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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17일 11시 39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7월 17일 11시 50분 KST

문재인의 새정치연합이 5개월 동안 '머뭇'거린 5가지 국면

연합뉴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 대표에게는 기회가 많았다.

문재인호 출범 5개월 동안 세월호 시행령 성완종 리스트, 메르스 , 국정원 해킹 사건이 터졌다. 야당 지지자들은 박근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강한 야당'을 기대했지만, 좀처럼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다. 당을 '쇄신'을 하겠다며 야심차게 '혁신위'를 내세웠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친노와 비노로 갈린 당내의 거친 파열음뿐이었다.

1. 세월호 시행령과 박 대통령의 국회법 거부 사태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거부 사태는 바로 '세월호 시행령'과 연관 돼 있다.

'뉴스1' 7월6일 보도에 따르면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중 위원회의 정원 및 조직에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는 위임조항은 이번 논란의 단초가 됐다"며 "해양수산부가 만든 시행령이 모법의 입법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국회법 개정안은 '세월호 시행령'처럼 법률의 취지나 내용에 맞지 않는 대통령령이나 총리령 등에 대해 국회는 수정을 요청할 수 있다로 한 것이 내용이었다. 그러나 청와대가 반발하자 정의화 국회의장까지 나서 '요구'를 '요청'으로 '강제성'을 완화했다. 사실 야당이 수정해달라고 '요청'해도 정부가 거부해버리면 어찌할 도리가 없음에도, 박 대통령은 '배신의 정치'까지 거론하며 진노했다.

새정치가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여야 합의 후에 법안을 통과했음에도 결국 박 대통령의 힘에 밀려 법안이 무산된 것이다. 여기에 문 대표는 "민주주의가 과거로 회귀하는 느낌"이라고 단촐하게 생각을 밝힌 게 전부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당시 박근혜 대표가 한나라당을 이끌며 장외투쟁 등을 통해 사립학교법을 결국 후퇴시켰던 것을 상기해보면, 야당의 협상력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세월호 사태'를 둘러싼 의혹을 낱낱이 규명하겠다고 출범한 특별조사조위원회는 '개점휴업' 상태다. 예산은 한푼도 지급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야당의 대응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2. '성완종 리스트'에도 여당 지지율은 오히려 올랐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 4월에 자살했다. 그는 '성완종 리스트' 8인을 남겼다. 검찰은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를 기소하는 데 그쳤다.

검찰의 판단은 차치하고서라도 새정치는 '성완종 리스트' 국면에서 아무런 힘도 쓰지를 못했다. 지난 4월9일, 성 전 회장이 숨진 이후 언론에서는 정치권 로비와 관련된 정황과 증거 기사들을 쏟아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의 대선자금과 연관짓는 데 실패했다. 당시 '성완종 파문' 확산에도 오히려 여당 지지율이 반등한 것은 그만큼 새정치의 실력이 약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성 전 회장이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찍은 사진을 비롯해 김기춘 대통령 전 대통령 비서실장,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병기 현 비서실장,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등의 정황들이 리스트에 적혔지만 어느 누구 하나 연루됐음을 입증하지 못했다.

새정치가 '정치검찰'이라고 목소리를 드높이면서 '특검'을 도입하자고 새누리당에 촉구해보지만 '유승민 사태' 등을 거치면서 새누리당도 흐지부지하게 넘어가는 모양새다.

검찰의 '정치적' 면모도 새정치를 움츠러들게 만드는 요소이다. 검찰은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김한길 전 새정치연합 대표와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 역시 수사 중이라며 칼 끝을 겨눈다. 여야 모두 사정권 안에 들어와 있다는 일종의 경고다. 거기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 씨에 대해 성 전 회장 사면에 관여했다며 '망신주기'를 한다. 물론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음에도 굳이 언론을 통해 내용을 발표했다. 노건평 씨는 국가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3. '메르스 사태' 강 건너 불구경한 야당

중동호흡기증후군, 즉 메르스가 한국을 뒤덮었다. 5월20일 초기 확진 환자가 나왔지만, 대통령에게는 6일 만에 첫 보고가 됐다. 대통령이 말한 감염자 숫자는 보건복지부의 발표와 달랐다. 환자 숫자가 틀린 발언은 아예 삭제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1일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20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메르스 환자가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15명의 환자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미 감염자가 18명으로 늘어난 상태였다. 1시간 앞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가 “메르스 감염이 18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힌 것과 대조돼 빈축을 샀다. (6월3일, 국민일보)

대통령은 초기 사태파악에 늦었다.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메르스 병원의 이름도 틀렸고, 초기 병원 공개 역시 원활하게 이뤄지지도 않았다. 박원순 서울시장만이 메르스 병원 명단을 공개하는 등 홀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었다.

