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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07일 13시 24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7월 07일 13시 24분 KST

남부연합기 이어 이번엔 '노예역사'를 교과서에서 지웠다

AP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흑인교회 총기난사 사건으로 불거진 뿌리 깊은 인종주의 논란이 교과서 문제로 번지고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흑인 차별을 상징하는 남부연합기가 여론의 뭇매를 맞아 퇴출 위기에 놓인 가운데 텍사스 주에서는 인종차별 문제를 축소한 사회 교과서를 도입키로 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텍사스 주의 공립학교 재학생 500만명은 올해 가을학기부터 인종차별에 관해 거의 언급하지 않은 사회 교과서로 수업을 받게 된다.

새 교과서는 남북전쟁의 원인을 '지방주의, 주(州)의 권리, 그리고 노예제도'라는 순서로 기술함으로써 노예제의 역할을 부차적인 문제로 축소시켰다.

또 노예제를 언급하지 않은 제퍼슨 데이비스 남부연합 대통령의 취임 연설이 새 교과서에 포함된 반면, "남부의 노예제 유지는 새 (남부연합) 정부의 초석"이라고 주장한 알렉산더 스티븐스 부통령의 연설은 빠져있다.

이 같은 교과서 개정은 지난 2010년 텍사스 주 교육위원회가 사회 교과과정 지침을 보수적인 방향으로 대폭 개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 시민사회는 물론 보수 진영 일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인 텍사스자유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댄 퀸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남부연합기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대체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걱정해야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과거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교육장관을 지낸 로드 페이지는 "노예제와 시민의 권리는 우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요소이자 오늘의 우리를 구성하는 것"이라며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것이 우리의 역사"라고 비판했다.

역사학자들은 남북전쟁을 일으킨 원인을 놓고 견해 차가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텍사스 주가 내세운 '주의 권리'도 당시 남부의 주들이 노예제를 유지할 권리를 위해 싸웠다는 점에서 결국 노예제와 구분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한다.

지난 2011년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48%가 남북전쟁의 주요 원인을 '주의 권리'라고 언급한 반면 38%만이 '노예제'라고 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