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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5월 27일 03시 11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5월 27일 03시 18분 KST

2011년 원세훈 국정원장 "전교조 불법화·민주노총 탈퇴 유도" 지시 드러났다

연합뉴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시절의 국정원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불법화를 추진하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의 탈퇴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26일 <한겨레>가 입수한 2011년 2월18일치 ‘(원세훈 국정)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문서를 보면, 원 전 원장은 “(국정원) 지부장들이 교육감이라든가, 교육감이 좌파교육감 같으면 부교육감(교육부 공무원)을 상대해서 …(중략)… 지난번 판결로 인해 민노당(민주노동당) 가입 교사들에 대한 징계 같은 것도 확실하게 할 수 있도록 협조를 하라. 우리가 전교조 자체를 불법적인 노조로 정리를 좀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원 전 원장의 이 발언은 매달 열리는 부서장 회의에서 한 것으로, 국정원의 관여 여부가 밖으로 알려지지 않도록 간부급인 지부장이 직접 보수 교육감 및 교육부 관료들을 움직여 전교조 교사들을 징계하고 전교조 불법화에 나서라는 취지다. 원 전 원장의 이런 ‘인사 징계’ 압박은 앞서 2011년 1월 민노당 당비를 납부한 전교조 조합원들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만~50만원을 선고받자 나온 것이다.

원 전 원장은 또 “민노총도 우리가 재작년부터 해서 많은 노동조합들이 탈퇴도 하고 그랬는데 좀 더 강하게 하고”라고 말했다. 국정원이 민주노총 소속 노조의 탈퇴를 유도하거나 이 과정에 개입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실제 민주노총은 2009년 케이티 노조가 탈퇴하고, 2011년 7월 복수노조 제도가 시행되면서 민주노총 계열 노조 사업장에 어용노조가 잇달아 설립되는 등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이 문서는 원 전 원장의 재판 과정에서 법원에 제출된 것이다. 원 전 원장은 전교조를 ‘종북 좌파 세력’으로 몰았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전교조 법외노조화도 결국 국정원의 공작이었다는 증거가 드러났다. 전교조가 부당한 정치권력에 희생되지 않도록 헌재가 28일 법외노조화와 관련한 위헌법률심판 및 헌법소원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정원 대변인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그 당시 자료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단독] 국정원 ‘전교조 불법’ 몰이…결국 박근혜 정부서 현실화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