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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5월 22일 06시 53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5월 22일 06시 54분 KST

일본이 '수산물 수입금지' 한국을 WTO에 제소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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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한국의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전면 금지 조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에 돌입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1일 일본 정부는 한국이 후쿠시마 등 일본 8개 현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한 조치와 관련해 'WTO 협정에 기반한 협의'(양자협의)를 하자고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

이는 패널로 구성된 WTO의 소위원회에 무역 분쟁을 회부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며, WTO '제소' 조치의 직전 단계다.

협의에서 당사국 간 합의에 실패하면 결국 소위원회를 통해 강제 해결을 시도하게 되는 것.

일본 정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여러 기회를 이용해 한국 정부에 규제를 철회하도록 촉구했지만 수입 금지 조치가 시행된 지 1년 8개월, 한국이 이 문제에 관한 전문가 위원회를 설치한 지 8개월이 지났음에도 규제 철회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농림수산상)

그런데, 일본은 왜 한국을 WTO에 제소하는 것일까? 단순히 WTO 제소 절차에 의존해서 수산물 금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일까?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WTO 제소 절차를 거치는 데는 최소 12~15개월이 걸리는 데다, 당사국 협의가 지연될 경우 수년이 걸리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는 기존 외교 채널을 통해 문제 해결에 진전이 없자 무역 분쟁화 함으로써 활용 수단을 강화하려는 의도 이자 양국 무역협상의 정식 의제로 설정함으로써 압박수위를 높이려는 포석이라고 분석한다.

한국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WTO) 협상 테이블에서 일본과 마주앉아 있는 데다,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과 일본 주도로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문제가 있어 일본의 요구를 묵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가 수산물 금수 문제를 다른 통상 현안들과 나란히 협상 테이블에 올림으로써 이 같은 양국 간의 상황을 유리하게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연합뉴스 5월 22일)

한국 정부는 2013년 여름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대량 유출된 것이 확인되자 같은 해 9월 9일부터 후쿠시마를 비롯한 8개 현에서 생산되는 모든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해 왔다.

그러나, 일본이 세계무역기구(WTO) 식품·동식물 위생검역(SPS) 위원회 등에서 수산물 금수 조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한국 정부를 압박하자 정부는 지난해 민간 중심의 전문가위원회를 구성해 현지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후속 조치를 결정하기로 했었다.

원전 사고가 나기 전, 연간 8만여t에 달했던 일본산 수산물 수입량은 지난해 3만t 전후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