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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5월 27일 13시 37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5월 27일 13시 47분 KST

파산 앞둔 팬택 임직원들이 낸 광고 (사진)

27일자 전자신문 2면에는 조금 색다른 광고가 실렸다.

큼지막한 카피 밑으로는 팬택 임직원의 이름이 빼곡하게 박혀 있다. 팬택은 하루 전 기업회생절차 포기를 선언하며 사실상 파산을 앞두게 된 상태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팬택 직원으로 짐작되는 블로거 'genie658'은 27일 오전, 아래와 같은 글을 남겼다.

팬택 사내 게시판 토론마당에 "신문광고 해 봅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모아서 신문광고를 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공개입찰 무산에 따라 시무룩했던 팬택이 들썩이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글을 갑작스럽게 많은 호응을 얻게 되었고, 바로 다음 날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정책토론방"에서 '구성원 신문광고' 관련 투표가 진행되었습니다.

휴직자들도 참여한 투표에서는 신문광고를 찬성하는 수가 월등히 많았고, 신문광고를 진행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팬택 구성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진행해야 하는 광고이기에 너무 큰 비용을 집행할 수는 없었습니다.

많은 매체에 광고를 내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IT 기업이니 매체는 전자신문 1개만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지 9단 21cm 신문광고의 단가를 알아 보았습니다.

560만원 정도 되는 금액. '그래, 팬택 구성원이 1,300명이니 한 사람당 5,000원씩 모금을 받으면 되겠다'

그렇게 구성원 개인 통장으로 모금이 시작되었습니다.

모금에 참여하는 분들은 희망 메시지로 입금을 부탁드렸습니다.

그런데 통장에 찍히기 시작한 희망 메시지에 또 가슴이 울컥해졌습니다.

모금에 참여한 팬택 구성원들의 마음이 하나 하나 모두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모두 말하지는 않아도,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팬택이 살아나길.... (팬택 구성원 신문광고(2)_뒷이야기 5월27일)

이 글에 따르면, 이렇게 500만원 가까운 돈이 모였다. 곧 광고 시안이 완성됐고, 광고를 낼 신문도 정해졌다.

이후 전개된 상황은 이렇다.

시안이 마련되고 하루 전날 5월 27일자 전자신문에 광고를 내려고 전자신문에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내지 2면에 해 주신다고 하더군요. 정말 감격입니다.

전면과 후면이 아니고서는 신문을 열고 바로 왼쪽에 있는 2면은 정말 우리에게는 과분한 자리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5월 26일 퇴근 무렵 전자신문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신문광고 집행 비용을 받지 않으시겠다는 겁니다.

전자신문 대표님께서 팬택 구성원들의 마음에 감동하셔 광고 비용 받지 말라고 하셨답니다. (팬택 구성원 신문광고(2)_뒷이야기 5월27일)

전자신문 장지영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자신문은 이 광고의 광고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팬택은 이 광고와 함께 영원히 전자신문에 살아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오늘 전자신문 2면에 실린 광고다. '우리의 창의와 열정은 계속됩니다'라는 카피로 팬택 임직원들이 실었다. 각자 1만원, 5000원씩 갹출해서 만든 광고다. 기업회생절차를 포기하고 사실상 청산에 돌입하는 팬택으로서는...

Posted by 장지영 on Tuesday, 26 May 2015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팬택의 김포공장에서는 스마트폰 생산이 중단됐다. 직원들은 뿔뿔이 흩어질 처지에 내몰렸다.

이곳의 생산직 200명과 서울 상암동 본사의 연구직 및 관리직 1000명을 합쳐 아직 회사를 떠나지 않은 1200명은 청산 절차가 시작되기 전에 스스로 회사를 떠나거나 파산에 따른 퇴사 조치를 받아들여야 한다. 유일한 자산인 경기 김포공장과 특허권 등은 법원이 지정한 파산법인에 의해 매각이 진행되고, 그 매각 대금은 9000억원의 부채를 떠안은 채권단이 나누게 된다. 매각 대금은 그러나 많아야 10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한다. (조선비즈 5월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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