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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06일 18시 00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7월 06일 18시 01분 KST

2시간만에 끝난 '국회법' 난타전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 재의 등을 위해 소집된 6일 국회 본회의는 여야 의원들의 고성과 야유로 얼룩졌다.

국회법 개정안은 이날 정의화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 결정 및 여야의 합의에 따라 첫 번째 의사일정으로 상정됐다. 상정부터 표결 종료까지는 2시간 정도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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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국회법 개정안 재의안 표결 참석을 부탁하고 있다.

◇130명 투표…새누리당에선 정두언 의원 유일하게 참여 = 국회 측에 따르면 국회의원 명패로 확인한 투표 참여의원은 130명. 새누리당에서는 유일하게 정두언 의원이 참여했고, 무소속인 정의화 국회의장도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투표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로 여당인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을 점하고 있어 야당 자체 힘만으로는 재의결을 관철시키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개의 초반 황교안 국무총리의 재의 요청에 대한 이유 설명이 있을 때까지만 해도 예상외로 고요했던 의석은 의원들의 질의와 찬반토론이 시작되자 들썩이기 시작했다. 결국 투표를 마치는 순간까지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과 야유가 터져 나오는 등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됐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을 찾은 교복 차림의 10대 여학생 40여명은 방청석에 앉아 정치권의 '민낯'을 지켜봤다.

이날 표결은 오후 3시40분께 시작됐다. 무기명 전자 투표는 통상 30분이면 종결되지만 여당 의원들의 투표 불참으로 투표 종료가 선언되기까지 54분간 투표 의원은 130명에 그쳐 의결정족수를 채우지는 못했다.

새정치연합은 제안설명에 대한 질문이나 찬성토론을 한 뒤 투표가 시작되자 일부러 투표의 속도를 늦추는 '우보전술'을 펼치며 여당 의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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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운데)가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 의원석을 찾아 '국회법 개정안 재의안'에 대한 투표 불참에 항의하고 있다.

◇야당 의원들, 여당 의원 이름 호명하며 "투표하세요" = 야당 의원들은 의석에선 A4 용지 위에 붉은색과 검은색 글씨로 '투표'라고 쓰여진 손팻말을 들어보였고,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의 선창으로 여당 의원들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투표 참여를 촉구하는 '선전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날 정부의 재의요구에 대한 질의 및 찬성 토론에 나선 박범계 박수현 김관영 최원식 진선미 김제남 의원 등 야당 의원 6인은 줄줄이 여당 의원들을 향해 "국회의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해달라"며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이에 대해 여당 의원들은 의석에서 "빨리 투표나 끝내라"고 항의하며 대꾸했고 맨 뒤편에 앉아 있던 김무성 대표까지 "이제 그만해라! 그만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친박계 핵심인 이정현 의원만이 연단에 올라 '반대 토론'에 나섰다.

야당 의석에서는 이 의원 발언내내 야유가 터져 나왔고, 이 의원이 발언시간초과로 마이크가 꺼진 후에도 계속 발언을 이어가자 "표결이나 참여하라"고 비아냥으로 맞받아쳐 소란이 계속됐다.

토론 후 정 의장이 투표 개시를 선언하려는 순간에는 감표위원 선정을 두고 여야간 신경전이 펼쳐졌다.

정 의장이 야당 의원 4명만 감표위원으로 선정해 발표하자, 새정치연합은 "왜 여당 의원은 없느냐"며 "거부하겠다"고 항의했다. 결국 정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를 연단 앞으로 불러내 조율, 새누리당에서도 2명을 감표위원에 선정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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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법 개정안 재의안 표결이 무산된 뒤 땀을 닦고 있다.

◇야 지도부, 여당 의석 찾아가 투표 호소…이종걸, 울먹이기도 = 투표가 본격 시작된 후에도 우여곡절과 어수선한 분위기는 이어졌다.

투표 초반에는 야당 의원들이 여당 의원들을 상대로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구애' 장면이 펼쳐졌다.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는 직접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의 자리를 찾아 대화를 시도하고, 팔을 잡아 끌며 투표를 재촉했다.

새누리당도 투표참여를 막기 위한 '집안단속'에 열을 올렸다. 특히 여당 내에서 '투표 참여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이재오 의원 옆에는 원내부대표인 민병주 의원이 붙어 앉아 팔짱까지 끼고 밀착 마크하기도 했다.

투표 시간이 20분 지나자 여야간 공방이 본격화됐다.

여당 의원들이 '투표 종결'을 요구하자 야당 의원들은 '투표 계속'으로 맞받아치며 설전을 벌였다.

이 원내대표는 이춘석 최원식 부좌현 김기준 의원 등 원내 대표단과 함께 여당 의원 의석쪽으로 찾아가 "어떻게 일사불란하게 투표를 안 하느냐. 여러분이 그동안 파업에 반대했는데, 이 역시 불법파업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기가 북한이냐", "무너진 민주주의를 목도하고 있다"면서 울먹이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은 테이블을 내려치는가 하면 발을 구르고, 삿대질을 하며 응수하는 등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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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아래)가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법 개정안 재의안'에 대한 투표 종료를 선언하자 항의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122명 투표 참여…문 대표도 투표인정 안돼 = 이후에도 여당 의원들이 투표에 참여할 조짐을 보이지 않자, 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 의원들의 이름을 가나다 순으로 호명하면서 "투표하세요!" 라고 큰 소리로 외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퍼포먼스는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

정 의장은 더이상 투표를 진행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듯 "야당의 요청을 존중해 투표시간을 지연했지만. (그 탓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돌연 투표 불성립을 선언했다.

이 바람에 '지연전술'을 위해 투표를 하지 않고 시간을 끌던 일부 야당 의원들은 미처 투표를 하지 못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목희 이춘석 정청래 서영교 의원 등은 명패만 가져오고 투표소에 들어가지 못했다며 종료 선언 후 명패를 보여주고 '투표'라고 적힌 손팻말을 흔들며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특히 문 대표는 이날 투표를 위해 명패함에 명패를 꽂는 순간 투표종결이 선언돼 투표참여가 인정되지 않았다.

한편, 새정치연합에서는 이날 소속 의원 130명 가운데 122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기춘 의원과 수감 중인 김재윤 의원은 아예 본회의에 불참했고, 6명은 본회의에는 참석은 했지만 지연작전을 펼치다가 정 의장의 투표 종료 선언으로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