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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24일 05시 21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4월 24일 05시 26분 KST

지중해 난민참사, 미봉책만 내놓는 EU

ASSOCIATED PRESS
In this photo made available Thursday, April 23, 2015, migrants crowd and inflatable dinghy as rescue vassel

유럽연합(EU)이 지중해상 난민 참사를 방지하기 위한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EU가 미봉책만 내놓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브뤼셀에서 난민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EU 정상회의가 열린 가운데 유엔과 인권단체들은 실효성 있는 난민 구조 방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지난 주말 지중해에서 난민선 전복 사고로 900여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는 등 최근 목숨을 건 난민들의 유럽행이 급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EU는 지난 20일 EU 외무·내무장관 합동 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이날 특별 정상회의를 열어 긴급 대책을 모색했다.

이날 회의를 앞두고 공개된 정상회의 성명 초안은 난민 수색 및 구조 예산을 증액하고 난민 정착을 지원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이 난민 참사를 방지하기에는 매우 부족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U는 지난 2013년 이탈리아 람페두사섬 인근 해상에서 난민 300여명이 난민선 전복으로 희생된 사건 이후에도 이번과 유사한 대책을 내놓았으나 그 이후에도 난민 문제 해결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국제 앰네스티(AI) 관계자가 지적했다.

정상회의 초안에 따르면 EU 국경관리기관 프론텍스의 해상순찰 임무의 예산을 최소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프론텍스의 주요 임무는 국경 통제이기 때문에 임무 자체를 변경하지 않는 한 수색 및 구조 작전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U는 지난해 11월 이탈리아의 지중해상 난민 구조를 위한 '마레 노스트룸 작전'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이후 프론텍스는 '트리톤 작전'을 시작했으나 이탈리아의 구조 작전보다 지원 규모가 작아 난민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EU는 난민 수용 인원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EU 정상회의에서는 5천 개의 난민 거처를 제공하는 '자발적인 파일럿 프로젝트'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올해 들어 벌써 유럽에 들어온 난민 3만6천명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더욱이 난민 수용 부담을 공평하게 나누자는 EU의 제의에 대해 북유럽 국가들이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이마저도 시행 과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EU가 난민 밀입국 조직을 소탕하기 위한 군사행동에 나설 방침에 대해서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난민 문제를 군사적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프랑스의 퇴역 장성인 알렝 콜데피는 "이 문제는 군사적 방식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일단 선박에 난민들이 타고 리비아에서 출발하면 국제법에 따라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리비아 해안 봉쇄는 거의 전쟁선포에 해당하는 것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가 반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앰네스티는 EU가 내놓은 대책에 대해 "한심할 정도로 부족하고, 부끄러운 수준의 대응"이라고 혹평했다.

앞서 이 단체는 지중해에서 희생되는 난민이 급증한 것은 EU 당국과 EU 회원국 정부의 무관심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난민망명자를 위한 유럽이사회'는 EU 지도자들에게 "난민의 유럽 유입을 막는 대책이 아니라 생명을 구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을 정치적 용기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 윌리엄 레시 스윙 국제난민기구(IOM) 사무총장 등은 난민 대책에서 인간의 생명과 권리, 그리고 존엄성을 가장 먼저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난민문제 관련, 유엔기구 수장들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EU 정상들에게 난민의 유럽행을 막는데 초점을 둔 방안보다는 난민 구조를 위한 대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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