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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6월 29일 14시 22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6월 29일 14시 22분 KST

'아들딸 데리고 나오지 마세요' 연예계 핏줄 마케팅이 문제인 이유

MBC 방송캡처

요즘은 연예계 인맥 게임이 혈연 중심으로 새판이 짜이고 있다. 기존에는 ‘누구의 딸’ ‘누구의 아들’이라며 부모 이름을 홍보의 한 수단으로 이용하던 것에서, 요즘은 아예 연예인 부모가 연예인 지망생이나 데뷔한 자녀들과 예능에 함께 출연하는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아빠를 부탁해>에서는 배우 조재현과 강석우, 개그맨 이경규가 배우 지망생인 딸과 출연하고, 배우 황신혜와 딸인 모델 이진이는 23일 <택시>에 출연했다. 12일 종영한 드라마 <불굴의 차여사>에서는 이윤미가 딸과 극중에서 모녀로 등장했고, 배우 이덕화는 딸과 함께 <힐링캠프>에 나왔다.

‘아빠를 부탁해’ 출연진.

부모가 대학병원장이라고 의사고시에 합격도 못한 아들한테 의사 자리를 내주는 경우는 없다. 연예계에서는 그게 된다. “얼굴은 성형하면 되고, 연기는 가르치면 된다”는 연예계 관계자의 말이 이런 현실을 드러낸다.

실력이 안 되는 이들이 부모 덕분에 기회를 잡고 특혜를 볼 수 있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에게 박탈감을 준다. 피해는 실력은 있지만 기회를 잡지 못한 이들이 떠안는다. 같은 꿈을 갖고 노력하는 수많은 이들한테 노력해봤자 ‘빽’ 없으면 안 될 거라는 좌절감을 느끼게 한다. 노래 오디션프로인 <슈퍼스타케이>에는 200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린다.

대형 기획사인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이 되려고 매년 수천명이 지원한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알릴 기회를 쉽게 얻는 연예인 자녀들이 곱게 보일 리 없다. 이들에 대한 기사에는 “부모 후광으로 방송에 출연하는 거 보면 참담한 기분이 든다”는 댓글이 많다.

tvN 예능 프로그램 ‘택시’에 출연한 황신혜 이진이 모녀.

연예인 2세들은 나름대로 억울해한다. 노력하고 있는데 부모 덕을 봤다는 오해를 사서 속상하다는 것이다. 이진이는 황신혜의 딸이라는 사실을 숨기려고 이름까지 바꿨다고 했다. 그러나 ‘황신혜의 딸’로, 엄마와 함께 <택시>에 출연했다. “부모 덕을 본다는 악플에 마음이 아프다”며 엄마와 함께 출연한 <택시>에서 울었다.

답은 간단하다. 부모 덕을 보고 싶지 않다면 부모와 함께 출연하지 않으면 된다. 부모와 함께 출연하고 싶다면 자신이 혜택을 보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 된다. “연예인 부모를 둬서 남들보다 좋은 기회를 갖게 된 것에 감사하고, 다른 지망생들한테 미안하다.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솔직하게 말하면 악플이 조금은 줄어들 수 있다. 실력까지 인정받는다면 논란은 더 잦아들 것이다.

다 아는 얘기겠지만, 배우 하정우는 데뷔 초기 배우 김용건의 아들임을 밝히지 않았다. 그가 스타가 된 지금 누구도 아빠 덕을 봤다며 욕하지 않는다. 스스로 실력을 증명했고 인정받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