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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12일 14시 24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4월 12일 14시 24분 KST

'신중' 버리고 '성완종 리스트' 정면 돌파 나선 검찰

한겨레
자원외교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최근 검찰조사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 정권 수사·별건수사·빅딜설…계속된 잡음으로 신뢰 타격

기존 수사팀 배제…특별수사팀→대검 반부패부→검찰총장 지휘라인

검찰이 12일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 특별수사팀을 꾸려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 것은 정치권과 언론을 통해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대검 관계자는 "추가 의혹이 계속 제기되는 상황에서 수사를 통해 밝히고 정리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논의가 오가다 결정된 것"이라며 특별수사팀 구성 배경을 설명했다.

야권은 물론 여권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까지 '성역없는 수사'를 주문하고 특검 도입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검찰이 더는 머뭇거릴 명분이 없는 상황이다.

검찰은 애초 지난 금요일까지만 해도 수사 착수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이었다.

김진태 검찰총장이 10일 박성재 서울중앙지검장과 최윤수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를 불러 "메모지의 작성경위 등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을 확인하고 관련 법리도 철저히 검토해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서도 '국민적 오해가 없도록 경위를 파악해보라는 차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경남기업 수사가 별건수사라는 비판이 나왔는데 다시 별건수사를 할 수 있겠느냐"라며 전격적인 수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지는 않았다.

그러나 의혹 제기가 계속되자 11일 저녁부터 그대로 내버려둘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고, 이례적으로 일요일(12일) 간부회의를 소집했다.

검찰은 의욕적으로 시작한 부정부패 수사의 첫 단추였던 자원외교 비리 의혹 수사가 출발부터 전 정권을 겨냥한 수사라는 의혹을 받았고 수사가 진행되면서 별건수사, 빅딜설까지 불거져 타격을 입었다.

불필요한 오해를 막고자 특별수사팀에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원외교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왔던 기존 수사팀은 배제됐다.

문무일(54·사법연수원 18기) 대전지검장이 팀장을 맡고 구본선(47·23기) 대구 서부지청장과 김석우(43·27기)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이 수사팀에 합류했다.

특수 1부 소속으로 성 전 회장 관련 사건의 진행을 아는 검사가 일부 참여하지만, 기존 수사팀의 지휘라인은 철저히 배제했다.

이 사건 수사에서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는 배제되고 특별수사팀→대검 반부패부→검찰총장으로 지휘체계가 구축됐다.

대검 관계자는 "중앙지검에서 하는 수사가 있어서 부담도 덜어주고 자원개발 수사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수사팀 구성부터 잡음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김진태 검찰총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한점 머뭇거림 없이 원칙대로 가라. 팀 구성을 포함해 의심받지 않게 철저하게 해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권의 유력 인사들이 '성완종 리스트로'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수사 시작단계에서부터 진정성을 의심받는 상황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진행 중이던 수사와 관련해 논란이 불거지면서 별도의 수사팀을 꾸렸던 사례는 2014년 초 발생한 국가정보원 증거조작 사건을 들 수 있다.

당시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핵심 증거가 조작됐다는 의혹으로 파장이 커지자 대검은 간첩사건의 공소유지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와 별도로 진상조사팀을 꾸렸다.

진사조사팀 지휘는 윤갑근 당시 대검 강력부장이, 실무팀장은 노정환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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