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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5월 16일 11시 21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5월 16일 11시 24분 KST

내가 애플워치를 차지 않을 이유

Chris McGrath via Getty Images
TOKYO, JAPAN - APRIL 24: A customer tries on an Apple Watch at a store on April 24, 2015 in Tokyo, Japan. The Apple Watch launched globally today after months of publicity and pre-orders. However the smart watch was not sold from Apple stores but from a handful of upscale boutiques at select locations around the world in a bid to position the watch as a fashion accessory. Apple has been directing people to order online preventing the long lines usual seen with the launch of iPhones and iPads. (

1984년, 애플은 매킨토시 컴퓨터를 생각 없는 순응을 날려버리고 사무직 근로자들을 꼭두각시가 아닌 개인으로 만들어주는 장비로 마케팅하는 광고를 선보였다.

당시 MIT 컴퓨터 공학 교수였던 조셉 와이젠바움은 뉴욕타임스에서 애플의 TV 광고 – 사상 최고의 광고 중 하나라고 칭찬받던 – 는 정말이지 말도 안 된다고 했다.

“PC가 당신을 자유롭게 만들어준다는 생각은 소름이 끼칩니다. 그 광고는 지나친 기술을 치료하는 것은 더 많은 기술이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핵전쟁이 일어났는데 당신의 몸을 지키라며 권총을 파는 것 같은 일이에요.”

우리의 문화가 애플 워치를 비롯한 웨어러블 기술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므로, 그의 날카로운 비평은 3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기술 이단자를 자처하던 위대한 정신의 소유자 와이젠바움은 ‘스마트워치’가 버즈워드가 되기 몇 년 전인 2008년에 세상을 떴다. MIT에서 낸 부고에 따르면 그는 기술에 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기술은 인간이 자기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 진정 가치있는 것이 무엇인지 정하고 투신하는 일을 피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애플이 인간관계와 일상생활을 더 낫게 만들어주는 장비로 포지셔닝하고 있는 애플 워치를 보았다면 그가 어떤 느낌이었을지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그래도 상상을 해보는 게 우리 모두에게 유익한 일일지 모른다.

애플 워치와 같은 기술은 우리에게 강요된 것처럼 느껴지기 쉽다. 다른 식으로 표현해보자. 당신은 아마도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겠지만, 어쩌다 그걸 샀는지는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나는 내가 왜 첫 스마트폰을 샀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나는 대학교 졸업반이었다. 우리 가족이 쓰던 무선 인터넷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 플립폰으로 그걸 쓰는 건 멍청한 짓 같아서 나는 어머니와 잠시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알이라도 품듯 새 아이폰 4를 안고 어두운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 있는 내 아파트로 걸어가고 있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나는 더 신형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 아이폰은 아니고 안드로이드다. 몇 분마다 한 번씩 뿅하고 살아난다. 문자 메시지가 올 때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알림이 뜰 때마다, 개인 이메일이나 업무 이메일이 올 때마다, 체이스 은행에서 ‘잔고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경고를 보낼 때마다, 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가 업데이트될 때마다, 인스타그램에서 누가 ‘Like’를 누를 때마다, 슬랙 댓글이 달릴 때마다. 마치 내 두뇌의 일부 – 특히 새벽 세 시에 “내가 월세를 냈던가?”하고 갑자기 떠올리는 부분 - 가 내 몸 밖에 나와있는 것 같고, 내가 이 물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이 물건은 신경쓰지 않는다.

미국 성인 전체의 64%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은 내 삶의 일부다. 가끔 스마트폰 때문에 불안한 기분이 들긴 해도, 내 삶을 편하게 해주는 것을 생각하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다. 하지만 가끔 내가 폰을 보다 고개를 들어 내 주위에 친구들 – 혹은 낯선 사람들조차 – 자기 폰만 내려다 보고 있는 것을 보면, 늘 접속해있기 전에 불안한 기분을 좀 더 깊이 고려해봐야 되었던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물론 이런 불안감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스마트폰에 대한 분노는 현대인의 삶의 클리셰인 셈이다. 하지만 웨어러블은 한 번 살펴볼 만한 흥미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것 같다. 웨어러블은 우리가 폰을 붙들고 보내는 시간을 크게 줄여줄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반대 방향으로 가속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 알림 신호를 손목에 달고 다니면서, 우리는 기술에 젖은, 빠져나올 수 없는 삶으로 스스로 들어가는 건지도 모른다.

