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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3월 28일 20시 44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6월 01일 06시 40분 KST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단독 인터뷰] 스티브J&요니P가 말하는 솔직한 패션

패션 브랜드 '스티브J&요니P'의 대표 배승연(왼쪽), 정혁서(오른쪽)

'콧수염과 진한 아이라인' 말고도 스티브(정혁서)와 요니(배승연) 커플을 설명할 수 있는 말들은 차고 넘친다. 삼성패션디자인펀드 2회 연속 수상, 런던·파리 4대 백화점 입점 쾌거, 파리 유명 편집숍 콜레트 입점, 서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패션쇼, 셀러브리티들이 사랑하는 브랜드, 영국 패션위크 데뷔 경력, 한국인 최초 SPA브랜드 톱숍(TOP SHOP)과의 컬래버레이션, 트렌드를 만드는 듀오, 패션학과의 겸임교수 등.

디자이너의 특징을 형상화한 브랜드 로고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화려한 수식어가 그냥 생긴 건 아니다. 요니는 잘나가던 대기업 디자이너를 그만두고 런던 유학길에 올랐고, 솟구치는 불안과 서러움에 레스토랑에서 감자를 깎던 시절도 있었다. 그녀는 유학 중 작아진 자신감을 키우고자 갖고 있던 전재산 절반을 털어 캠든 타운에서 아프로펌을 하기도 했다. 스티브 또한 적록색약을 이유로 입사가 좌절된 시련이 있었으며, 절박한 심정으로 유학온 세인트마틴에서는 첫 프로젝트 꼴찌를 기록했다. 그렇게 크고 작은 굴곡을 겪으며 스티브와 요니는 2006년 런던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딴 브랜드 '스티브J&요니P'를 런칭했다. 이후 쉼 없이 달려온 날들이 지나자, 어느새 이들은 서울패션위크를 대표하는 디자이너가 됐다.

허핑턴포스트가 2015 F/W 컬렉션을 막 끝낸 두 사람을 한남동 플래그십스토어에서 만났다. 듀오 디자이너는 쇼가 끝나서 한결 여유로워졌다며, 특유의 유쾌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2015 F/W 피날레에 등장한 두 디자이너

스티브J&요니P의 상상 속 실험실

요니 쇼 끝나고 인터뷰하니까 마음이 너무 여유로워요. 오전에도 잠깐 놀다 왔어요.

스티브 지금이 딱 좋은 시기에요. 마음이 평화로워요.

일단 최근 열린 15 F/W쇼부터 이야기해보죠. 주제는 'THE LABORATORY(실험실)'로 굉장히 명확한 단어였지만, 풀어내는 방식이 남달랐어요.

요니 매 시즌을 진행할 때마다 컨셉을 먼저 생각해요. 그다음에 리서치를 하다보면 아이디어가 점차 구체화되죠. 직접 의사 가운을 입는 것보다는 최대한 주제를 트위스트하려고 노력했어요. 가운을 시스루로 바꿔버린다거나, 세포 모양을 페이즐리 문양으로 패셔너블하게 표현하는 방식으로요.

스티브 컨셉을 정할 때는 먼저 대화로 풀어요. 서로가 생각하는 방향을 이야기하며 핑퐁게임을 하듯 왔다갔다 하는 거죠. 이번 시즌에도 실험실이라는 주제가 잡혔으면, 농담 던지듯 계속 대화로 발전시켜나가요.

이번 시즌에서 원단이나 기법 등 새롭게 시도한 요소들이 있었을까요?

스티브&요니 스티브J&요니P가 한국에서 인기가 많아지기 시작했을 때는 프린트가 강한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했어요. 이후 점차 프린트를 주력으로 하는 브랜드들이 많아지니까, 우리도 그속에서 어떻게 자체적으로 업그레이드 할까 생각했죠. 이번 시즌에서는 옷 위에 테이프 모티프로 한번 덧댄다거나, 시스루와 자수를 레이어드 하는 등 오묘한 느낌으로 풀어내려고 했어요. 예전보다는 조금 부드러운 느낌을 프린트를 쓰려고 노력해요. 그래픽이라는 게 옷에 적용되면 느낌이 강해져서, 사람들이 편하게 느낄 수 있는 그래픽을 만들고자 했죠.

스티브J&요니P의 2015 F/W 서울컬렉션 동영상.

실험실 모자를 모티브로 한 베레모, 신발에 씌운 더스트 커버, 수술복 매듭 디테일을 주목하자.

