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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6월 12일 14시 49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6월 12일 14시 50분 KST

당신이 5년 안에 죽을 확률 점쳐볼 수 있다

lofilolo

전용 웹사이트 들어가 10여개 문진 체크

신체건강뿐 아니라 이혼·재정 등도 지표

나의 5년 내 사망위험은 어느 정도나 될까? 간단한 설문으로 이를 추정해볼 수 있는 웹 사이트가 개발됐다. pixabay.com

죽고 사는 건 팔자소관이란 옛말이 있다. 삶과 죽음은 사람 힘으론 어쩌지 못하는 것이니 쓸데없는 걱정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는 뜻이리라. 하지만 호기심 가득한 인간들은 자신이 언제까지 살 수 있는지 굳이 알고 싶어한다. 그리고 가능하면 살아 있는 기간을 늘리고 싶어한다. 무엇이 수명을 단축시키는지 알아내 가능한 한 피하려 한다. 흡연, 운동 부족, 비만 등은 인간이 알아낸 사망 위험을 높이는 요인들에 속한다. 하지만 각 개인의 사망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를 판별해내려면 구체적인 진단 정보가 있어야 한다. 그런 것 없이도, 각 개인의 사망 위험을 대략적으로 추정해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37~73살 영국인 50만명에 대한 655개 요소가 기본자료

스웨덴 웁살라대학의 에릭 잉겔손(Erik Ingelsson) 박사팀이 이런 갈증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연구 결과를 최근 의학저널 <랜싯>(The Lancet)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수백개의 잠재적 사망 위험 요인들을 비교해, 40~70세 연령대에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자신의 5년 내 사망 위험을 계산해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시스템은 영국인들의 라이프스타일 통계를 기반으로 한 것이어서, 원칙적으로는 영국인에게만 적용된다. 연구진은 그러나 다른 나라 사람들도 이 시스템을 이용해, 자신의 사망 위험도를 영국인과 비교해 간접적으로 가늠해볼 수 있도록 전용 웹사이트를 개발했다.

웹 사이트에 있는 13가지(여성은 11가지)의 질문에 차례대로 답을 하면 사망 위험률과 함께 ‘우블 나이’(Ubble age)가 나온다. ‘우블 나이’는 자신의 사망 위험도와 같은 위험도를 가진 영국 내 같은 성별 그룹의 평균나이를 가리킨다. 만약 53세 여성이 5년 내 사망위험이 2.4%라는 결과를 얻었다면, 이 위험 수치는 56세 영국인 여성과 같은 수준이며, 따라서 이 사람의 ‘우블 나이’는 56세가 된다.

연구진이 사망 위험 산출에 사용한 자료는 2007~2010년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프로젝트에 참여한 37~73세 영국인 약 50만명에 대한 655개의 각종 인구통계와 건강, 라이프스타일 요소들이다. 2006년 출범한 ‘바이오뱅크’는 영국인 50만명의 건강정보를 세세하게 기록해 놓은 빅데이터이다. 연구진은 참여자의 80% 이상이 해당하지 않는 요소들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고 각 요소들과 사망 위험의 상관성을 분석했다.

걸음 속도에 대한 자가 평가는 사망 위험 예측의 주요 지표이다. pixabay.com

걸음 느리면 평균인 사람보다 사망 위험 3.7배 높아

분석 결과 5년 내 사망 위험을 예측해주는 가장 정확한 지표는 신체검사 수치가 아니었다. 남자의 경우엔 자신의 건강 수준에 대한 자가평가, 여자의 경우엔 과거 암 진단 이력이었다. 신체검사 수치 중에서는 맥박수와 1초간 노력성 호기량(FEV1)이 가장 강력한 예측지표였다. 연구진은 또 자신의 일상적인 걸음 속도에 대한 자가평가가 사망 위험 예측에 아주 유용하다는 것도 발견했다. 남녀를 불문하고 비만지수보다 걸음 속도에 대한 자가평가가 강력한 사망 위험 예측지표였다. 예컨대 걸음이 느리다고 답변한 40~52세 남성은 평균 걸음 속도라고 답변한 사람들보다 사망 위험이 3.7배 높았다. 큰 질병을 앓고 있지 않다면, 흡연 여부 및 흡연의 정도가 가장 강력한 예측지표였다.

