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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3월 11일 13시 23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3월 11일 13시 23분 KST

북촌에 가거든 백남준을 만나보라

북촌 가는 길에는 벌써부터 사람들이 붐비고 있다

꽃샘추위가 봄을 시샘하고 있지만, 어김없이 봄기운은 조금씩 조금씩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따뜻한 햇볕 아래 펼 수 있는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는 것. 산과 들로 봄나들이를 떠나는 것도 신나는 일이지만 가까운 서울에도 가볍게 산책할 만한 곳이 많다. 특히 경복궁을 중심으로 동과 서에 위치한 북촌과 서촌은 요즘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나들이 장소이다.

서촌보다 조금 더 일찍 사람들의 발길을 잡았던 북촌은 국립현대미술관과 함께 수많은 갤러리들이 들어선 예술의 거리이기도 하다. 북촌을 걷다 보면 맘에 드는 곳으로 들어가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경복궁 맞은편 국립현대미술관 근처, 기와지붕의 건물이 눈길을 끈다. 바로, 학고재 갤러리. 예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갤러리 안으로 들어가면 비디오아트의 창시자인 백남준(1932~2006)의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백남준은 비디오조각, 설치, 퍼포먼스, 싱글채널비디오 등 다양한 경계를 넘나들며 혁신적인 작품으로 세계 현대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작가이다. 갤러리 안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알록달록한 실이 덮여 있는 설치물을 보게 된다. 첼로 주위로 모니터가 세워져 있고 화면에는 백남준이 사랑한 예술가 샬롯의 영상이 흐른다. 그녀는 첼로와 함께 퍼포먼스로 유명했던 첼리스트였다. 고인이 된 그의 친구인 샬롯을 기리기 위한 작품이다.

백남준은 자신의 지인이나 평소 존경하던 사람들을 작품으로 남기는 경우가 많았다. 작품 ‘샬롯’이 그러하고, 또 다른 작품 ‘톨스토이’도 그러한 작품이다. 중절모를 씌운 설치물은 톨스토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이 아닐까 유추해 보기도 했다. 한쪽에 나란히 세워진 5대의 모니터는 백남준이 처음으로 전시했던 작품이라고 한다. 비디오아트라는 새로운 장르의 탄생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그의 첫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학고재 갤러리에서 백남준 전시가 열리고 있다

안쪽으로 들어서면 어두운 공간 안에 모니터들이 마름모꼴로 늘어 서 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이기도 한 ‘W3′는 미래 미디어 환경을 예측한 작가의 이상적 아이디어가 실현된 그의 대표작이다. 총 64개의 모니터로 구성된 W3는 인터넷을 지칭하는 World Wide Web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는 이제 막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한 1994년에 제작한 작품인데, 작품 구상은 그보다 20년 전인 1974년에 이미 마쳤다고 한다. 그만큼 미래에 대한 그의 예견은 뛰어났다. 왜 그를 위대한 예술가라고 하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백남준이 1994년에 만든 W3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거장 백남준의 작품을 만났다면 현재 활동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감상해보자. 원앤드제이 갤러리에서는 인터넷이 삶의 일부가 된 현재의 젊은이들이 이를 통해 새로운 영상들을 만든 ‘Torrent_토렌트’ 전이 개최되고 있다. 인터넷 영상을 새롭게 편집하여 전혀 다른 추상화 같은 작품으로 표현했는가 하면 인터넷 게임의 캐릭터를 만들고 K-POP을 연상케 하는 영상 등 흥미로운 현대미술도 접할 수 있다.

원앤제이 갤러리에서는 `토렌트 전`이 열리고 있다

다양한 갤러리들에서 수많은 작품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북촌. 날이 조금 풀린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북촌 갤러리 투어를 나서는 것도 색다른 나들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백남준부터 신진작가들까지 다양한 작품을 골라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현대미술관에서 더욱 많은 작품을 만나도 좋고 경복궁으로 넘어가 산책을 하거나 국립민속박물관 관람을 해도 좋을 것이다. 걷다가 지치면 예쁜 카페에서 쉬어가거나 맛집에서 출출해진 배를 채울 수도 있다. 북촌에서 즐기는 봄나들이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아니한가?

■ ‘백남준 W3′전

○ 전시장소 : 학고재갤러리(서울시 종로구 삼청로50)

○ 전시일자 : 2015.01.21~2015.03.31

○ 관람시간 : 오전 10시 ~ 오후 6시(화요일~일요일)

○ 전화번호 : 02-720-1524~6

■ ‘Torrent_토렌트’전

○ 전시장소 : 원앤제이갤러리(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31-14)

○ 전시일자 : 2015.02.26~2015.03.25

○ 관람시간 : 오전 11시~ 오후 6시(화요일~일요일)

○ 전화번호 : 02)745-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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