차가운 실험실의 느낌보다는 로맨틱한 분위기가 깔려있다.

쇼 후반부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스티브J&요니피의 세컨드 브랜드 SJYP를 연상시키는 데님 아이템의 대거 등장인데요. 흰색 더스트 커버도 데님으로 바뀌었죠.

요니&스티브 데님과 스티브 요니는 뗄 수 없는 관계예요. 워낙 스티브J&요니P의 데님이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아서, SJYP라는 전문 브랜드를 따로 분리해서 런칭했어요. 데님 브랜드를 만들면서 기존에 스티브제이요니피가 가지고 있었던 데님아이템을 SJYP로 다 보내야 하나 사실 내부적으로 고민했죠. 하지만 지금은 SJYP를 스티브 요니와 다른 브랜드로 생각하고 있어요. SJYP는 가로수길에 매장이 단독으로 있고, 회사 내부에서도 SJYP를 담당하는 직원이 따로 있어요. 그렇게 구분하는 게 일할 때 효율성이 좋기도 하고요. 해외에서도 세일즈를 다르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이번 쇼에서 보셨듯이 스티브J&요니P라는 브랜드의 데님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SJYP와는 다른 느낌의 데님이 등장했죠. 디테일이 강한 데님이라고 할까요.

컬렉션 신발은 독립 디자이너 브랜드 레이크넨(Reike Nen)과 협업했는데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을까요?

요니 흰색 구두는 레이크넨, 플랫폼 샌들은 SJYP 제품이예요. 레이크넨은 한국에 왔을 때 저희가 만난 젊은 구두 디자이너(윤홍미)의 브랜드인데, 디자인이나 퀄리티면에서 훌륭해서 매시즌 같이 협업하고 있어요.

SteveJ&YoniP 2015 F/W

쇼 음악은 가수 이상순이 맡았어요.

스티브 음악은 확실히 가까운 친구에게 부탁하는 것이 제일 편하다고 생각해요. 저희를 잘 이해하니까요. 우리가 무슨 작업을 하는 지도 잘 알고요. 저번에도 이상순씨가 맡았을 때도 반응이 좋았어요.

요니 상순씨가 진짜 감각이 좋은 것 같아요. 음악적인 선별력, 컨셉에 대한 능력이 탁월해서 음악가로서도 존경해요. 지인 이효리씨를 통해서 섭외했죠. 저희가 이번 쇼 컨셉을 실험실로 잡았지만, 음악은 어떻게 해야지 감이 안 잡히던 와중이었죠. 쇼 음악 중간에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나오는데, 아인슈타인이 강연하는 소리라고 해요. 상순씨가 거기서 음악을 따왔어요. 우리는 '대박'이라고 했죠.

흔히 디자이너들은 '뮤즈'가 있다고 하죠. 디자인적인 뮤즈는 가공의 인물이라도 괜찮을까요?

요니 사실 뮤즈는 가까운 데 있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브랜드를 해외에서 시작하던 초창기에는 그냥 막연히 TV에서 봤던 외국 모델이 뮤즈였어요. 그런데 한국에서 살다 보니 친구이자 뮤즈인 사람들이 옆에 있더라고요. 음악이나 트렌드에 대해 서로 대화하는 것들이 우리에게 영향을 많이 줘요. 이효리씨, 윤승아씨, 고등학교 때부터 알던 최강희씨 등.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솔직한 것 같아요. 그 친구들이 옷을 입는 방법, 무엇을 좋아하는 지를 알기도 쉬워요.

사무실 전경

회사는 어떤 파트로 이뤄져있나요?

스티브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지만 많이 세분화를 하려고 해요. 처음에는 둘이 시작했지만, 지금은 인원이 많이 늘어났어요. 홍보, 디자인, 마케팅, MD, 온라인, 물류 등등. 16명 정도가 움직여요.

이번 컬렉션도 김예영 스타일리스트와 작업을 했어요.

요니 런던에서 알게 된 스타일리스트에요. 감각이나 스타일링도 좋지만, 같이 일을 하다 보니 스타일리스트만의 입장이 아니라 브랜드의 모든 면을 다 이해해주고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를 줘요. 저희가 믿는 최고의 스탭들과 일할 수 있다는 게 스티브J&요니P의 가장 큰 자랑이 아닐까 해요.

브랜드가 커가면서 제작환경도 좋아졌을 것 같아요.