새정치는 국회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불러다 호통치기에만 바빴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증인들만 줄줄이 불러다 존재감만 과시하려 했다.

세계보건기구(WHO) 합동 조사단이 메르스 조사 내용을 발표하는 자리에 안철수 새정치민주합 의원이 찾아왔다가 기자회견장에 입장도 하지 못하고 돌아간 일이 있었다. 당의 구심점을 만들어 조직적 대응을 하는 게 아니라 개별적으로 대응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나마 서영교 새정치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황교안 총리를 상대로 질의했던 장면만이 아련하게 남아있을 뿐이다.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국회 대정부 질의 장면

4. 보수지도 진보지도 '아찔'하게 만드는 새정치의 이슈 선점

새정치민주연합을 담당하는 기자들의 인식 또한 다르지 않다. 보수와 진보를 대변하는 조선일보와 한겨레 기사를 한번 살펴보자.

야당은 거대 담론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대권 잠룡(潛龍)들은 거창한 이름으로 자신들의 경제관을 포장한다. 문 대표는 '소득 주도 성장론'을,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공정 성장론'을 내세운다. 하지만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7월16일, 조선일보 최승현 정치부 차장)

그동안 새정치는 각종 선거 구호를 거창하게 구사한다. '이명박 정권 심판' '박근혜 정권 심판' '민주주의 회복' '국정원 해체' 등이 그렇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단순화, 세분화 해서 대중 속에 파고드는 전략으로 구사한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내세운 구호는 간단했다. '도와주십시오'였다. 왜 도와줘야되는지에 대한 이유조차도 없었다. 새정치가 같은 구호를 썼다면 어땠을까. '민주주의 회복과 헌정파괴 국정농단 박근혜 정권 심판을 위해 도와달라'는 구호가 붙지 않았을까.

5. 국정원 해킹에도 무능과 늑장 대응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불법 해킹 프로그램 시연 및 악성코드 감염검사'에서 해킹 되는 자신의 스마트 폰을 들어보이고 있다.

< 안철수 의원 '반갑습니다'에 '몰카'로 변한 스마트폰 >국정원이 샀다는 해킹 프로그램…이 정도는 쉽다는데…☞동영상 뉴스는 VIDEO MUG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078003

Posted by VIDEO MUG on Thursday, 16 July 2015

이 와중에 국가정보원의 해킹 사태가 터졌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도 새정치는 무능과 늑장 대응을 보인다.

한겨레 이정애 기자가 7월16일에 쓴 기사를 보자.

지난 14일 오후,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 도중 잠깐 자리를 비웠다 돌아온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답답하다는 듯 분통을 터뜨렸다. 오후 4시45분쯤 잠시 자리를 떴다 돌아왔는데 그사이 정보위가 끝나버렸다는 것이다. 국가정보원의 대국민 인터넷 불법사찰 의혹을 따지기 위해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정보위는 5시20분에 끝났다. “전 국민이 공분할 이런 사안에도 안 싸우면 도대체 ‘야성’은 언제 보여주겠다는 건지….” 수화기 너머 박 의원의 한숨이 터져나왔다. (7월16일, 한겨레)

국정원의 해킹 소식을 전해지고 나서 1주일 가량이 지난 다음 대응한 것도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가지고 싸울 생각이 없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밝히기도 한다. 안철수 의원은 국정원 해킹 사건의 진상조상위원장을 맡은 뒤 “이 문제를 정치공세의 소재로 활용할 생각은 없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새누리 역시 "국정원 해킹 의혹 부풀려서 안보장사를 하냐"며 새정치를 공세를 차단하고 있다.

이제 새누리당은 불리한 사건이 생길 때 마다 물타기와 여야 정쟁으로 만드는 데 도가 튼 듯 하다. 새누리 41%, 새정치연합 22%의 정당지지도 격차(한국갤럽, 7월 14∼16일)가 이를 대변해준다.

그리고 이제 새정치 의원들의 탈당과 당의 분당도 가시화 되는 모양새다.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가 지난 16일 "새정치연합은 이미 사망선를 받았다"며 탈당한 데 이어 박주선 의원 역시 "새정치연합의 혁신이 지지부진하고 국민이 동의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신당 참여를 위한 탈당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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