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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18일 05시 56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8월 19일 05시 11분 KST

박 대통령 "통일은 내년에 될 수도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통일준비위원회 토론회에 참석해 “내년에라도 통일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급변사태’에 의한 통일 가능성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비공개로 열린 통일준비위원회 민간위원 집중토론회에서 “통일은 내년에라도 될 수 있으니 여러분 준비하셔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다른 참석자도 “박 대통령이 ‘독일 경험 등에 비춰보면 며칠 또는 몇개월 후에라도 통일이 될 수 있으니 대비를 해야 한다’는 언급을 했다”고 말했다.

위원장인 박 대통령은 당시 일부 언론이 보도한 박승원 북한 인민군 상장의 망명설과 관련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보고받았다”면서도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망명해 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통일준비위원회가 경각심을 갖고 통일을 준비하자’는 의례적인 격려성 주문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민간 통일전문가들인 참석자들은 박 대통령이 북한 급변사태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으로 들렸다고 전했다.

한 참석자는 “(박 대통령 말은) 언제 통일이 오더라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하지만, 북한 급변사태 가능성에 대한 생각이 잠재의식 속에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 또한 받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했다. 다른 참석자도 “북한에 이상 기류가 있다는 얘기를 은연중에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 무렵 쏟아진 대북 정보의 성격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5월 중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처형 첩보를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이후 국정원은 당시 미확인 상태의 첩보임에도 갑자기 국회 정보위에 비공개 현안보고를 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 첫날인 17일 오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상황실(지하벙커)에서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하며 최윤희 합참의장한테서 화상으로 보고를 받고 있다. 한겨레/청와대 제공

한 대북 전문가는 “박 대통령이 당시 북한의 공포통치에 주목하고 지배층의 분열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식의 정보를 많이 접하다 보니 급변사태 가능성에 무게를 싣게 된 게 아닌가 본다”고 말했다.

임기 첫해였던 2013년 12월 남재준 당시 국정원장이 ‘2015년 자유민주주의 체제 통일’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박근혜 정부에서 북한 붕괴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종종 불거진 바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1월 내세웠던 ‘통일대박론’도 통일 과정에 대한 언급 없이 통일 결과로서의 경제적 이익만 강조해 흡수통일론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임 중 “통일은 도둑처럼 한밤중에 올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북한 붕괴에 따른 흡수통일 가능성을 여러 차례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쪽은 “대통령이 비공개 토론 장소에서 한 발언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종욱 통준위 부위원장은 “전반적으로 통일이 언제 오든지 우리가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차원의 말씀을 (박 대통령이) 했다”며 “북한의 ‘급변사태’를 염두에 둔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