요니&스티브 현재는 모든 제품을 '메이드 인 코리아'로 만들고 있어요. 예전에는 디자인 하나당 만드는 수량이 적어서 공장을 고를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어요. 지금 젊은 디자이너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수량이 적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사장님에게 부탁하던 처지였죠. 반면 지금은 수량이 많아지면서 조금이라도 좋은 품질을 내는 공장들과 일을 하려고 해요. 저희는 한번 마음이 맞으면 쭉 인연을 이어가요. 그래서 사실 공장이 많이 바뀌진 않아요. 초창기부터 같이 하던 공장들이 대부분이에요. 같이 성장해나가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풀리지 않던 숙제, '세일즈'

2006~2007년 시즌 컬렉션은 옷이라기보다 '작품'에 가까웠다고 스스로 말했어요. 네 번째 쇼가 끝나도 세일즈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라고 하셨죠. 캐릭터가 강해 눈에 띄었지만 상업적으로는 부진했어요.

스티브 처음 브랜드를 운영하던 시기에는 세일즈를 어떻게 하는지도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도전했어요. 해외 트레이드 쇼에도 옷을 짊어지고 나가는 등 노하우가 없는 상태에서 시작했죠. 이후 밑바닥부터 차츰차츰 경험을 통해 쌓아갔어요. 점차 해외샵도 뚫리고 아시아 마켓과도 세일즈가 연결됐어요. 지금은 투모로우 쇼룸이라는 해외 에이전시와 일하면서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까지 세일즈를 하고 있죠.

요니 학생 때는 패션쇼가 나의 창의성을 뽐내는 무대인 것 같았어요. 주위 친구들이나 내가 입는다고 생각하지 않고, 좋은 비율을 가진 멋진 모델들이 소화할 수 있도록 최대한 크리에이티브하게 만들어야지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당시 옷이 화려하니까 잡지에 많이 실렸지만, 판매는 진짜 안좋았어요. 브랜드를 접네 마네 고민을 했죠. 지금은 저희가 보여주고 싶은 창의성은 아트 디렉팅이나 쇼 무대 등으로 풀고 옷은 좀 더 솔직해진 것 같아요. 옛날에는 막연히 가공의 인물이 입을 것을 상상했다면, 지금은 내 친구들이 입고 싶은 것 혹은 내가 내 옷장을 채운다고 생각하며 다음 시즌을 생각해요. 옷이 현실적으로 표현되면서 세일즈도 올라간 것 같아요. 지금은 다음 트렌드를 예상할 때, 어떤 것이 트렌드가 될까라는 생각을 별로 안 해요. 자신감이 더 생겨서, '우리가 뭐를 만들고 싶지?'를 생각해요.

콜레트, 봉마르쉐, 셀프리지, 하비니콜스 등 런던과 파리 4대 백화점에 입점한 것의 최근의 떠오르는 이슈에요. 사실 이전에 몇몇 국내 디자이너들이 입점하기도 했죠. 다만 '꾸준히' 세일즈를 이어갔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꾸준히 세일즈를 이어나가는 데는 어떤 요소가 주로 작용할까요?

요니 저희도 해외 세일즈를 하면서 느끼는 부분이에요. 신인 디자이너가 해외 샵을 하나 뚫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때 배송을 해줘서 샵에서 적절한 시즌에 팔 수 있게 하고, 퀄리티 컨트롤을 꼼꼼히 해서 컴플레인(불만)이 없게 하는 것들이요. 해당 시즌에 잘 팔려야 다음 시즌으로도 주문이 이어져요. 처음 저희에게 온 바이어를 로열바이어로 흡수하는 게 주된 요소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디자이너지만, 해외세일즈를 발 벗고 뛰어 다니고 바이어와의 약속도 잘 지키려고 노력해요. 이메일 관리도 잘하고요. 서로 신뢰가 쌓이니 바이어들이 저희를 더 서포트해줘요.

CJ오쇼핑과 '스티브요니 스튜디오'를 런칭했어요. 한국 디자이너에게 홈쇼핑이란 채널은 어떤 존재일까요?

요니&스티브 대중에게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유통망 중 하나에요. 제품은 차별화하면 본래 브랜드 이미지도 지켜나가면서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요소죠. 소비자들도 스티브J&요니P 메인 라인과, 스티브요니 스튜디오 라벨이 다르다는 인식을 모두 하고 계세요. 요즘에는 홈쇼핑이 트렌디해져서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효과가 좋은 것 같아요. 스티브J&요니P이든, SJYP든, 스티브요니 스튜디오든 최선을 다해서 만들려고 해요.

런던 콜링 & 서울 콜링

제2의 스티브J&요니P가 되고자 런던행을 택한 이들도 적지 않을 것 같아요.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유학파 케이스니까요.

