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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24일 07시 45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4월 24일 10시 31분 KST

콩고에는 최고의 패션피플이 산다(동영상)

youtube/solangeknowlesmusic

아프리카 콩고의 수도 브라자빌은 10년 전만 해도 지구 상에서 가장 살기 끔찍한 도시였다. 1996년부터 시작된 두 차례의 콩고 내전은 세계 2차대전 이후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냈을 정도로 심각했다. 2013년 11월 공식적으로 내전은 끝났지만 여전히 나라 곳곳은 가난과 불안한 치안에 신음하고 있다.

하지만 아래에서 보는 사람들만큼은 우리가 이제껏 봐왔던 콩고의 이미지와 확연히 다르다. 형형색색의 수트를 입고, 한 손에는 지팡이, 다른 손에는 시가를 문 남자들을 보라. 자신이 입은 옷의 브랜드를 자연스럽고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이 영락없는 패션피플이다.

High fashion in Congo. Walk on the hip and cool side of this central African nation with its most elegantly dressed - a rapper, a wrestler, a style icon and a radio host.Watch the full documentary here: http://aje.io/ddsqFollow Witness - Al Jazeera for more.

Posted by Al Jazeera English on 2015년 4월 13일 월요일

위 동영상은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13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다큐멘터리 '선데이 인 브라자빌(Sunday in Brazzaville, 2011)'의 일부다. 현재 페이스북에서 2만 번 넘게 공유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2014년 3월 소외계층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는 알자지라의 '위트니스(Witness)' 섹션에 올라왔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남성들은 '사퍼(The Sapeurs)'라고 불리는 멋쟁이들이다. 이들은 베르사체, 아르마니, 생로랑, 프라다, 디올 등 럭셔리 브랜드를 즐겨입곤 한다. '사퍼'는 콩고가 프랑스의 지배를 받던 1차 세계대전 이후 생긴 문화적 현상이다. 세계대전 당시 많은 콩고사람이 독일군을 상대로 프랑스를 위해 싸웠다. 프랑스에 있던 콩고 병사들은 '파리지앵 댄디들의 스타일과 매너'에 영감을 받았고 브라자빌에 돌아온 후 파리 스타일을 콩고 스타일로 변화시켰다고 전해진다. 또 다른 추측은 파리에서 공부했던 콩고 학생들이 60년대 콩고로 돌아오면서 이러한 스타일을 전파했다는 것이다. 미국 문화잡지 페이더에 따르면 콩고 유학생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철학과 관련된 만남을 가지기 시작했고, 스타일리시한 그들의 패션은 브라자빌뿐만 아니라 콩고의 다른 도시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선데이 인 브라자빌'을 만든 엔릭 바흐와 안드리아 몬스는 제작자의 관점을 소개하는 글에서 "우리가 서구의 미디어를 통해 본 대부분의 아프리카 다큐멘터리들은 아프리카를 슬픔과 위험, 전쟁, 난민, 비극이 가득한 대륙으로 묘사한다."라고 썼다. 또한 "아프리카에도 다른 면이 존재한다. 그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25분 길이의 '선데이 인 브라자빌'

그렇다고 '사퍼'를 단순히 '럭셔리를 걸치는 콩고남자들'로 정의할 순 없다. 이미 그들의 스타일은 광고는 물론 팝음악까지 크고 작은 영향을 주고 있으니 말이다.

2013년 발표된 가수 솔란지 놀스(비욘세의 여동생)의 'Losing You' 뮤직비디오에는 사퍼들이 등장한다. 솔란지는 사퍼의 스트리트 스타일을 담은 책 '바콩고의 젠틀맨들(Gentlemen of Bacongo)'을 보고 이들의 매력에 흥미가 생겼다고 한다. 원래 뮤직비디오는 브라자빌에서 찍기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군사적인문제가 일정에 꼬이면서 케이프타운에서 촬영되었다.

광고 잘 만들기로 소문난 맥주 브랜드 '기네스'도 2014년 사퍼를 주제로 광고와 짧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사퍼들이 말끔하게 차려입고 집을 나서는 장면, 자신의 옷과 춤을 뽐내는 사교 클럽,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어울리는 모습까지. 나이와 상관없이 패션과 인생을 즐기는 사퍼들은 유쾌하기 그지없다.

그들에게서 배워야 할 것은 과감한 스타일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태도가 아닐까? 아래 동영상에서 사퍼들의 일상을 더 구경해보자.

기네스의 '사퍼'를 소재로한 광고영상

기네스의 '사퍼' 다큐멘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