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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04일 06시 51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4월 04일 06시 52분 KST

日 자살전투기 유일생존 조종사 "일본의 전쟁 재발 막아야"

gettyimageskorea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할 일은 저의 참혹한 전쟁 경험을 알려 일본이 다시는 전쟁에 나서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자살특공대 전투기 '제로센' 조종사로 적 항공기 19대를 격추한 하라다 가나메(原田要·99) 씨는 '죽기 전 마지막 소명'을 이렇게 밝혔다고 3일(현지시간)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하라다 씨가 밝힌 마지막 소명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끄는 일본 정부가 "자위대(自衛隊)를 국제법상 군대로 볼 수 있다"는 견해를 정부 공식 입장으로 채택한 것과 맞물려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아베 내각은 "자위대가 국제법상 일반적으로는 군대로서 다뤄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답변서를 이날 각의(내각회의)에서 결정했다.

이로써 아베 내각은 '일본도 주권국으로서 집단자위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행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스즈키 젠코(鈴木善幸) 전 내각의 1981년 5월 29일 답변을 34년 만에 공식으로 수정했다.

고령으로 건강이 썩 좋지 않은 하라다 씨는 최근 나가노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전쟁만큼 참혹한 것은 없다"면서 "젊은 세대들이 내가 겪었던 전쟁의 참혹함을 다시는 겪지 않도록 내 경험담을 (후세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제로센 전투기 조종사 가운데 마지막 남은 생존자라고 소개하고 "내가 몰았던 자살 특공대 전투기의 조종석에서 바라보았던, 내가 죽인 사람들의 얼굴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고 가슴 아파했다.

하라다 씨는 "전쟁은 누구에게나 낯선 사람을 죽이거나 반대로 죽임을 당하도록 강요하는 상황을 만든다"면서 "이것이 바로 전쟁이 인간성을 앗아가는 방식"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누군가의 아들이었지만 적군이었던 탓에 나와 싸웠던 사람들 가운데 아직도 살아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과 만날 수 있으며 친구도 될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그는 아베 총리 등 일본 정계를 향해 "현 정치인들은 전쟁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전쟁은 피해야 한다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현재의 일본 정치인들은 전쟁을 일으킨 전쟁 전 일본 정치인들과 (전쟁의 참혹함을 알지 못한다는 점에서) 사뭇 닮았다고 덧붙였다.

하라다 씨는 1942년 교전 중 자신이 몰던 전투기가 격추됐으나, 운이 좋게도 동체가 정글에 떨어지는 바람에 치명적인 부상에도 목숨을 건졌다. 그는 일본 본토로 후송돼 조종사 훈련 임무를 맡았다.

이후 1965년 나가노에서 유치원을 열어 교육사업에 헌신하면서부터 전쟁의 참혹상을 외부에 알리는 데 주력해왔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는 2차 대전 때 자살 공격에 사용된 '영식함상전투기'(零式艦上戰鬪機, 일명 제로센<ゼロ戰, 零戰>)를 일본 패전 70년을 맞는 올해 다시 하늘에 띄우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에 맞춰 일본 정부는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일본인 이시즈카 마사히데(石塚政秀) 씨가 2008년 사들인 제로센을 지난해 11월 일본으로 반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