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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5월 15일 13시 39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5월 15일 13시 40분 KST

진심이 담긴 디자인, 세상을 고민하는 디자이너, 브라이언 제임스(Bryan James)

멸종 위기에 처한 30종의 동물을 폴리곤으로 표현한 www.species-in-pieces.com라는 개인 프로젝트로 The Fwa와 Awwwards 양쪽에서 ‘3월의 사이트’를 석권한 인터랙션 디자이너 브라이언 제임스. 개인 웹사이트를 찾아 사진을 보니 어린 훈남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선하다. 늘 세계를 고민하고 걱정하는 그가 환경 관련 프로젝트로 수상한 것은 당연하다. 작품은 창작자의 분신이니까.

진행. 이태연 '월간 웹(web)'기자 tyl@websemedia.co.kr

만나서 반갑습니다! 브라이언,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제가 더 반가워요. 저는 암스테르담에 사는 영국인 인터랙티브 디자이너이자 크리에이티브 코더입니다. 7년 전, 학교에서 플래시(Flash)를 조금 건드려보기 전에는 전통적인 프린트 위주의 디자인 작업을 했고 이후, 에이전시에서 작업하며 개발자들과 가깝게 지냈어요. 최근에는 개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아이디어와 디자인에 개발 지식이 결합하면 강한 응집력이 생길 수 있잖아요. 무엇보다 프리랜서로 일할 때 큰 도움이 되겠죠!

3월에 The Fwa와 Awwwards에서 <이달의 사이트(the Site of the Month)>를 수상했어요. 축하합니다! 기분이 어땠나요?

솔직히 전혀 믿기지 않아요. <이달의 사이트>는 분명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상 중에 하나에요(물론 ‘올해’의 사이트를 빼고!). 언젠가는 제 사이트가 선정되기를 꿈꿔왔어요. 하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나와 전혀 상관없는 상이죠. 제가 제작한 프로젝트로 수상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보였어요. 그래서 상을 받은 뒤에는 너무 자랑스럽고 신났지만, 조금 겸손해졌어요.

수상작인 <‘The Pieces’>에 관해 말해주세요.

<‘The Pieces’>는 그저 한 줄짜리 코드를 시험 삼아 손보다가 시작됐어요. 뭔가 새롭고 다른 것이 있고, 거기에 도달할 수 있다는 걸 알았을 때 폴리곤 동물들을 일러스트했어요. 그게 인 하와이 까마귀예요.

원래 멸종위기에 처한 종들에 관한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었죠. 그러다 여러 조각으로 동물들을 만드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하나가 다른 하나로부터 만들어지는 이미지요. 조금 지나서는 ‘In Pieces’(산산조각으로)라는 말장난을 생각해냈죠. 이것이 아이디어의 핵심인 것 같아요.

모든 준비가 되고 나서야 이 프로젝트가 진심이 담긴 무언가가 될 수 있겠다고 믿게 됐죠. 그리고 그때부터 일이 커지더라고요. 몇 달 동안 시선을 사로잡을 ‘딱 맞는’ 색과 분위기를 찾았어요. 이 소중한 생명체들에 대한 정보를 알리기 전에 그게 우선이니까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요. 원래부터 환경 오염과 같은 사회 이슈는 관심에 두고 있었어요. 하지만 웹사이트를 만들 때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싶은 정보를 다뤘어요. 개인 프로젝트인 <‘Hashima island’>(www.hashima-island.co.uk)는 인간에 의해 버려진 섬에 관한 인터랙티브 웹사이트에요.

이번이 첫 번째 폴리곤 프로젝트인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떤 계기로 이 기법을 사용하게 됐나요?

스타일(기법)은 기술과 아이디어에서 대부분 나와요. 폴리곤으로 만든 동물은 예술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고, 저 또한 스타일을 위한 스타일은 선호하지 않아요. 이유가 있어야 하죠. 이 동물들은 말 그대로 ‘산산조각(in pieces)’나고 있죠. 그것이 이 기법을 이용하도록 이끌었고 또, 이 프로젝트의 ‘열쇠’라고 생각했어요. 앞으로 유사한 경우가 떠오르지 않는 한 스타일의 관점에서 폴리곤 기법을 사용하진 않을 거에요. 전에 했던 것은 이제 끝난 것이죠. 아이디어와 시각을 신선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요.

왜 암스테르담이죠? 우중충한 영국 날씨가 싫어서 도피한 거에요?

암스테르담은 최고 수준의 인터랙티브 프로덕션들이 가득해요. 꼭 일원이 되고 싶었죠. 영국은 일하기 좋고 사람들도 러블리하지만, 암스테르담같은 세계적인 도시들에 비해 문화가 떨어지는 것 같았어요. 저 자신을 완전히 다르고 새로운 곳에 던져보고 싶었어요. 다른 문화에 가면 많은 것을 배우잖아요?

