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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15일 05시 39분 KST

단원고 학생들 치유해 주는 강아지(사진)

세월호 1주년을 이틀 앞둔 14일 오전. 단원고 교정에 강아지 두마리가 학생들 사이에서 꼬리를 흔들며 재롱을 떨고 있다.

'단이'와 '원이'로 이름을 붙인 이제 갓 4개월된 골든 리트리버 남매로 학교에서 1년째 심리치료를 맡은 김은지 단원고 스쿨닥터(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인근 동물병원에서 데려온 새 가족이다.

큰 사고를 겪은 학생들의 사연을 들은 한 동물병원이 선뜻 기증해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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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테라피는 반려동물을 키우며 교감을 나누는 과정에서 정서안정과 치유에 자연스럽게 도움이 되는 치료법이다.

김 스쿨닥터는 세월호를 겪으면서 사람과 사회에 대한 불신이 커진 학생들에게 무엇보다 좋은 치유법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학생들은 '핫도그'라는 동아리를 만들어 등교할 때부터 하교할 때까지 사료주기, 산책하기, 목욕하기 등 하나부터 열까지 책임져 돌보고 있다.

지난 봄방학 기간에도 학생들은 학교에 나와 강아지를 돌봤다.

김 스쿨닥터는 "강아지가 처음 왔을 때 몸이 상당히 좋지 않았는데 학생들이 직접 병원에 데려가고 정성 들여 보살핀 덕택에 지금은 호전됐다. 누군가를 돌본다는 것은 정서적 안정은 물론 신뢰감 형성에도 좋다"고 설명했다.

단원고는 학생들이 치유 속에서 서서히 아픔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에 힘쓰고 있다.

10개나 되는 2학년 교실을 생존학생이 졸업할 때까지 보존하기로 한 것도 치유가 하나의 목적이었다. 학생들은 친구들이 생각날 때마다 교실로 가 메모나 편지를 남기며 먼저 떠나보낸 친구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덕분에 교실 책상과 칠판, 벽면에는 형형색색의 메모지와 화분, 꽃다발, 친구들이 좋아했던 간식거리로 수북하다.

학교는 또 이날부터 교내 꽃집을 운영하기로 했다.

1주년이 다가올수록 분향소와 추모공원을 찾는 학생들이 느는데, 친구들에게 줄 꽃다발을 손수 만들며 천천히 이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한 학교의 배려다.

학교는 10여종의 꽃을 준비했으며, 옆 방에는 꽃다발과 함께 두고 올 엽서를 적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이밖에 고교 진학을 앞둔 학생들의 학업을 위해서 희망하는 학생에 한해 방과후 자율학습, 대학생 멘토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진학 담당 교사를 대상으로 한 진로진학 연수도 집중 지원하고 있다.

한편, 세월호 1주년을 앞두고 단원고를 방문하는 교육계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4시30분께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합동분향소에서 희생자들에게 헌화한 뒤 단원고를 찾았다. 황 부총리는 2학년 교실을 둘러본 뒤 생존학생 및 교직원과 1시간가량 면담시간을 갖고 학생들의 교육과 장기적인 치료 지원을 논의했다.

면담에서 황 부총리는 "생존 학생들이 수십년 후에도 후유증이 있을 수 있으니 관심가져달라. 또 피해학생 형제자매에 대한 교육 지원도 부탁드린다"는 단원고 측의 당부에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또 "선생님들의 희생정신을 기릴 수 있는 사도상을 정립하는 것도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오후 2시에는 이재정 경기교육감도 2학년 교실을 둘러보며 희생 학생의 넋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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