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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02일 16시 21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8월 02일 16시 21분 KST

김무성 "좌파세력 준동 못하게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연합뉴스

미국을 방문중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진보좌파의 역사관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바꾸겠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여당 대표가 현행 다양한 시각이 반영되고 있는 검정 형태의 역사교과서들을 정부 주장을 주입하는 일원화된 역사교과서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정치 논리에 따라 역사 교육을 왜곡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호텔에서 교민들과 만나 “한국 진보좌파 세력들이 대한민국 건국 이후 역사를 정의가 패배한 기회주의, 굴욕의 역사라고 깎아내리고 있다. 좌파세력이 준동하며 미래를 책임질 어린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역사관을 심어주고 있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역사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발언은 청와대와의 교감 속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22일 열린 고위 당·정·청 회동에서도 국정 교과서 추진과 관련한 문제를 의제로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새누리당은 파장을 고려해 관련 내용을 언론에 알리지 않았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교실에서 역사는 한 가지로 가르쳐야 한다”고 한국사 국정교과서 추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정권 차원에서 한국사 국정교과서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김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 자신들의 부친이 각각 친일 행적과 유신·독재 전력으로 비판받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역사학자들은 역사 교육을 정치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일식 연세대 교수(사학과)는 “대부분의 역사학자들이 반대하는 국정교과서 추진 문제를 여당 대표가 정당 외교를 하겠다며 간 미국에서 공공연하게 주장하고 나선 것은 무지의 소산이거나, 역사를 이념논쟁의 도구로 이용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국정교과서로 보수·우익 사관을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주입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치 지형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번 방미 기간 동안 이념공세에 치중하며 미국 방문을 국내정치 수단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왔다. 그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진보좌파의 준동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 새누리당이 진보좌파가 준동 못 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색깔론’을 제기했고, 워싱턴과 로스앤젤레스에서 동포들과 만날 때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초석을 놓은 분이자, 한국전쟁 때는 외교력을 발휘해 한반도 전체가 공산화되는 것을 막았다”며 ‘이승만 국부론’을 꺼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