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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5월 11일 05시 36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5월 11일 08시 09분 KST

민족주의, 영국 총선을 지배하다

집권 보수당의 압승으로 끝난 영국 총선의 이면에 나라 안팎을 향한 민족주의가 자리잡고 있다.

안으로는 지난해 주민투표 부결로 일단락된 것처럼 보였던 스코틀랜드의 독립 염원이 여전히 식지 않았음이 확인됐다.

밖으로는 유럽연합(EU)을 떠나려는 영국의 민족주의 여론이 지대하다는 게 선거 결과로 입증된 셈이다.

2000년대 노동당 정부 시절 여러 장관을 역임한 노동당 피터 만델슨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노동당 패인으로 "두 가지 민족주의, 스코틀랜드독립당(SNP)과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불쑥 꺼낸) 영국 민족주의 사이에 끼였다"고 총평했다.

노동당 측 해석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캐머런 총리도 영국이 분열돼 있음을 감추지 않았다.

캐머런 총리는 8일(현지시간) 총리집무실이 있는 다우닝가10번에서 한 연설에서 총선 승리를 선언하고 "우리가 절대 잃어선 안 되는 것, 하나의 국가, 하나의 영국으로서의 기반을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선거 기간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스 등에서 확대된 연방정부와의 괴리감을 겨냥한 발언으로 비친다.

David Cameron's Downing Street Speech - Election 2015 Results - BBC News

그러나 이번 선거는 지난해 주민투표 부결로 매듭지어졌던 스코틀랜드 독립 염원을 되살리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국 정당인 노동당의 전통적인 텃밭이었던 스코틀랜드에서 독립을 지향하는 SNP가 59석 중 56석을 싹쓸이하면서 독립 재투표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SNP는 표면적으로는 영국 하원에서 강화된 입지를 활용해 자치권 확대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니콜라 스터전 SNP는 선거 과정에서 "SNP가 스코틀랜드 의석을 전부 차지한다고 해도 또다른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밝히면서도 재투표 추진을 완전 배제하느는 질문에 거듭 당장은 아니라고만 답변해왔다.

영국 정부는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를 앞두고 조세와 사회복지비 지출, 일자리 창출 등에서 지방정부의 자치권을 추가로 확대하기로 주요 정당들과 합의했다.

그러나 스코틀랜드 자치권 확대 논란이 확대되면서 웨일스와 북아일랜드 등에서는 역차별을 방지하기 위해 자신들에 대한 자치권 확대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었다.

선거 결과가 발표되자 환호하는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독립당(SNP) 당수. ⓒAP

이와 관련, 일간 가디언은 보수당 정부가 단독 과반을 얻었지만 보수당-자유민주당 연정 때보다는 오히려 의석이 모자라 소수 정당들에 대한 의존이 커진 상황을 맞았다고 분석했다.

보수당이 단독으로 국정을 운영하려면 웨일스나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인 소수 정당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해야 하는 입지에 처했음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캐머런 총리는 EU를 향해 영국의 자치권을 요구하고 있어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보수당이 압승을 거둔 것은 영국 내 EU 탈퇴를 지지하는 여론이 국민투표가 실시될 경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당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더욱이 이번 총선은 캐머런이 선거 막판 "EU 국민투표를 실시하지 않는 정부를 이끌지 않겠다"며 연정 협상시 EU 국민투표를 마지노선으로 삼겠다고 표명한 가운데 치러졌다.

공교롭게도 이번 선거에서 참패한 자유민주당과 노동당은 EU 회원국 지위 유지를 선호하거나 적어도 국민투표에 반대한다는 점에서 보수당 반대편에 함께 있었다.

이에 따라 이웃 EU 회원국들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이탈) 우려는 지극히 현실적인 우려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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