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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3월 11일 05시 50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3월 11일 05시 52분 KST

"6만 달러 줬다" vs."6천 달러 받았다": 은행과 손님의 진실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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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 달러 지폐를 100달러짜리로 착각했다?

서울 강남 중심가의 한 은행 지점이 한화 500만원을 싱가포르화 6천 달러로 바꾸려는 손님에게 실수로 10배인 6만달러를 내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손님이 "돈봉투를 잃어버렸고, 거기에 6만 달러가 들어 있는지도 몰랐다"며 반환을 거부하자 은행은 그를 경찰에 신고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진실게임이 벌어졌다.

11일 서울 강남경찰서 등에 따르면 IT 사업가 A(51)씨는 지난 3일 오후 2시 15분께 강남구 삼성동의 모 시중은행 지점에 들러 한국 돈 500만원을 싱가포르화 6천 달러로 환전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때 창구직원 정모(38·여)씨가 100달러 지폐 60장을 내준다는 것이 실제로는 1천 달러 지폐 60장을 봉투에 담아 A씨에게 줬다는 것이 은행의 주장이다.

은행 주장대로라면 싱가포르화 환율이 현재 1달러당 810원 수준이란 점을 감안할 때 원래 받아야 할 금액(486만여원)보다 무려 4천375만여원을 더 준 셈이다.

A씨는 정씨가 내민 봉투와 거스름돈을 가방에 넣은 채 자리를 떴고, 은행 측은 업무 마감시간이 한참 지난 오후 6시께에야 싱가포르화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돼 이 같은 결론을 내고 A씨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하지만 오후 8시 30분께 전화를 받은 A씨는 "봉투에 6만 달러가 들어 있었다는 것은 금시초문이고, 더욱이 가방 앞주머니에 넣어 둔 봉투를 잃어버려 경찰에 분실신고를 한 상태"라며 돈을 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은행 측은 즉각 A씨를 횡령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해당 지점 관계자는 연합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싱가포르 출장이 잦았던 A씨가 1천 달러와 100달러 지폐의 차이를 몰랐을 리 없다"면서 "돈이 잘못 나간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 A씨는 봉투를 받은 직후 고개를 숙여 살펴보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직원 말로는 가방에 봉투를 넣기 전 멈칫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A씨는 은행 측이 억지를 쓰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A씨는 "싱가포르화 1천달러 지폐는 크기가 커서 보통 봉투에 안 넣기 때문에 당연히 100달러짜리라고 생각했다"면서 "한국돈 100만원과 함께 가방에 넣어뒀다가 잃어 버렸는데 지금 와서 6만 달러가 들어 있었다며 갚으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경찰은 지점 내부와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봉투에 6만 달러가 들어 있었던 사실을 인지했는지 여부가 핵심"이라면서 "알았다면 횡령 혐의가 성립되지만, 아니라면 은행 측이 민사 소송 등 다른 방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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