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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3월 09일 13시 53분 KST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광고 : 1990년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광고 TOP 5(동영상)

광고를 보면 시대가 보인다고 했던가?

1990년대는 광고가 단순히 소비자의 구매 행동을 이끌어내거나 상품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을 넘어,

하나의 문화를 창조하는 도구로 성장한 시대였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광고, 아니, 우리가 기억하는 문화는 무엇일까?

1. 쌍방울 트라이 ‘멋진 남자, 멋진 여자’(1990)

1990년 쌍방울 트라이가 제품 기능에만 초점을 맞췄던 속옷 광고에서 과감히 벗어났다. 배우 이덕화를 주인공으로 멋진 브랜드 광고를 만들어낸 것. ‘지금 이 순간, 여유로 다가와 날 부르는 그대. 멋진 남자, 멋진 여자, 오 트라이~’. 이 노래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광고에는 가수 임지훈의 걸걸한 노래를 배경으로 사연이 있었던 것 같은 남녀의 일상이 교차했다. 백미는 여성이 그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은 듯, 마주했던 남녀 사이의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 이후부터. 이덕화가 손바닥으로 문을 쾅 내리칠 때, 성우의 목소리와 함께 그 옆에 강렬히 박힌 ‘트라이’ 로고는 소비자의 마음에 깊게 각인됐다.

2. 에이스침대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1993)

한국에서 침대는 이 광고가 있기 전과 후로 나뉜다. 침대를 흔한 가구 중 하나로 여겼던 소비자의 인식을 바꿔준 광고가 바로 이 광고다. 처음에 광고는 차분히 에이스침대의 기능적 장점을 풀어놓는다. 동시에 ‘허리가 편안한 침대’란 자막을 고정 노출한다. 핵심은 말미에 드러난다. 박상원이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라며 손가락을 까닥였을 때, 대부분 시청자는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침대가 가구가 아니라니,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이처럼 설득적일 줄이야. 광고는 과학적인 설계로 만들어진 매트리스 위 편안한 수면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주며 에이스침대를 명실상부 국내 1등 침대 브랜드로 만들었다.

3. 농심 생생우동 ‘국물이 끝내줘요’(1999)

농심 생생우동의 1999년 광고. ‘국물이 끝내줘요’란 맛깔 나는 광고카피가 당시 유행어로 번졌다. 이 광고 하나로 1995년 출시 후 딱히 이름을 알리지 못했던 생생우동은 물론 신인이었던 배우 김현주 역시 큰 인기를 끌었다. 내용은 단순하다. 김현주가 뜨끈한 생생우동의 면발을 후루룩 먹은 후 국물 한 숟갈을 꿀꺽 삼킨다. 이때, 이를 보던 금붕어가 구미가 당기는지 침을 꿀꺽 삼킨다. 마무리 멘트는 ‘국물이 끝내줘요’. 생생우동은 이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플롯을 이후에도 쭉 이어갔다. 같은 해 겨울 및 2000년의 광고, 배우 조여정을 앞세운 2003년 광고 모두 이때 광고를 토대로 만들었다. ‘국물이 끝내줘요’는 농심 생생우동이 지금도 고수하고 있는 카피다.

4. 삼성 VTR 톱스타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에요’(1989)

1989년 故 최진실이 출연한 이 광고는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에요’라는 말을 국민적 유행어로 만듦과 동시에 최진실을 1990년대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하게 한 광고다. 집안에서 영화를 보고 있던 젊은 여성이 예약녹화 기능으로 남편이 좋아하는 축구 경기를 녹화해 남편이 서둘러 퇴근하게 했다는 것이 광고의 주된 내용. ‘남편의 사랑을 받는 아내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이 광고는 당시 사회 깊숙이 뿌리 박힌 가부장적 가정주의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본 광고는 삼성전자의 전자제품이 편리한 중산층적 삶의 상징으로서 자리 잡게 하려는 삼성전자의 당시 전사적 전략을 잘 보여준다.

5. 파워디지털017 ‘자장면 시키신 분’(1998)

1998년 무명 개그맨이었던 이창명을 스타 반열에 올려놓은 광고. 당대 최고의 인기 개그맨 김국진과 함께 등장한 이창명은 이 광고로 단번에 큰 인기를 얻는다. 조각배를 타고 울릉도 앞바다 한가운데서 애타게 ‘자장면 시키신 분’ 김국진을 찾던 자장면 배달부 이창명은, 김국진에게서 ‘미안한데, 내가 마라도로 옮겼다’는 말을 듣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바다에 빠져 버린다. 바다 위에서도 통화가 될 만큼 전파의 힘이 강하다는 파워디지털017의 서비스적 강점을 그대로 살려낸 광고. 당시 마라도에 가면 자장면을 꼭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할 정도로 국민적 인기를 끌었다.

진행. 조현아 기자 narb@websmedia.co.kr, 김지훈 기자 kimji@websmedia.co.kr

조사대상. 30~50세 남녀 300명

조사일. 2015년 2월 5일 (본 코너는 국내 1위 모바일 리서치 전문업체 '오픈서베이(www.opensurvey.co.kr)'와 함께합니다.)

*월간 아이엠(IM) 2015년 3월호와 홈페이지에 게재된 글입니다.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