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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06일 10시 27분 KST

갯벌의 바지락까지 삶아버린 폭염(사진)

연합뉴스

"바지락이 죽어나가도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어 하늘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6일 전북 부안군 위도면 치도리에서 양식장을 운영하는 송기철씨는 애지중지 키우던 바지락이 집단 폐사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함에 자신을 한없이 원망했다.

지난 4일 오후 양식장을 확인한 송 씨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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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넓이의 양식장 표면에 40t이 넘는 바지락들이 입을 벌리고 죽어있었기 때문이다.

폐사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북도 해양수산과와 위도면 치도리어촌계는 '무더위'를 폐사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바지락은 보통 6월 갯벌 온도가 섭씨 25도일 때 산란을 하고, 산란을 마친 바지락은 5∼10㎝ 깊이로 갯벌에 얕게 파고든다. 앝은 깊이에 서식해 태풍이나 더위에 치명적이다.

송 씨는 "산란 후 무더위가 찾아왔을 때 갯벌의 온도가 35도를 넘어서면 바지락의 폐사가 시작된다"며 "이번 피해 역시 산란 후 기력을 잃은 바지락이 폭염에 노출되면서 폐사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바지락이 폐사했던 지난 4일 위도면의 낮 최고기온은 30도. 갯벌 온도는 35도를 넘어섰을 것으로 예상된다.

송 씨는 "썰물에 바지락 양식장의 물이 발등 높이까지만 남은 상태에서 강한 햇살이 내리쬐면 마치 가마솥 안에서 삶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바지락 폐사 원인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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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폐사는 지난 2012년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위도면 치도리와 진리에서 326t(8억9천600만원 상당)이 폐사한 이후 공식적으로는 첫 사례다.

특히 가축과는 달리 재해보험에 가입이 안되는 바지락은 어촌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송 씨는 "태풍 볼라벤으로 우리 어촌계에서만 4억원 상당의 피해를 보았는데 그나마 특별재난기금으로 5천만원 정도 보상을 받았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더위에 의한 폐사여서 피해를 고스란히 보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