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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18일 07시 23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8월 18일 07시 23분 KST

아파트 경비원 "사과문이 이따위냐며 다시 써오라고.."

한겨레

* 위 이미지는 자료 사진입니다.

입주민의 '갑질'에 못 이겨 일을 그만둬야 했던 아파트 경비원 박 모(65) 씨가 직접 자신의 사연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박 씨는 서울 청담동의 한 아파트에서 일했으나 '반성문'과 '사과문' 요구 등의 괴롭힘 끝에 지난달 30일 그만뒀다.

경비원 박씨와 입주민 A씨 사이의 갈등은 지난해 A씨가 박씨가 근무하는 아파트로 입주하면서 시작됐다. 이사하는 집의 도배 문제를 두고 도배업자와 "도배비를 줄 수 없다"고 승강이를 벌이던 A씨는 경비원 박씨를 자신의 집으로 불렀다.

박씨는 두 사람 간의 갈등을 직접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 A씨에게 경찰을 부를 것을 제안했고 급기야 경찰까지 출동했다. 사태가 진정되나 싶어 경비실로 내려온 박씨는 갑자기 자신을 향한 A씨의 고함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A씨는 "도배업자의 방문을 경비원이 막지 못했다"며 박씨에게 따지기 시작하며 '경위서'와 '시말서' 등을 작성하라고 강요했다.(뉴스1 8월 17일)

박 씨는 18일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이 밝혔다.

사모께서 초소에 와서 저한테 막 뭐라고 하시는 거예요. 경비원이 그것도 하나 못 쫓아내냐고 말이에요. '아니 일을 하고 돈 받으러 온 사람인데 어떻게 제가 쫓아냅니까'라고 말했지만, 사모님께서 계속 그렇게 나오시는 거예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다음부터는 그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한 6개월이 또 저한테 와서 사과문을 쓰라는 거예요.

(그래서) 사실 그대로 써서 드렸더니, 이따위로 사과문을 쓰느냐고 다시 쓰라고 그랬습니다. 도배업자는 불법 침입한 게 아닌데, '불법 침입한 자를 못 쫓아냈다'는 걸 분명히 쓰라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 이상 못 해드리겠습니다' 그랬습니다. 그랬더니 관리사무소 소장한테 전화해서 소장님을 들들 볶으시는 거예요. (입주민이) 사무실하고 용역회사에 전화해서 괴롭히기에 사표를 낸 겁니다. (아파트 측에서도) 계속 압박이었죠. 억울하기야 말로 다 할 수가 없죠.

한편, 이번 사연은 박 씨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낀 다른 입주민이 언론에 제보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초소에 찾아오셔서 그 사모님이 문 열고 그러니까 지나다니는 주민분들이 보셨어요, 그 과정을.... 보시고 왜 그러느냐 물어보니까 저는 그대로를 이야기했죠. 사실 그대로를. 주민분이 (언론에) 제보를 해서 처음 이야기가 된 겁니다. 7월에. 하지만 아파트 경비라는 일이 한 사람, 한 세대하고 잘잘못을 따지는 트러블이 생기면 근무하기 힘든 곳입니다. 매일 출근하면 매일 얼굴을 봐야 하는 사람들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