스티브 우리나라도 교육 환경도 많이 좋아졌죠. 저희 때는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는 게 어려웠지만, 지금은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좋은 정보를 찾을 수 있어요. 사실 유학생활을 되돌아보면 좋은 친구들을 사귀고 그 나라의 문화 자체를 배우러 가는 게 컸던 것 같아요. 단순히 언어를 배우고 패션을 공부한 게 아니라 실제적인 지식과 사회속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법을 배운 거죠.

요니 예전에는 유학을 갔다 온 사람이 적어서 유학을 갔다왔다는 사실 자체에 메리트가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유학이나 연수를 갔다온 사람들이 많아서, 유학만 갔다 와서 새로운 인생이 열리지 않아요. 이런 것에 좌절감을 느끼는 친구들을 실제로 많이 봤어요. 유학을 갔다 오더라도 한국에서 학교를 나온 것과 동일 선상이라고 봐요. 거기서 취직을 하거나, 자리를 잡거나, 경력을 쌓든 외국에서 잘했던 학생들이 여기서도 빛을 발하는 것이지 외국을 갔다 온 것 하나로는 인생이 바뀌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죠.

런던에서 브랜드를 하던 중, 한국 패션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귀국하셨죠. 한국에서 패션 디자이너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걸까요.

스티브 장점은 되게 많아졌어요. 예전과 비교하면 상황이 안 좋아진 나라도 솔직히 많거든요. 서울은 디자이너가 생활하기에 굉장히 좋은 환경인 것 같아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온-오프라인 셀렉샵 등 유통망이 많아진 게 사실이에요. 예전에는 국내 디자이너 옷을 많이 안 샀지만, 대중의 인식도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불과 5~6년 전만 해도 독립 디자이너라는 개념도 생소했으니까요.

요니 지금은 코리아 패션이 키워드인 것 같아요. 작년부터 올해까지 해외 바이어들 만나면 '새로운 코리안 디자이너는 누굴까?'라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신진 브랜드에게도 좋은 시기인 것 같아요. 그리고 각 브랜드별로 팬덤이 생긴 건 정말 놀라운 변화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사람들이 명품만이 좋은 브랜드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상황은 신나는 일이죠. 해외에서 코리아 패션이 뜨고 있는 지금, 이 추세가 가라앉지 않도록 좋은 퀄리티 등으로 승부하면 좋을 거라 생각해요.

제가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한국에서 대학교를 나왔고 한국 대기업에서 일했었고, 해외에서 공부하고 회사를 다니고, 개인 브랜드도 해봤어요. 국내에서 교육을 받거나 국내 회사에 다닌 것이 더 경쟁력 있다고 생각해요. 감각이 밀리지 않을까 자신감이 없어질 필요가 없다는 거죠. 한국에서 꾸준히 작업을 한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텐티티를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해외 시장을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죠. 백화점에서는 어떤 옷이 팔리는지, 스트리트에서는 어떤 패션이 유행인지. 하지만 그런 감각을 배우고자만 한다면, 지역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스티브는 한성대학교에서 패션을 전공한 후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남성복 학, 석사과정을 밟았다. 노숙자를 컨셉으로 한 졸업작품은 남성복 부문 1위라는 쾌거를 거머쥐었다. 요니 또한 한성대학교 졸업 후 런던 컬리지 오브 패션에서 석사를 마쳤다.

지금은 서울패션위크의 인기 패션쇼지만, 스티브요니도 네 번째 쇼를 마치고 쇼를 한 번 쉬었죠. 예술적인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컬렉션을 풀었어요.

스티브 사실 쇼만을 고집하는 건 아니에요. 브랜드를 보러 오는 손님들이 점점 많아지니까, 쇼의 형식이 베스트이기에 하는 거죠. 프레젠테이션 형식도 생각하고 있어요.

요니 지금도 우리 마음 속에는 아트적인 프레젠테이션의 욕구가 많아요. 최근 SJYP의 프레젠테이션은 리움 미술관에서 진행했어요. 저희가 원하는 이상향적인 모습이기도 해요. 가끔 더 좁은 공간에서 과감하게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건 어떨까 생각해요. 그런데 프레젠테이션이 만족감이 큰 만큼, 몸이 더 힘들어요. 옷뿐만 아니라 공간도 하나의 예술이 되어야 하니까 신경 쓸 것들이 정말 많죠.