분명히 말해두는데, 기술 그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다. 스마트워치는 알림 신호를 제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메일, 문자, 소셜 미디어에 너무 집착하고 싶지 않다면 알림 기능을 끄고 반짝이는 새 애플 워치를 그냥 손목시계로 사용할 수도 있다. 건강과 운동을 관리하는 용도로 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아마 내가 스마트워치를 왜 샀을까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러니 만약 ‘문제’라고 할 것이 있다면, 그건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합리적인 사람이 스마트워치를 사용하는 방식에 있을 것이다.

허핑턴 포스트의 편집장 아리아나 허핑턴은 최근에 애플의 전 회장 스티브 잡스에 대해 흥미로운 말을 했다.

그녀는 ‘리얼 타임 위드 빌 마어’에 출연해 ”만약 잡스에게 애플 워치가 있었다면 “그는 애플을 발명하지 않았을 것이다.” 라고 말했다.

잡스는 명상을 즐겨 했다. 쉴새 없이 울려대고 알림이 뜨는 스마트워치는 상당시간 동안 조용히 앉아있어야 하는 명상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것 같다.

그리고 이건 농담이 아닌데, 애플은 애플 워치가 당신 인생 모든 순간에서 주요한 자리를 차지하기를 원한다. 그 예를 찾으려거든 최근에 나온 애플 워치 광고만 봐도 된다. ‘우리’라는 제목이 붙은 이 광고의 테마는 명확하다. 애플 워치는 개인이 소유하는 기술이고, 당신을 주위의 사람들과 사물들에게 친근하게 연결해주는 도구다. 물건을 산다는 단순한 행위가 애플 워치 하나로 의미와 감정이 가득한 행위가 된다는 것도 강조하는데, 어째 앞뒤가 안 맞는 것 같다.

여성이 ‘랜스’에게 ‘미안해’라고 문자를 보낸다. 애플 워치에 답이 뜬다. ‘나도.’ 그리고 쓸쓸해보이는 남자가 자기 애플 워치에 달린 체이스 카드로 꽃을 사는 모습이 나온다. (Source)

애플의 마케팅은 1984년에도 그랬듯 끝내준다. 그리고 그 운명적인 매킨토시 광고와 마찬가지로, 애플 워치 새 광고는 우리를 괴롭히는 그 모든 것에 대한 만병통치약은 새로운 기술을 더하는 것이라고 한다. 애플 워치를 가지고 뭐라도 좀 해보려면 아이폰과 짝을 지어야 하니, 이건 첨가제다. 스마트폰의 경우 폰으로 개인 랩탑을 대체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애플 워치를 산다고 해서 당신 삶에서 없어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른 스마트워치들도 기본적으로 똑같다. 당신의 스마트폰과 짝을 이루고, 당신 손목에서 정보를 제공한다. 나는 애플 워치를 만지작거리며 놀아봤지만 모토 360페블을 써본 경험이 더 강렬했다. 사실 나는 남의 시선이 신경 쓰여서 스마트워치는 좋아하지 않는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다가 다른 사람이 보낸 문자를 보려고 스마트워치를 보는 행동은 숨기기 불가능하다. 스마트워치를 차고 있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모두들 내가 문자 메시지를 보는 매너가 나쁜 놈이라고 생각할 게 분명하고, 게다가 문자 메시지를 보는 것을 너무나 중요하게 여겨서 최대한 빨리 읽을 수 있도록 비싼 최신 장비까지 사는 놈이라고 생각할 거라고.

더 나쁜 것은, 내가 올바르게 행동하려고 적당한 때가 될 때까지 문자를 무시해봤더니 안달이 나더라는 것이다. “무슨 문자였을까?”

며칠 사용하던 모토 360을 마침내 벗자, 나는 손목에서 존재하지 않는 진동을 느꼈다. 잠깐 눈을 붙일 때 “OK, 구글, 20분 후로 타이머 맞춰줘.” 라고 말하는 걸 좋아하긴 했지만, 스마트워치가 제공하던 편리함은 전혀 아쉽지 않았다. 그 기능은 폰으로 알람을 세팅하는 시간 30초 정도를 아껴주었다.

