보니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공교롭게 이번에 대규모 청년 고용을 발표한 세 그룹은 모두 정부에 ‘아쉬운 게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총수의 광복절 특별사면을 앞두고 있거나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니 당장 롯데가 약속한 고용 2만4000명이 실현 가능한지, 정말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부터 드는 것이다. 2만4000명을 고용하려면 줄잡아도 임금만 연 1조원이 든다. (중앙일보 사설 8월11일)


대기업들의 '청년 일자리 창출' 계획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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