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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3월 12일 07시 02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3월 12일 11시 08분 KST

[기준금리 1% 시대] 전문가들 "방향 맞지만, 효과는 제한적"

한국은행이 12일 기준금리를 사상 첫 1%대로 인하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물가 하락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생산·투자·소비가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경기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리 인하가 경제 활성화에 어느 정도 도움은 되겠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전망했다. 오히려 가계부채가 더 늘어나고,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면 자본의 유출도 확산될 것으로 우려했다.

◇ 신민영 LG경제연구원 부문장

금리 인하는 최근의 경기 흐름이 계속 좋지 않아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본다. 지난주에 나왔단 소비자물가가 담뱃값 인상을 제외하면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에 디플레이션 우려를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작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 사이에 통화완화 정책을 편 23개 나라를 보면 주로 물가하락 우려, 디플레이션 대비 등이 이유였다. 환율은 큰 변수가 아니었고, 경기흐름이나 물가에 대응한 케이스가 많다.

금리 인하는 방향면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본다. 그러나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경기 심리가 위축돼 있기 때문에 효과는 적을 것이라고 본다.

제일 우려되는 것은 무엇보다 가계부채다. 가계부채는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데, 금리 인하로 '부채의 덫'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가계부채 때문에 구매력이 제한되는데, 더 심각해질 수 있다.

그리고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줄어들면서 조만간 미국이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렇게 되면 자금이나 외화의 유출 가능성도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인하가 바람직한 방향이다.

인하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시장에 앞으로도 완화적인 형태의 통화 정책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형성해주는 게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추가로 인하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줘야 한다. 통화 당국이 금리 수준에 너무 매여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지난번 인하를 했기 때문에 지금 이만큼이나마 버티는 것으로 본다. 지금처럼 실물 경기 지표가 계속 악화되는 상황에서는 인하는 반드시 필요했다. 이미 해야하는 단계를 지난 것일 수도 있다. 추가적인 인하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본다.

미국 금리 인상과 관련해 통화 당국은 자금의 이동 채널을 채권 시장만 생각하고 있는데, 기업 수익성과 미래 기대와 관련한 채널도 생각해야 한다.

금리를 묶어둘 경우 오히려 기업 수익성 악화로 자금이 떠날 우려가 크다.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우리가 꼭 올려야 하는 것이 아니고,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을 경우 오히려 이자율에 반응하는 단기적인 투자자금이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

전세계적으로 통화완화 책을 쓰고 있다. 한국의 통화가치만 상대적으로 너무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배경은 생산·투자·소비가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기저효과가 있다고 해도 회복세가 굉장히 미약하다. 경기가 너무 오랫동안 처져있으면 회복추세로 돌아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경제상황이 기준금리 인하의 결정적 이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효과는 별로 없을 것 같다. 기준금리 인하로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다. 득이 많으려면 풀린 돈이 소비와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

지금은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확대해도 돈이 실물이 아니라 부동산으로 가고 있다. 소비와 투자가 미약한 것이 기업과 국민이 돈이 없어서가 아니다. 다른 구조적 문제가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면 돈이 부동산으로 흘러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 가계부채만 심각해질 것이다. 앞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다.

한국이 기준금리를 더 낮춘 상황에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높이면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도 커진다.

돈을 꼭 필요로 하는 분야에 돈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확대하고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정책금융도 강화해야 한다.

해외 사례를 봐도 기준금리 인하 하나만으로 곧바로 경기부양에 도움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본래 통화정책의 효과가 6개월 이후 나타난다. 또 경기가 아주 안 좋을 때는 통화정책 효과가 약하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

기업 투자의 경우 0.25% 인하 정도로는 회복이 어려울 것이다. 각종 규제,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최저임금 인상론 등으로 기업 투자가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민간소비는 원리금과 이자 상황부담이 줄어들면서 조금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지금 가계부채의 총량 규모를 보면 81% 정도가 생계형 대출과 사업자금 대출, 만기대출금을 갚기위한 대출로 구성돼 있다.

생계형과 사업자가 생계를 위해 돈을 빌린다는 것은 금리를 낮춰 경기가 개선되면 원리금 상황부담이 줄어들어 가계부채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수출도 증가하고, 영업이익이 개선될 수 있다,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기대만으로도 환율이 올랐다. 달러 강세도 환율이 올라가는 이유였지만 엔화약세보다 원화약세가 크게 나타난 이유는 한국은행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금리인하 반대론이 가계부채, 미국 금리인상설, 돈맥경화 등인데 하나하나 따지면 문제가 안된다.

미국도 연말쯤에 금리를 올릴 것이다. 수출증가율이 떨어지고 있어서 쉽게 올리진 못할 것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전에 경기를 회복시켜야 한다.

돈맥경화 현상은 금리를 내리면 풀린다.

◇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한은의 금리 인하는 최근 우려가 커지고 있는 디플레이션 대응 차원이다.

여기에 통화정책이라는 것이 다른 나라와 긴밀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의 통화정책의 공조를 맞추기 위한 차원도 있다고 본다.

통화정책을 하는 한은으로서는 할 일을 했다는 판단이다. 그리고 디플레이션을 생각하면 금리 인하의 방향은 맞다. 어쩔 수 없이 내리는 부분이 있지만, 금리 인하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경제활성화에 대해서는 수출 감소와 대외 환경 등의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금리 인하의 영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금리 인하로 인해 가계부채가 더 늘어날 것이다. 문제는 나중에 금리가 인상됐을 때 이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미국의 금리가 인상됐을 때 자본 유출의 우려도 부작용일 수 있다.

사상 첫 기준금리 1%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