의구심을 품고 있는 건 나만이 아니다. 화요일에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기대를 품었던 한 사용자가 애플 워치에 대한 실망을 담은 ‘결별 편지’를 실었다.

애플 워치, 솔직히 말하면 난 너 때문에 미칠 것 같아. 난 내가 ‘연결되어 있다 connected’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1분도 내 손목에서 진동이 울리거나 띵띵 소리가 나지 않을 때가 없어. 더 심한 건 넌 나한테 한 시간 마다 한 번씩 일어나라고 하지. 난 매일 아침 10km를 뛰는데, 한 시간 동안 앉아있었다고 너한테 잔소리를 들어야겠니?

더 버지의 편집장 닐레이 페이틀은 애플 워치를 차고 비즈니스 미팅을 할 때 생길 수 있는 짜증스러운 사태를 생각해보았다.

시계를 자꾸 들여다 보는 것은 문화적으로 큰 무게가 있는 제스처예요. 결국 소냐는 내가 다른 곳에 가봐야 하느냐고 묻더군요. 우린 둘 다 부끄러워졌고, 난 다른 사람들을 시종일관 무시하고 있었더군요. 한 번에 받아들이기엔 너무 큰 미래예요.

이 모든 일들이 우리를 어디로 데리고 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장비, 적어도 삶에 큰 영향을 주는 장비를 살 때 그 의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앞서 썼던 말을 기억하는가? 나는 지금 스마트위치를 사는 의도가 무엇인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생산성의 T-1000으로 거듭나고, 당신이나 당신 주위 사람들의 정신 건강은 배려하지 않으며 모든 정보를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겠다는 임무를 띤 사람이 되는 것 말고는 말이다.

애플 워치에는 ‘나만의 것’으로 느끼게 만드는 귀여운 기능도 좀 있긴 하다. 파트너에게 내 심장박동을 보낼 수도 있고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피트니스 옵션은 좋다. 하지만 주로 쓰게 되는 것은 문자나 앱 알림이다.

남자가 조용한 미술관에서 소리를 치는 대신 애플 워치 그림 기능으로 여자의 시선을 돌린다.(Source)

나는 스마트워치에 중독성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어쨌든 우리는 파블로프의 개처럼 손목에서 진동이 오면 반응하도록 훈련된 사람들 아닌가. “새 문자다! 답해야 돼!” 그래서 나는 저명한 인터넷 중독 스페셜리스트 킴벌리 영 박사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그녀의 환자들은 명백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많다. 예를 들면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게임에 완전히 빠져들어서 화장실조차 가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녀는 애플 워치에 대한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매일 밤 충전기에 연결해 놓고 보지 말아야 합니다. 애플 워치든 애플 스마트폰이든 마찬가지예요. 우리는 너무나 즉각적인 시대를 살고 있어요. 사람들은 늘 주의가 산만하고, 늘 주위 사람들을 기분 나쁘게 만들어요.” 영 박사가 전화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녀는 ‘거슬린다’는 단어도 사용했다. 원하지 않을 때 무엇인가가 끼어들어 방해한다는 뜻이다. 이상적으로는 중요할 때 연결이 가능하도록 스마트워치를 쓰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내내 연결되어 있다.

“그거 들여다 보고 있을 건가요? 물론 그러겠죠.” 영 박사의 말이다.

우리들이 대부분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돌아가보자.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폰을 치워놓으려는 결심을 의식적으로 해야 한다. 그런 결심을 하기는 한다면 말이다. 당신은 폰이 낮이고 밤이고 당신을 방해하도록 내버려둘 가능성이 더 높다. 나도 그런다.

스마트워치가 늘 당신을 방해하지 않게 할 방법이 있다. 갖고 싶다면 사는 거지만, 당신의 의도가 뭔지 생각해보라. 얼마나 연결되어 있어야 하나? 얼마나 연결되어 있고 싶은가? 매일 상당한 시간 동안 시계를 풀어놓고 지내라. 알림 기능이 넘쳐난다면 특히 더욱 그래야 한다.

그리고 와이젠바움의 말을 기억하라. 컴퓨터는 당신을 자유롭게 해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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