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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03일 16시 28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7월 03일 16시 30분 KST

검찰, 포스코 압수수색...그룹 수뇌부 수사 본격화

한겨레
인천 송도에 위치한 포스코건설 본사 로비

검찰이 포스코 서울사무소를 압수수색하면서 정준양(67) 전 회장 등 전직 경영진의 비리 의혹에 대한 그룹 차원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3일 오후 6시께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건물에 있는 포스코 M&A실 등 5∼6곳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국내외 각종 사업과 인수·합병 관련 내부자료,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협력업체들을 창구로 한 비자금 조성 의혹, 성진지오텍 등 부실 인수·합병 논란과 관련해 전직 경영진의 구체적 범죄 혐의를 확인하고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날 오전에는 경북 포항에 있는 동양종합건설 본사와 대구·경기 성남의 계열사 등 6곳에서 국내외 사업수주 관련 문건과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동양종합건설 대주주인 배성로(60) 영남일보 회장의 집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동양종합건설은 코스틸·성진지오텍 등과 함께 포스코그룹과 계열사의 비자금 조성 및 정관계 로비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 업체다. 검찰은 배 회장이 수십억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잡고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출생인 배 회장은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정관계에 폭넓은 인맥을 구축한 인물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실세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과는 포항제철 시절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

동양종합건설은 정 전 회장이 포스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은 2009년부터 포스코그룹이 발주한 10건 안팎의 대규모 해외공사를 잇따라 수주했다. 인도·인도네시아·브라질 제철소 등 포스코의 굵직굵직한 해외 건설사업에 모두 참여했다.

배 회장 측은 포스코 비리 수사 초반에 동양종건이 연루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해외 공사 수주로 오히려 손해를 봤다"며 적극 반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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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동양종합건설 건물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이날 포스코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동양종합건설 본사를 압수수색 했다.

정 전 회장 시절 대표적 부실·인수 사례로 꼽힌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에 대해서는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검찰은 포스코가 2010년 전정도(56) 전 성진지오텍 회장에게서 비정상적으로 비싼 가격에 회사를 인수한 것으로 보고 당시 매각주간사였던 산업은행 본점 등지를 지난달 3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포스코와 전 회장, 산업은행의 비정상적 지분 거래가 어떤 경위에서 이뤄졌는지 확인하고 있다. 전 회장은 회사를 넘긴 이후 포스코플랜텍이 세화엠피 등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 관리를 맡긴 이란 플랜트공사 대금 66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됐다.

검찰이 포스코그룹을 정면 겨냥해 강제수사에 착수함에 따라 정 전 회장 등 전직 그룹 경영진의 소환조사도 가시화할 전망이다. 포스코를 둘러싼 각종 비리에 연루됐다고 의심받는 전 정권 유력인사들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