리움 미술관에서 열린 SJYP 런칭 프레젠테이션 동영상

스티브J&요니P의 인기를 방증하는 건 카피제품도 넘쳐난다는 사실이에요.

스티브 신경 안쓸 순 없죠. 저희도 보여요. 가끔씩은 너무 헷갈려서 가까이 가서 봐야 구별할 수 있는 것들도 있어요. 지금까지는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세게 나가야 될 것 같아요. 지금 시작하는 브랜드들이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라도 저희나 몇몇 브랜드들이 선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오랜 시간 준비했는데 카피제품을 보면 김빠지죠. 창작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보고 베끼는 건 쉬우니까요.

새로운 도전들

플래그십스토어 옆에 스케이트보드샵을 오픈했어요.

스티브 저희는 솔직한 편이에요. 저희가 지금 빠져있는 걸 사람들에게 어서 보여주고 싶은 생각도 있었어요.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것도 솔직한 디자인 방식이 아닐까 해요. 사실 다른 의미는 없었어요. 그냥 재밌어서 한 거고 보드가 패션에 접목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죠.

요니 사실 롱보드 샵은 스티브에게 준 저의 선물이에요. (웃음) 스티브가 처음에 롱보드를 타기 시작했고 저도 곧 빠져들었어요. 스티브씨가 롱보드를 정말 잘 타는 거예요. 국내 롱보드 대회에서 1등을 했어요. 재작년 파리패션위크 가기 전에 네덜란드에 들린 이유가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서 유러피안 롱보드 챔피언쉽에 참가하려고 간 거예요. 스티브가 거기에서 3위를 했어요. 국제대회에 나갈 정도로 정말 잘 타요. 스티브가 외국에 좋은 롱보드들이 많은데 국내에 소개가 안됐다고 해서 스티브씨가 엄선한 보드들로 샵을 냈어요. 저희는 생각하면 바로 실행에 옮겨요. 두 달 만에 '스타일 보드샵'을 내게 됐고, 지금은 롱보드타는 분들에게 약간 성지(?)같은 곳이 됐죠. 일본이나 해외 롱보더들도 여기를 방문해요. 해외 롱보더들이 단지 롱보드가 트렌드라서 연 상업적인 샵이 아니라 주인이 정말 롱보드를 타니까 스피릿이 좋다고 말해줘요. 저희는 롱보더 8명으로 구성된 '스타일 라이더 팀'도 꾸렸어요. 이렇게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도 저희의 방식인 것 같아요.

세컨드 브랜드 SJYP를 런칭했어요. 기존에 한국에 있었던 데님 브랜드를 생각해보면,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어요.

요니 한국이 이전에는 해외 데님 브랜드들이 많았던 시장이었던 것 같아요. SJYP는 스타일리시하면서도 대중적과 가까워질 수 있는 데님을 추구해요. 데님뿐만 아니라 티셔츠, 계절에 맞는 상품들도 많이 생산하고 있어요.

반응도 좋아요.

요니 사실 데님 브랜드는 머릿속에 있었던 요소들이 실현이 잘됐어요. 스티브J&요니P를 런칭한 후 해외에서 꾸준히 활동하려고 노력했지만, SJYP는 런칭하자마자 언니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어요. 심지어 스티브J&요니P가 뚫지 못했던 몇 개의 샵들, 콧대높은 백화점들이 한번에 SJYP에 문을 열어줬죠. 힘을 빼려고 한 게 먹힌 것 같아요.

스티브 데님이라는 소재가 대중에게 편하게 다가갔던 것 같아요. 데님은 언제나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이잖아요. 그리고 이전의 데님들은 바지 위주이거나 스트리트 웨어적인 면이 있었는데, SJYP의 데님은 우븐(직조) 아이템도 데님으로 만드는 컨템포러리한 패션 브랜드죠. 빈틈을 찾아낸 것 같아요.

가까운 미래에는 어떤 재밌는 소식들이 있을까요?

스티브&요니 일단 해외 핵심 샵에 들어갔지만 유럽과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것을 다음 목표로 하고 있어요. 6월에 영국 셀프리지 백화점과의 협업 프로젝트가 있어요. 재밌는 것 같아요. 저희가 영국에 있었잖아요. 리버티나 셀프리지 백화점에 맨날 뻔질나게 쇼핑을 다녔는데. 저희에겐 정말 높기만 했던 장벽이었거든요. 이번 기회로 새로운 시장의 파이오니어(개척자)가 되어서 이후 한국디자이너들에게 더 기회가 올 수 있도록 잘 이끌어가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선순환이 될 수 있도록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