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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10일 04시 35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4월 10일 11시 19분 KST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김기춘·허태열에 돈 줬다"

연합뉴스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게 돈을 건넸다"고 폭로했다.

10일 경향신문은 성 전 회장이 유서를 남기고 북한산으로 향하던 9일 오전 6시 그와 마지막으로 나눈 50분간 단독 전화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성 전 회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전부터 박 대통령 측근들에게 거액을 건네왔고, 자신은 검찰의 '기획수사' 희생양이라고 주장했다.

1. "김기춘 10만 달러, 허태열 7억에 돈 건넸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성 전 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정치권에 자금을 전달해 왔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보도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김 전 실장이 2006년 9월 VIP(박근혜 대통령) 모시고 독일 갈 때 10만달러를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며 "당시 수행비서도 함께 왔었다. 결과적으로 신뢰관계에서 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허 전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2007년 당시 허 본부장을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만나 7억원을 서너 차례 나눠서 현금으로 줬다. 돈은 심부름한 사람이 갖고 가고 내가 직접 줬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기업하는 사람이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말하면 무시할 수 없어 많이 했다”며 돈을 준 이유를 밝혔다.

'허 본부장의 연락을 받고 돈을 줬느냐’는 물음에는 “적은 돈도 아닌데 갖다 주면서 내가 그렇게 할(먼저 주겠다고 할) 사람이 어딨습니까”라며 “다 압니다. (친박계) 메인에서는…”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비서실장은 “그런 일 없다.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고 허 전 비서실장은 “그런 일은 일절 모른다. 노코멘트 하겠다”고 경향신문에 밝혔다.

2. "검찰, 수사 중인 상황 직접 거래 제안"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 도중 반복적으로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비판하며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직접 '거래'를 제안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검찰이) 자원 쪽을 뒤지다 없으면 그만둬야지 제 마누라와 아들, 오만 것까지 다 뒤져서 가지치기 해봐도 또 없으니까 또 1조원 분식 얘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자원외교 비리에 초점을 맞춘 검찰이 딱히 손에 쥐는 것이 없게 되자 전방위 털어내기를 했고, 거기에 걸려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검찰이) 저거(이명박 정권의 자원외교)랑 제 것(배임·횡령 혐의)을 ‘딜’하라고 그러는데, 내가 딜할 게 있어야지요”라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결국 회삿돈 215억원을 횡령하고 9500억원대 분식회계를 벌인 혐의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3. 친이계 "하늘에서 떨어진 정부인 줄 아느냐"

9일 오후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시신을 경찰 관계자들이 옮기고 있다. 성 전 회장은 자원외교 비리 의혹에 연루돼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였다.

그동안 성 전 회장은 자신이 MB정부의 측근이 아니라 피해자 임을 강조했다.

성 전 회장은 8일 오후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잘못 알려진 사실로 제 한평생 쌓아온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 같아 참담하다"며 "제가 왜 자원외교의 표적 대상이 됐는지, 있지도 않은 일들이 마치 사실인양 부풀려졌는지 이유를 모르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이 이명박 전 대통령 측근이 아니라고 강력히 항변했다. 성 전 회장은 "박근혜 후보 당선을 위해 2007년 18대 대선 때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면서 "어떻게 MB정부 피해자가 MB측근일 수 있나"고 반문했다.

청와대와 여권은 반응을 삼가고 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유서 내용이나 정황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저 안타까울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과 법조계 일각에선 박근혜 정부가 MB정부를 향한 사정 칼날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경향신문은 "친이계 인사들은 “하늘에서 떨어진 정부인 줄 아느냐”며 ‘폭로거리’가 있음을 시사했는데, 이런 경고가 현실화됐다는 해석도 있다"고 설명했다.

야권은 성 전 회장과 여권 주류의 연결 가능성을 문제 삼으며 공세를 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성 전 회장은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는데 내가 표적이 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면서 “(특히)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 실체적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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