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5년 08월 12일 11시 30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8월 12일 11시 34분 KST

공화당 다른 후보들의 막말이 트럼프에 가려지고 있다

ASSOCIATED PRESS
Republican presidential candidate Donald Trump addresses a GOP fundraising event, Tuesday, Aug 11, 2015, in Birch Run, Mich. Trump attended the Lincoln Day Dinner of the Genesee and Saginaw county Republican parties. (AP Photo/Carlos Osorio)

미국 공화당에서 대권 후보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의 막말이 워낙 강력해 다른 후보의 허물이 검증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AP통신은 11일(현지시간) '트럼프의 호언장담 때문에 여성을 힘겹게 하는 공화당의 태도가 가려진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런 현상을 설명했다.

트럼프가 유권자들의 관심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까닭에 다른 후보들이 문제를 일으키고도 의외로 손쉽게 비판을 피해가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실례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여성 건강을 위해 미국이 쏟는 자금이 아깝다는 취지의 발언을 지난 6일 공화당 TV토론회에서 꺼냈다.

대다수가 이를 말실수로 여기면서 부시 전 주지사도 서둘러 사태를 수습하는 데 주력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부시 전 주지사 캠프의 우려와는 달리 일주일이 지난 현재 아무도 그 논란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당시 토론회에서 여성을 개, 돼지로 비하한 트럼프의 과거 언행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여성 진행자가 월경 때문에 예민해져 전력을 들추며 공격적 질문을 던진 게 아니냐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뒷말로 강력한 여진까지 일으켰다.

trump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왼쪽)와 젭 부시. ⓒAP

이런 발언이 나오자마자 전통적으로 공화당보다 여성 지지층 비율이 높은 민주당 측은 호재를 부르기도 했지만, 일각에선 트럼프의 자극적인 언행 때문에 부시 전 지사와 같은 유력후보들이 온건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도 이 같은 현상을 불편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10일 뉴햄프셔 유세 때 연설을 통해 "공화당 후보로 나온 남성들의 말 가운데 불쾌한 게 많았다"며 "여러분은 가장 이목을 끄는 '쇼맨'(트럼프)에게만 집중하다가 중요한 맥락을 놓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 후보들이 자기들끼리 찌그락짜그락하겠지만 공화당 후보들의 여성 정책에는 그다지 차이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클린턴 전 장관의 이 같은 주장은 미국 진보진영이 공화당 경선과 트럼프 돌풍을 바라보는 전형적인 시선이기도 하다.

진보성향의 학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와 다른 후보의 성향이 근본적으로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가 지나치게 솔직하고 다른 후보들이 위선적인 게 차이점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공화당 경선의 유일한 여성 후보인 칼리 피오리나 전 휴랫팩커드 최고경영자도 앞서 부시 전 주지사의 여성 보건 비용 지출 관련 발언이 경솔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부시 전 주지사의 발언이 민주당의 광고문구가 될 판국"이라며 "나중에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감시하면 될 사안을 두고 여성 건강이 최우선이 아니라고까지 말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2012년 대통령 선거 때 전국 여성 유권자의 비율은 53%로 나타났다. 여성 유권자 다수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 때문에 공화당으로서는 여성 지지자들의 이탈을 막는 게 난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AP통신은 공화당이 선거에서 이길 때 여성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