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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15일 21시 01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4월 15일 21시 34분 KST

경향신문 "'성완종 육성파일' 공개 JTBC 법적조치"

한겨레, 경향신문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왼쪽), 박래용 경향신문 편집국장

경향신문은 자사가 입수한 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인터뷰를 공개한 JTBC를 상대로 법적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경향신문은 15일 "본사가 단독 인터뷰 한 성 전 회장과의 녹음 파일을 JTBC가 '뉴스룸' 2부에서 무단 방송했다. 방송에 앞서 유족과 경향신문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며 "유족과 함께 법적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손석희 앵커가 방송직전 2부 방송에 앞서 '성완종 통화 음성파일'을 곧 공개할 것을 수차례 예고한 직후 성 전 회장의 장남 승훈씨가 JTBC 보도국에 전화를 걸어 '고인의 육성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 방송을 중단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날 경향신문 박래용 편집국장도 '뉴스룸' 2부가 시작되기 전 JTBC 오병상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유족들이 녹음파일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며 방영 중단을 요구했다.

경향신문은 "경향신문 기자가 인터뷰한 녹음파일을 아무런 동의 없이 무단 방송하는 것은 타 언론사의 취재일지를 훔쳐 보도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언론윤리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고 항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오 국장은 "지금 방송 중단은 어렵다"며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내보냈다고 경향신문은 밝혔다. 손 앵커는 '뉴스룸' 2부 방송 직전 성 전 회장과 경향신문간의 인터뷰 녹음파일 공개를 예고하면서 "별도의 루트를 통해 음성파일을 입수했다"고만 말했다.

JTBC는 이번 방송이 급하게 제작됐음을 보여주듯 '모함'을 '명함'이라고 쓰는 등 방송 중간 자막 실수가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또 유족과 경향신문의 극구 반대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강행해 언론의 취재 윤리 위반 문제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JTBC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언론의 선정적 보도를 비판해 왔을 뿐만 아니라, 세월호 유가족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자극적인 보도를 자제해왔다. 하지만 이번 보도에서는 성완종 전 회장 유족의 반대에도 방송을 강행해 '이중적 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경향신문의 보도가 당장 16일에 예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알 권리'라는 명분을 내세운 보도가 온당한지에 대해 언론계를 비롯해 온라인상에서 JTBC의 처사에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JTBC가 입수한 녹음파일은 이날 경향신문이 검찰에 제출할 당시 보안 작업을 도와주겠다고 자진 참여한 디지털포렌식 전문가 김인성씨가 검찰에서 작업을 마치고 나온 뒤 JTBC 측에 넘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녹음파일에 아무런 소유 권한이 없는 김 씨가 임의로 JTBC 측에 녹음파일을 몽땅 넘겨준 것이다.

결국 "JTBC가 경향보다 앞서 보도하려고 무리수를 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앞서 경향신문은 유족의 동의를 받아 이날 검찰 특별수사팀에 성 전 회장의 인터뷰 육성을 담은 녹음파일을 제출했으며, 고인의 육성 녹음을 온라인에 공개하는 것은 반대한다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내일(16일) 녹취록을 지면에 싣되 녹음 육성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김씨는 경향신문의 항의에 "JTBC 측에 '경향신문 보도 후에 활용하라'며 녹음파일을 넘겨주었다"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