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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5월 17일 13시 20분 KST

백종원 누구? 그 안에 요즘 예능 코드 다 있다[연예산책]

OSEN

백종원이 누구? 수 년 전에는 유명한 식당 프랜차이즈 그룹의 오너이자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유명했다. 그 다음은 미녀스타 소유진의 남편으로 매스컴을 탔다. 요즘 백종원은 다르다. 자신의 이름 석자로 당당히 예능계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먹방과 쿡방, 그리고 재치 입담의 세가지를 동시에 갖춘 백.종.원.이 지금 천하에 뇌섹남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중이다.

백종원의 가장 큰 매력은 꾸밈없는 순수함에서 시작된다. 얼마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그는 "PD나 작가들이 이런저런 간섭을 하고 제약을 많이 거는 방송 프로에 출연할 때는 답답하다. 그냥 제 마음 가는대로 요리하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인터넷 방송을 할 때 가장 편안하다"고 했다. 많은 방송인들이 출연 못해서 안달인 지상파TV의 인기 예능프로 출연 섭외들을 거절하는 와중에 나온 이야기다.

"아내(소유진)를 사랑하고 제가 경영하는 음식점들에 자긍심을 갖고 있다. 방송에 자주 나갔더니 아내와 제 사업을 놓고 엉뚱한 댓글과 악플들이 달리는 현실을 보고 안타까웠다. 방송을 아주 접을까도 했는데 이대로 악플러들에게 무릎을 꿇기보다 제 진심을 보이자고 결심했다. 사업이 어려웠을 때도 포기하지 않고 고난을 이긴 경험이 있었다. 꾸미지 않은 저를 드러내니 좋은 반응들이 나와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실제 백종원은 MBC 인터넷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 출연, 온전히 자기만의 방송시간을 갖고 오롯이 자기만의 재주로 시청자를 만나는 중이다. 명망 높은 쉐프들과 달리 이것저것 양념도 팍팍 치고 때로는 신혼주부마냥 요리에 실패하는 장면도 그대로 노출한 게 오히려 신뢰를 샀다. 온갖 거짓과 편집이 판치는 요즘 TV 세상에서 그의 진솔한 쿡방이 시청자 공감을 얻은 것이다.

tvN ‘삼시세끼’의 차승원, JTBC ‘냉장고를 부탁해’의 최현석 셰프 등과는 전혀 다르게 듬직하고 구수한 매력을 풀풀 풍기는 게 바로 백종원식 쿡방의 강점으로 꼽힌다. TV 속 쉐프들 가운데 가장 현실에 가까운 요리 실력을 선보이는 동시에 타고난 순발력과 구수한 말솜씨를 곁들이니 인기를 모을 수밖에. 결국 백종원의 '마리텔'은 그를 시청률 1위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또 하나, 백종원표 예능의 특징은 소통과 교감이다. 인터넷 방송의 포맷과 내용을 그대로 TV에 옮긴 '마리텔'은 출연자와 시청자가 즉석에서 의견을 나누는 양방향 프로다. 실시간으로 백종원의 요리 강습을 지켜보며 댓글로 이에 호응하는 시청자가 함께 방송을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말 그대로 순발력과 꾸미지 않은 솔직함을 갖추지 못한 인물이 출연했다가는 본전도 못찾고 쫓겨나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이런 류의 프로에서 출연자가 진중한 자세로만 방송에 임했다가는 ‘노잼’(재미가 없다는 뜻의 신조어) 시비에 휘말려 위면을 받는다. 백종원은 어땠을까? 사실상 예능 초보인 그는 '꿀잼'(재미있다)으로 통하고 높은 시청률과 쏟아지는 선플들로 활짝 웃고 있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방송인이다. 정작 본인은 "가정이 화목하고 사업을 잘 챙기는 게 중요하다"고 방송 활동에 대해서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지난 9일 방송된 3회에서 백종원은 ‘슈가보이’ 별명을 얻었다. 요리에 설탕을 푹푹 퍼넣는 모습이 자주 등장한 까닭이다. 그가 밀가루와 우유. 버터로 크림소스를 만들 때도 채팅창은 온통 설탕으로 도배됐다. 네티즌들의 놀림에 말이 꼬인 백종원은 “(제가)자꾸 설탕을 많이 쓴다고 하는데, 빵 만드는 데 가면 깜짝 놀랄 것”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16일 방송된 4회에서 그는 양념을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분이 기다리셨던 설탕을 쓰겠다. 한 컵은 넣어야 하지 않겠냐"며 설탕을 양념장에 쏟아부었다. '슈가보이'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에게 화끈하게 설탕 세례를 베푸는 것으로 자칫 '논란'일 수 있는 상황을 '파티'로 바꾼 것이다.

요리사 백종원의 예능 상승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시청자와 온 마음, 온 몸으로 소통하는 그만의 예능 방식이 신선한 자극제로 TV를 깨우고 있다는 사실일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