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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5월 15일 11시 23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5월 15일 11시 23분 KST

'칠순기념' 돈 바구니 주문한 기특한 사위, 알고보니 보이스피싱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로 가로챈 돈을 대포 통장이 아닌 멀쩡한 일반인의 계좌를 통해 받아챙긴 신종 사기 범죄가 처음 발생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물품 대금을 잘못 입금한 것처럼 속여 돈을 가로챈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및 사기 등)로 진모(29), 양모(31)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의 보이스피싱 조직은 이달 중순 강원도의 한 쌀집 주인 조모(68)씨에게 55만원 어치 쌀 20포를 주문했다.

그러나 이들은 돈을 입금하지 않고 55만원이 아니라 550만원을 부친 것으로 안내하는 은행의 문자메시지를 조씨에게 보냈다. "돈을 잘못 입금했으니 차액인 495만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한 것.

물론 이 메시지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만들어낸 것이었지만, 조씨는 자신의 통장을 확인하지도 않고 알려준 은행 계좌로 495만원을 송금했다.

이 계좌는 엉뚱하게도 충남 홍성에 있는 한 꽃집 주인의 것이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이 꽃집에 현금 5만원짜리 지폐 20장을 매달아 장식한 '돈다발 꽃바구니'를 주문하면서 계좌번호를 받아 놓았다. 이들은 '장모님 칠순 선물용'이라고 둘러대며 돈다발 꽃바구니를 주문했다.

꽃바구니 대금 120만원보다 훨씬 많은 495만원을 계좌로 받은 꽃집 주인 박모(48.여)씨도 "꽃바구니 대금을 잘못 입금했다"는 일당의 말에 속아 넘어갔다.

박씨는 바구니 대금 120만원을 제한 375만원을 인출해 사위 행세를 하며 찾아온 진씨와 양씨에게 꽃바구니와 함께 건넸다.

진씨 등은 이달 초 중국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보이스피싱 조직의 인출책으로 가담했었다.

이들의 수중에 들어온 돈은 현금 375만원뿐 아니라 돈다발 꽃바구니에 달린 100만원을 합한 475만원이었다.

이들은 이중 105만원을 나눠 갖고 경비 90만원을 제하고 남은 280만원을 중국에 송금했다.

경찰은 다음 범행을 준비하려고 대포통장과 체크카드를 만들던 양씨를 먼저 검거했고, 이후 진씨까지 추적해 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통장에 대한 단속이 심해지니 아예 남의 계좌를 이용해 돈을 받아내는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들이 나오고 있다"며 "상인들은 물건을 사고팔 때 입금 내역을 주의 깊게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중국의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수사를 확대해 총책 검거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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