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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16일 09시 02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8월 16일 09시 08분 KST

"나는 오늘 오후 2시에 죽을 것이다" : 60대 영국인 스위스에서 또 안락사

최근 영국의 70대 여성이 "늙는 것이 싫다"며 스위스에서 안락사를 택해 화제가 된 가운데 14일(현지시간) 또 한명이 영국인 남성이 안락사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안락사 논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석면으로 인한 폐암인 중피종(中皮腫) 진단을 받은 밥 콜(68)이라는 영국 남성이 이날 스위스 안락사 지원 전문 병원인 디그니타스 병원에서 안락사, 좀더 정확하게는 '조력 자살'을 택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두기 직전 "집에서 이렇게 안락사할수 있어야 했다"며 영국에서 안락사가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유언처럼 남겼다.

콜은 디그니타스 병원으로 가기 전 영국 ITV와 가진 인터뷰에서 다음 달 하원에서 심의할 안락사 지원 법안을 지지해달라고 의원들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파킨슨병을 앓았던 부인이 18개월전 디그니타스 병원에서 안락사했으며 그 일이 있은 뒤 자신도 안락사 결심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콜은 "음악이 흘러나오고 우리는 그녀(아내)에게 작별을 고했습니다. 손을 잡아주고 안녕을 빌었습니다. 그것은 아내가 원한 것이었습니다. 사랑스럽고 따뜻하고 존엄있는 분위기였습니다"라고 임종 순간을 회고했다.

지난달 의사로 부터 삶이 3개월밖에 남지 않았으며 체력이 떨어져 항암치료도 어렵다는 통고를 받은 그는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죽음의 방식과 시기를 스스로 결정하고 싶다고 말했고, 결국 자신의 결심을 실행에 옮겼다.

가디언은 디그니타스 병원의 통계를 인용, 지난 2002년부터 이곳에서 도움을 받아 안락사한 영국인이 292명에 달한다고도 전했다.

신문은 이러한 숫자가 '안락사를 금지하는 영국의 낡은 법을 고쳐야 한다'면서 '죽을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입지를 강화시켜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락사 허용을 주장하는 영국 단체 '존엄한 죽음'(Dignity in Dying)의 사라 우턴 집행이사는 "콜의 안락사 결심은 안락사를 금지하는 현행법이 고장났음을 드러내주는 또다른 사례"라고 말했다.

영국의 현행법에 따르면 죽는 것을 도와주거나 디그니타스 병원에 동행할 경우 최고 14년 징역형에 처해질수 있다.

한편 안락사에 반대하는 영국내 단체는 안락사를 금지하는 현행법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주장에 대해 장애자나 노인,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