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5년 07월 02일 03시 03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7월 02일 06시 07분 KST

청와대·친박, '유승민 고사 작전' 돌입

연합뉴스

유승민 원내대표는 1일 자신이 주도해야 할 추가경정예산(추경) 당정협의에 배제된 데 이어, 자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회 운영위원회의 개최 여부도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청와대와 김무성 당대표가 정하는 상황에 마주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들이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압박하기 위해 유 원내대표 ‘손발 묶기’를 통한 국회 상임위 운영 마비에까지 나선 것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2일로 예정된) 운영위는 내가 연기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여당 내부에선 ‘유 원내대표가 주재하는 회의에는 참석할 수 없다’는 청와대 쪽의 메시지가 김 대표에게 전달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 원내대표가 위원장인 운영위는 청와대 비서실 등을 소관하는 국회 상임위원회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들이 회의에 참석하게 되면, 박근혜 대통령이 사퇴를 요구한 유 원내대표의 존재를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park

이날 열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대응을 위한 추경 편성을 논의하는 당정 협의도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주재했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중요한 당정 협의는 원내대표가 주재하지만 일상적인 당정은 정책위의장이 주재하는 게 맞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그동안 유 원내대표가 추경 처리에 의지를 보여온 만큼 조 수석의 해명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박들은 당 공식회의에 참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 불참하며 무언의 압박을 이어갔다. 친박 초선인 이장우 의원은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출연해 “당청 갈등과 국회법 개정안 사태를 유발한 책임을 지고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는 게 맞다”며 “국회법 재의가 매듭지어질 시점인 6일까지 일단 기다릴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이재오·정병국 의원 등 일부 비박(비박근혜) 중진들은 이날 친박들의 ‘유승민 흔들기’를 반박하고 나섰다. 이재오 의원은 “자기와 생각이 다르면 나가라고 하면 그건 사당이 되는 것이다. 유 원내대표 사퇴는 불가하다”고 말했다. 정병국 의원도 “(대통령 거부권 논란은) 모두의 책임인데 한 사람을 희생양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다수 비박계는 침묵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와 친박계는 ‘유승민 고사작전’을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퇴진’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밝혀온 만큼, 유 원내대표와의 협업을 거부해 유 원내대표의 운신 폭을 줄이는 방식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2일 열리는 국토교통부 당정 협의도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주재할 예정이다. 당 관계자는 “이후 예정된 당정 협의도 없다”며 “정부도 청와대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한 수도권 의원은 “이렇게 손발이 묶인 채로는 원내대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져 버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상황이 변한 게 없다”며 당장 사퇴할 뜻이 없음을 다시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