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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07일 05시 47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7월 07일 05시 49분 KST

김무성 대표는 왜 양쪽에서 욕을 먹는가

한겨레

‘유승민 거부’ 정국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처지가 갈수록 곤혹스러워지고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 논란이 길어지면서 김 대표를 향한 유 원내대표 쪽과 청와대·친박근혜(친박)계 쪽 시선이 동시에 따가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 원내대표 쪽에서는 일찌감치 청와대 쪽에 무게를 둔 태도를 보여온 김 대표에 대해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태 초기에는 국회법에 대해선 박근혜 대통령의 뜻을 따르되 유 원내대표는 지키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박 대통령이 사실상 유 원내대표 불신임을 선언한 지 사흘 만인 지난달 28일 “여당 원내대표가 대통령을 이길 수는 없다”고 말해 당내에 ‘유승민 사퇴 불가피’ 분위기를 잡았다. 김 대표는 그 뒤에도 주변에 “유 원내대표는 6~7일께 사퇴하는 게 좋고, 늦어도 10일을 넘기면 본인도 손해”라고 밝혀왔다.

김 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당·청은 공동운명체이자 한 몸으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이 곧 새누리당의 성공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의 한 측근은 “유 원내대표 사퇴에 반대하던 상당수 비박근혜계 의원들이 사퇴 쪽으로 마음을 바꾼 데에는 김 대표의 태도가 결정적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또다른 유 원내대표 쪽 측근은 “유 원내대표가 물러나면 자신이 청와대에 더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김 대표가 모르지 않을 텐데 왜 저러는지…”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렇다고 청와대와 친박계 쪽에서 김 대표에게 고마워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좀더 분명하고 빠르게 유 원내대표 문제를 정리하지 않는다는 또다른 불만이다. 친박계 의원들은 “유 원내대표가 계속 물러나지 않으면 김 대표의 책임도 따지자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태 초기에 친박계 최고위원들의 집단사퇴를 통해 김 대표 체제 와해 가능성까지 흘렸던 친박계는, 김 대표가 유 원내대표를 설득해 사퇴를 이끌어 내기를 기다려왔다.

당내에서는 “이번 사태로 ‘대권 주자 김무성’의 한계를 보게 됐다”고 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김 대표가 청와대와 당 사이에서 결과적으로 우유부단한 모습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 쪽은 “여당 대표라는 현실에서 지금 같은 행보 이상을 해내기엔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