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5년 07월 05일 13시 23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7월 05일 13시 23분 KST

"들판서 용변 부끄러워요"...인도 10대女 화장실 없어 자살

Gettyimageskorea

집에 화장실이 없어 들판에 나가 용변을 봐야 하는 인도의 10대 소녀가 수치심 때문에 스스로 목매 숨졌다.

인도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7.5%로 중국의 성장률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건은 이런 경제 성장에서 소외된 농촌의 현실을 보여준다.

인도 동부 자르칸드 주 둠카 지역 한 마을에서 3일(현지시간)에 한 17세 소녀가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고 인도 NDTV가 5일 보도했다.

이 소녀는 부모에게 야외에서 용변을 보기 부끄럽고 더위에 멀리까지 걸어가야 한다며 여러 차례 집안에 화장실을 만들자고 얘기했다.

하지만 운전으로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는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번번이 "우리는 가난하고 네 결혼 비용을 모으는 게 우선"이라고 말하며 그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현지 경찰은 소녀가 숨지기 전에도 화장실 설치 문제로 부모와 말다툼을 했다며 "비극적 사건"이라고 밝혔다.

익명의 한 공무원은 정부가 '클린 인디아' 캠페인의 하나로 집에 화장실을 만들면 비용을 지원하는데, 이들 부모는 이런 정책을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인도 내무부 자료에 따르면 도시 지역에서는 집에 화장실이 없어 야외나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는 가구가 18.6%에 달하며 농촌은 무려 69.2%나 된다.

숨진 소녀가 사는 자르칸드 주의 농촌은 92.4%의 가구가 집에 화장실을 갖고 있지 않다.

공교롭게도 이 소녀가 숨진 날에 인도 정부는 2011년에 시작한 사회·경제·카스트 인구통계조사의 농촌지역 종합 분석 결과를 4년 만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인도 전체 가구의 73%를 차지하는 농촌 지역 1억7천900만 가구 가운데 네 집 중 세 집(74.5%) 가장의 한 달 수입이 5천루피(8만9천원)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농촌 가구의 절반(51.1%)은 소유 농지나 고정된 직장이 없이 일용직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냉장고를 가진 집은 11%에 불과하고 오토바이나 낚싯배를 포함해 모터 달린 이동수단을 가진 집은 20.7%다.

그나마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보급률이 71.1%로 나타나 다른 물품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농촌개발부는 단순한 소득기준이 아니라 제대로 된 집이 있는지,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구성원이 있는지 등의 지표로 조사한 결과, 전체 농촌 가구의 31.2%가 빈곤층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아룬 자이틀레이 재무장관은 이번 분석결과가 인도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연방 정부 각 부처가 정책 수립의 중요한 근거로 삼겠다고 밝혔다.

자이틀레이 장관은 또 이 자료에는 1932년 이후 중단한 카스트 관련 조사도 80년만에 포함했으므로 대상 집단에 맞는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다만 카스트 관련 분석 내용은 일반에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