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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21일 13시 29분 KST

금융위기 '교훈' 잊었나? 미국 금융규제법이 위험하다

ASSOCIATED PRESS
Rep. Maxine Waters, D-Calif., rear, looks on as President Barack Obama signs the Dodd-Frank Wall Street Reform and Consumer Protection financial overhaul bill at the Ronald Reagan Building in Washington, Wednesday, July 21, 2010. Also pictured are Vice President Joe Biden; Rep. Nancy Pelosi, D-Calif.; Sen. Harry Reid, D-Nev.; Rep. Mel Watt, D-N.C.; Rep. Luis Gutierrez, D-Ill.; Sen. Chris Dodd, D-Conn.; Rep. Gregory Meeks, D-N.Y., Rep. Barney Frank, D-Mass. (AP Photo/Charles Dharapak)

미국에서 경제대공황 이후 가장 광범위한 금융체계 개편으로 지적되는 '도드-프랭크' 금융규제법률이 21일(현지시간)로 시행 5주년을 맞는다.

2008년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이 법률이 점점 정착돼가고 있다는 의견이 있지만, 공화당과 금융업계가 끊임없이 이 법률을 흔들고 있어 대통령선거 국면에서 핵심 규제가 대부분 완화되는 '누더기'가 돼버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금융전문 미 법무법인 데이비스 포크는 지난 1분기까지 도드-프랭크 법률에 담긴 규제 가운데 실행된 항목이 66%에 해당한다고 집계했다.

아직 실행이 제안되지 않은 법률 내용은 전체의 12%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 Five years after Dodd-Frank, here come the reviews (마켓워치)

정식 이름이 '도드-프랭크 월스트리트 개혁·금융소비자 보호법'인 이 법률은 대형 투자은행들을 비롯해 미국에서 영업하는 금융회사들이 더 강화된 재정건전성 요건을 갖추도록 하거나 새로운 금융규제기관을 만드는 등의 규제 조치들로 구성돼 있다.

이중 '볼커 룰'(Volcker rule)이라고 불리는 도드-프랭크 법률 제619조는 금융기관들이 자기자본으로 파생상품 같은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일을 아예 금지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에 금융회사들은 제도권 밖에서 거래되는 고위험 금융파생상품을 취급하면서 점점 더 많은 수익을 냈다.

그러나 우량 채권과 비우량 채권을 마구 뒤섞어 부도 위험을 파악하기 힘들어진 파생상품을 다루면서 금융회사들은 자기자본을 동원해 점점 신용거래 비중을 높였고, 이는 금융위기를 유발한 원인의 하나로 지목됐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8일 정책연구기관 브루킹스연구소에서 "(도드-프랭크 법률이 시행된 뒤) 지난 5년간 상당한 변화가 있었고, 월스트리트 개혁이 이뤄지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루 재무장관은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도드-프랭크 법에 따른 개혁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금융당국은 도드-프랭크 법률의 시행이 지난해 미국에서 5%의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경제가 회복될 수 있었던 주요 기반의 하나라는 입장이다.

이런 미국 금융당국의 입장과는 별개로, 금융위기의 기억이 점점 희미해지면서 금융 규제를 최대한 무력화하려는 미국 금융업계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공격하는 공화당에서 도드-프랭크 법률을 흔들려는 움직임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지난 1월 공화당이 장악한 미 하원은 이 법률의 핵심 조항을 완화하거나 시행을 연기하는 내용의 한 개정안을 찬성 271, 반대 154로 가결 처리했다.

지난 5월에는 미 상원 은행위원장인 리처드 셸비(공화·앨라배마) 의원이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sifi) 적용을 받는 자산 규모를 현재의 500억 달러에서 5천억 달러로 높이자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그대로 실행되면 골드만삭스나 웰스파고 같은 초대형 금융회사들을 제외하면 금융규제법을 적용할 수 있는 대상이 사실상 없어진다.

지난 6월에는 주요 투자은행 중 하나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금융규제 강화를 주장하는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을 지목하며 "글로벌 금융체계를 제대로 아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루 재무장관은 지난 8일 브루킹스연구소 연설에서 "규제를 되돌리려는 유혹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고, 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 부의장은 지난 6월 "그들(은행)은 금융위기가 과거의 일이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물론, 그들이 이전 위기와 무관했다는 인상을 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미국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야당인 공화당 후보들이 주로 도드-프랭크 법률을 완화하자는 쪽의 의견을 내고 있다며 이들의 목소리가 규제 완화를 바라는 금융업계의 희망과 맞물려 앞으로 점점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나 워런 상원의원 같은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금융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선거운동 과정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이들의 입장에 변형이 이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예상했다.

Chris Dodd on Namesake Regulatory Reform Act - W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