연구진은 이번에 찾아낸 사망위험 예측 지표들의 효용에 대해 “일반인들은 의사의 진찰 없이 온라인상의 몇 가지 질문답변을 통해 자신의 건강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한번 일깨울 수 있고, 건강 전문가들은 고객이나 환자 각 개인의 위험도를 확인하는 데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그러나 이번에 개발한 사망 위험 예측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예측이지 각 지표와 사망의 인과관계를 이야기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가장 강력한 사망 예측지표로 꼽힌 것들도 대부분 관련성은 있지만 인과관계가 증명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예컨대 느리게 걷는 것은 사망 위험의 강력한 예측지표로 꼽혔다. 그러나 더 빨리 걷는 것이 반드시 사망 위험을 줄이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연구진은 다만 몇 가지 요소들은 죽음과 인과관계가 있는데, 흡연이 그런 요소에 속한다고 강조했다.

사망 위험 예측 사이트의 첫 화면. http://www.ubble.co.uk/

위험률 같은 수준의 ‘우블 나이’ 집단의 통계

잉겔손 교수가 개발한 방법에 따라 사망 위험을 계산하는 건 아주 간단하다. 전용 웹사이트(http://www.ubble.co.uk/)를 방문해 자신의 생활환경과 라이프스타일, 현재의 건강 수준을 묻는 11~13가지 질문의 해당 항목에 차례대로 답을 기입하거나 체크하기만 하면 된다. 첫 질문에선 나이를 묻는다. 이어 성별, 차량 보유 대수, 동거하는 가족 수, 동거 가족들과의 관계, 현재 흡연 여부, 흡연 이력, 전체적인 건강 수준에 대한 자기 평가, 걸음 속도, 당뇨 진단 여부, 암 진단 여부, 심장관련 질환(고혈압 협심증 심장마비 뇌졸중) 여부를 묻는 질문이 이어진다. 그리고 지난 2년간 큰 질병이나 부상 여부, 이혼 여부, 재정 곤란 경험 여부 등을 묻는다. 마지막 질문은 영국의 보건복지제도 수혜 여부를 묻는 것인데, 노인 간병비 보조금이나 장애생활수당, 장애인주차증 발급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다. 마지막 질문까지 답을 하고 나면, 컴퓨터가 5년 내 사망 위험과, 그 위험에 맞는 ‘우블 나이’를 보여준다.

5년내 사망 위험 2%라는 건, 같은 위험대 연령집단에서 2명만이 사망하는 걸 뜻한다.

이 사망 예측 도구에서 이채로운 점은 단순 신체 건강과 직접 관련이 없어 보는 사회인구통계 지표들도 사망 위험을 예측하는 도구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즉 이혼 여부, 가계 재정 같은 지표들과 사망 위험의 통계적 상관성을 확인하고, 이를 개인의 사망 위험 예측 도구에 편입시킨 것이다.

명심할 것은 위험 계산기가 특정 개인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자신의 사망 위험과 같은 수준을 가진 해당 연령 집단의 통계가 그렇다는 것이다. 예컨대 5년 내 사망 위험이 2%로 나왔다면, 이는 같은 나이, 성, 위험 성향을 가진 100명 가운데 2명만이 5년 내 사망한다는 걸 뜻한다. 50대 중반을 바라보는 필자의 경우 ‘우블 나이’ 47세, 5년 내 사망 위험 1.6%가 나왔다. 필자의 사망 위험은 영국 47세 남성의 5년 내 사망 위험과 같은 수준이며, 그 위험률은 100명 중 1.6명이 사망할 정도의 위험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