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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27일 07시 09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7월 27일 07시 41분 KST

메이드 인 차이나 : 기술력 갖춘 중국산 제품 세계 시장 흔든다

Shutterstock / Neale Cousland

저가 이미지가 두드러졌던 중국산 제품이 이제 기술력까지 갖추고 세계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중국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첨단 기술을 갖춘 IT(정보기술)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면서 기술력에서도 한국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는 상황이다.

중국 기업들은 미래가 유망한 드론, 전기차 등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한국은 미래 먹거리 분야의 경쟁은커녕 주력 수출 품목인 스마트폰과 자동차 산업에서 중국 업체들의 무서운 추격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관련기사 : 세계 시가총액 500대 기업 : 한국 7→3개, 중국 7→48개

◇ 중국 제조업 강국 건설 시동…드론·전기차 시장 선도

중국은 올해 '중국제조 2025' 계획을 발표하고 차세대 IT, 고정밀 수치제어기와 로봇, 항공우주 장비 등 제조업 10대 분야를 집중 육성해 나가기로 했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던 중국이 제조업 '대국'을 넘어' 강국'을 만들기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건 셈이다.

이미 연구개발(R&D)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국 기업들은 든든한 정부의 지원까지 받게 됐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R&D 지출이 가장 많은 세계 1천개 기업 가운데 중국 기업은 2005년 8개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14개로 14배로 불어났다.

지난해 이들 114개 기업이 R&D 투자에 쏟아부은 돈은 1년 전보다 46% 급증한 3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연구개발에 큰 비용을 투입한 만큼 성과도 남달랐다. 고속철도와 청정 에너지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력은 세계 정상급으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혁신 기업들도 탄생했다.

중국의 무인기(드론) 생산업체 DJI 테크놀로지는 드론의 대중화를 이끈 세계 최대 드론 생산업체다.

DJI는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프랭크 왕(35)이 홍콩과학기술대학 대학원생이던 2006년에 창업한 회사다.

DJI는 2013년 누구나 쉽게 조작할 수 있는 '팬텀'(Phantom)을 출시해 드론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벤처캐피털 회사인 액셀 파트너스의 사미르 간디 파트너는 "놀라운 중국 기업들이 많이 있지만 DJI가 기술 혁신을 이끈 최초의 중국 기업이 될 것"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배터리업체인 비야디(BYD)도 세계적인 기업으로 부상했다.

BYD는 지난 5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 순위에서 1위(4천41대)를 차지했다.

자국 내수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은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닛산(2위)과 테슬라(3위) 등 유명업체를 제치고 수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BYD는 내년 초 전기차 e6를 앞세워 현대기아차와 한국GM 등이 이끄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 한국 주력 스마트폰·자동차, 중국업체에 쫓겨

한국이 기술력에 자신감을 보인 스마트폰과 자동차는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자국 시장의 탄탄한 내수를 바탕으로 성장해 세계 시장으로 영향력을 뻗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3분기부터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집계에서 삼성은 2011년 이후 내내 수위를 차지했지만, 작년 3분기 중국의 샤오미에 1등 자리를 내줬다.

분기마다 삼성의 순위는 한 단계씩 내려가 지난해 4분기에는 애플에, 올해 1분기에는 화웨이에 밀렸다.

올해 2분기의 경우 중국 시장에서 삼성은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 TCL, 쿨패드 등 중국업체에 밀려 5위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품들은 자국을 넘어 거대시장인 인도와 베트남 등에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특히 중저가 스마트폰 공세의 주역인 샤오미에 이어 화웨이가 눈부신 성장을 하면서 삼성을 위협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반기 화웨이의 스마트폰 매출액은 87% 급증했다"며 "화웨이 등 중국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면서 그동안 시장을 주도한 삼성과 애플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샤오미는 화웨이에 '돌풍의 주역' 자리를 내주기는 했지만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우수한 가전제품을 내놓아 최근 한국에서 화제가 됐다.

휴대전화 배터리, 이어폰, 휴대용 선풍기 등 샤오미 제품들이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중국산에 대한 편견이 깨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주축인 한국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경쟁업체를 추월하는 것보다 후발업체의 추격을 신경을 써야 할 처지에 놓였다.

중국시장의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중국 현지업체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기 때문이다.

국내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받으면서 한국 산업 전반에 대한 위기감도 커진다.

한국이 기술에서는 일본에, 가격 경쟁에서는 중국에 밀리는 '넛 크래커'(nutcracker·호두 까는 기계) 상황이 '역(逆) 넛 크래커' 형국으로 바뀌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엔화 약세로 일본에는 가격 경쟁력이 밀리고 기술력을 높인 중국산에 한국 제품이 위협받는 처지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국 10대 수출품목을 8개 산업으로 재구성해 세계시장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철강·정유(2003년), 석유화학(2004년), 자동차·조선해양(2009년), 스마트폰(2014년 2분기) 순으로 중국에 추월당했다고 분석했다.

이철용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이 제조강국으로 올라선다면 스마트가전, 모바일 인터넷, 바이오, 신소재 등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한 미래산업 분야의 주도권 다툼에 가담할 수 있다"며 "한국 기업들은 앞으로 글로벌 시장 곳곳에서 우수한 제품과 기술로 무장한 중국 기업을 마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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