최근에는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가 됐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앞에서 말했듯이 다른 문화권에 있으면 많은 걸 배울 수 있는데, 프리랜서가 되면 훨씬 쉽게 여행할 수 있으니까요! 여행하면서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죠. 한국에서 프로젝트를 딸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아직 가보지 못한 곳에서 일하는 것이 제 계획이에요.

개인 웹사이트에서 자신을 ‘인터랙션 디자이너’라고 소개하던데, 웹디자이너와 인터랙션 디자이너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음, 대답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네요. 저에게 웹디자이너는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맞춰서 이미 존재하는 표현 방식과 아이디어로 화려한 ‘비주얼’을 제작하는 사람이에요. 반면 인터랙션 디자이너는 아이디어 자체를 사랑하죠. 하나의 웹사이트가 어떻게 보이고 작동해야 하는지, 또 어떤 방식으로 코딩해야 하는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요. 인터랙션 디자이너는 언제나 사용자들이 어떻게 느낄지, 어떻게 하면 대중에게 어필할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죠.

에이전시에서 일하면서도 개인 프로젝트를 병행했죠? 어떻게 가능했어요? 오늘도 한국에서 밤새우는 디자이너들을 위해 팁을 주세요.

정말 힘들어요. 건강에도 좋지 않고요! 하지만 개인 프로젝트가 일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In Pieces’>작업을 하면서 어마어마한 자부심과 즐거움을 느꼈어요. 정말 밤낮으로 일했다면 죽었겠죠. 하지만 이건 일이 아니잖아요. 즐길 수 있는 작업을 하는 것이 좋아요. 샤워할 때나 비행기를 타고 있을 때나 그 프로젝트를 고민하고 있으면 ‘아, 내가 살아있구나’하는 느낌이 들죠. 창조적으로 깨어있고, 어느 정도 들떠있는 건 좋아요. 계속 일에 파묻혀 있으면 설렘이란게 없으니까요.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요?

당연히 <‘In Pieces’>죠. 이 프로젝트에 대한 반응을 보면 너무 흥분돼요. 평생 지난 몇 주간을 잊지 못할 거에요. 업계 사람들이 2015년을 돌아볼 때, (비록 올해의 사이트 상을 타지 못하더라도)이 웹사이트를 기억할 거라 생각하면 환상적인 기분이에요. 제 생각엔 어떠한 상업적 이익도 바라지 않았던 아이디어 자체가 사람들의 어떤 감정을 건드린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보통 오래 기억되잖아요? 또, <‘Secret Door’>(http://goo.gl/M642u8)가 기억에 남네요. 단순한 아이디어로 시작했는데 사람들에게 어떻게 바이럴로 퍼져나갔는지. 재밌었어요.

다른 사람의 작품 중에 감탄하며 봤던 웹사이트가 있나요?

영감이 떨어질 때마다 찾는 일본 스시집 웹사이트가 있어요. 사실 스타일적으로는 제가 여태 해온 것들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이에요. <‘Roll with Maki-san’>(www.rollwithmakisan.com)이라는 곳인데, 애니메이션과 비주얼, 음악이 아주 그냥 죽여줘요.

다른 하나는 Watson DG에서 만든 영화 웹사이트에요. <‘Grand Budapest Hotel’>(www.akademiezubrowka.com)은 플래시로 만들었는데, 믿기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라서 기억에 남아요.

존경하는 디자이너는 누구인가요?

슬프게도 작년에 고인이 된 마시모 비넬리(Massimo Vignelli)같은 사람들이죠. 스테판 사그마이스터(Stefan Sagmeister)나 어브램 게임스(Abram Games)와 그가 그린 전쟁 포스터도 정말 좋아요. 디지털 시대에 한정하면, 비정상적으로 뛰어난 사람들인데 함께 일할 영광을 얻었어요. 셰인 밀케(Shane Mielke)나 닉 존스(Nick Jones) 같은 사람들은 저에게 큰 영향을 줬어요. 디자인과 개발 모두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지 보여줬죠. 제가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고 생각해요.

최근의 관심사는요? 다음 프로젝트에 대한 힌트를 좀 주세요.

워낙 바빠서 다른 관심사가 생길 새가 없었어요. 무엇보다 프리미어 리그(영국 프로축구)를 꾸준히 보죠! 사실 한국과 가까운 북한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흥미를 끌어요. 이따금 거기서 벌어지는 일들에 관한 프로젝트를 만들고 싶었는데, 아직 시작하진 못했네요.

를 시작하기 전에는 특정한 개발 기술을 활용해서 구글 스트리트 뷰에 나타난 자연재해에 관한 프로젝트를 생각했어요. 과거의 사건을 말 그대로 ‘체험’한 뒤에 그 사건의 여파를 실제 수치를 동원해서 설명하는 거죠. 그래도 를 완성해서 기뻐요. 언제나 다음 일이 기다리고 있겠죠. 그때도 한국의 여러분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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