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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01일 11시 50분 KST

그리스 위기, IMF는 무능했다 : 책임론 부상

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 Managing Director Christine Lagarde gestures while speaking at a news conference during the World Bank/IMF Annual Meetings at IMF headquarters in Washington, Thursday, April 16, 2015. (AP Photo/Jose Luis Magana)
ASSOCIATED PRESS
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 Managing Director Christine Lagarde gestures while speaking at a news conference during the World Bank/IMF Annual Meetings at IMF headquarters in Washington, Thursday, April 16, 2015. (AP Photo/Jose Luis Magana)

그리스가 30일(현지시간) 국가부도 상태에 빠지자 국제통화기금(IMF)의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IMF가 2010년 구제금융을 시작할 때부터 채무조정 조치 등을 통해 그리스에 현실적인 도움을 줬어야 하는데 유럽의 정치게임에 말려들어 오히려 그리스 위기를 가중시켰다는 비판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일 '앙겔라 메르켈과 니콜라 사르코지에 휘둘린 IMF 망신당하다'라는 제목으로 IMF가 그리스 사태에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신문은 그리스 디폴트 사태가 IMF의 재앙과도 같은 연속적 오판으로 빚어진 일이라면서 6월 30일이 그리스뿐만 아니라 IMF에도 망신스러운 날이라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 Greece crisis: IMF was pushed around by Angela Merkel and Nicholas Sarkozy – and now it is being humiliated (인디펜던트)

신문은 IMF가 그리스 같은 나라에 긴급 유동성 지원을 하면서 경제구조개혁과 과도한 채무조정 등을 통해 현실적인 회생 대안을 마련해줬어야 하지만 2010년 이 같은 원칙을 무시했다고 꼬집었다.

당시 그리스의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33%에 달하고 채무조정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는데도 당시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가 그리스 위기의 역내 확산을 우려하는 유럽연합에 떠밀려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lagarde merkel

신문은 그리스 사태를 악화시킨 요인으로 두 가지를 더 꼽았다. 2010년 당시 메르켈 독일 총리와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자국 은행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그리스 채무탕감에 반대할 때 IMF도 동의한 것이다.

메르켈이나 사르코지 같은 정치인들이야 그럴 수 있다지만 IMF 같은 실무기관에서는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두 번째는 IMF가 긴축으로 인한 영향력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IMF는 2010년 그리스가 강력하지만 비교적 길지 않은 불황을 겪을 것이라 내다봤지만 그리스는 실업률이 25%까지 치솟으며 휘청거렸다.

신문은 IMF가 지금도 그리스에 요구하고 있는 연금 삭감과 부가가치세율 인상 등의 긴축조치가 통상적 상황에서는 적절하지만 지금 그리스에 적용됐을 때는 경제를 더욱 위태롭게 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IMF가 2010년 그리스 구제금융 당시 낙관적인 성장 전망에 기대 채무조정을 하지 않은 것이 실수였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그리스 사태가 IMF의 위상 하락을 촉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지아 초프라 전 IMF 유럽지부 부국장은 "지난 5년간의 그리스 사태는 IMF의 평판을 엄청나게 깎아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도 "그리스 사태에 대한 IMF의 실수로 인해 여러 국가들은 IMF에 지원을 요청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리스 사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등장으로 가뜩이나 입지가 좁아진 IMF에 더 큰 부담을 안기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IMF가 과거의 명성 유지를 위해 고투하는 곤란한 시점에 그리스 체납이 터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