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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01일 02시 38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4월 01일 02시 38분 KST

도 넘은 '배당잔치' 외국인·대주주 특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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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수기반 확충을 위해 배당 확대를 주요 경제정책으로 내세우면서 대기업과 금융사들이 배당을 잇따라 늘리고 있다.

주주 이익을 꾀하는 것처럼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상은 대주주를 위한 특혜성 배당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국계 은행의 경우 과도한 배당으로 국부유출 논란마저 일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인 2천100억원을 배당 및 해외 용역비 명목으로 미국 본사로 보냈다.

스탠다드차타드(SC)금융도 지난해 실적 악화로 79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영국 본사에 1천500억원의 중간배당을 했다. 두 곳 모두 그룹 본사가 지분을 100% 소유한 회사다.

씨티와 SC은행은 지난해 지점 및 인력 감축 등을 골자로 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런 와중에 하영구 전 행장은 퇴직금을 합쳐 총 71억6천300만원, 리차드 힐 전 SC은행장은 총 27억원의 보수를 챙겼다.

실적 부진을 이유로 전 직원의 16%에 해당하는 406명의 직원을 희망퇴직시킨 메리츠화재는 배당액을 크게 늘려 대주주인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이 87억원의 배당금을 챙길 수 있도록 했다.

동부화재는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약간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배당을 대폭 확대해 대주주인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일가가 267억원에 달하는 배당을 받을 수 있었다.

론스타의 고배당이 외환은행 투자 부진과 실적 악화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던 하나금융은 전년보다 줄어든 외환은행의 지난해 순이익 중 40%를 배당으로 가져갔다.

금융사들의 배당 잔치와 높은 최고경영자(CEO) 보수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배당 확대가 주주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배당을 늘리고 경영진 연봉을 높이는 것은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융사가 실적 악화를 이유로 직원들에게 대규모 구조조정 등 고통 분담을 강요하면서, 대주주와 CEO의 배만 불리는 것은 사회적 책임을 내팽개치는 처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박연우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회사 오너가 인력 구조조정을 위해 임직원들의 희생을 요구하거나 주주 이익을 강화하기 위해 배당성향을 높이는 것은 일견 정당한 행위"라면서 "그러나 회사 사정이 좋지 않은데도 자신의 연봉과 배당액을 높이려는 수단으로 변질한다면 도덕적인 문제 외에 종국에는 회사의 경쟁력과 자금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도 "높은 연봉과 배당을 받아갈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회사 경영에 대한 리스크를 지고 성공적인 책임경영을 완수했을 때 가능한 것"이라며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회사에 경영 손실을 입혔음에도 고액 연봉과 배당을 받는 것은 상식적이지 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사의 과도한 배당이나 CEO 보수 책정을 이대로 놔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금융사가 대주주의 배만 불리고 임직원들에게 고통을 강요하는 행위는 형법상 배임은 아닐지라도 사회적인 배임이라고 본다"며 "금융사가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공공적인 성격을 고려하면 일반 기업과는 다른 잣대로 평가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법상 한도를 넘는 게 아니라고 해도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동의하고 용인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선 배당이라면 문제가 있다"며 "감독기관 등에서 배당의 적절성 여부에 대해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