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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3월 02일 15시 10분 KST

[인터뷰] '펀치' 김아중 "연기가 정말 재밌다"

OSEN

"마지막 회를 보면 드라마와 진짜 안녕일 것 같아서 (종영 열흘이 지난) 어제야 봤어요."

SBS TV 드라마 '펀치' 주인공을 맡았던 배우 김아중(33)의 말에서는 드라마 종영에 대한 아쉬움이 강하게 묻어났다.

지난 3개월간 김아중은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신하경으로 오롯이 살았다.

극 중 신하경은 진흙탕에서 사는 연꽃에 비유될만한 존재다.

그는 욕망에 찌든 채 권력을 움켜잡으려고 몸부림치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한결같이 정의와 선을 놓치 않는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아중은 "최대한 힘을 빼고 간결하고 조화롭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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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제 캐릭터를 부각하고 매력을 극대화하려고 했다면 '펀치'에서는 좀 수식어를 줄이고 진솔해지려고 노력했어요. 캐릭터 플레이를 많이 해야 하는 드라마도 있지만 '펀치'는 굳이 제 캐릭터를 많이 포장하지 않아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연출자인 이명우 PD는 촬영 초반에만 해도 캐릭터를 더 힘있게 보여주기를 원했다고.

김아중은 "촬영을 하고 나면 이명우 PD로부터 '왜 연기를 안 하니'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초반에 의견 충돌이 있었지만 어쨌든 시간이 지나면서 이 PD가 믿어줬다"고 설명했다.

김아중은 조재현과 김래원, 박혁권, 최명길 등 저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우들 틈바구니에서 자기 몫을 충실히 하느라 애썼다.

그는 현장에서 새삼 느낀 것이 많은 모양이었다.

"조재현 선배는 장면 해석이나 인물 표현이 정말 정확하고 결코 대충대충 연기하지 않더라고요. 박혁권 선배는 연기를 정말 즐기세요. 후배들과 함께 해석하는 것을 좋아해서 제가 중간 중간 어려울 때 고민 상담도 해줘서 많이 의지가 됐어요. 최명길 선배는 에너지가 넘쳐요. 사극을 많이 해서 상대와 대립하는 것에 많이 단련이 돼 있다고 하더라고요. 발음이든 감정이든 대사든 NG가 가장 적었던 분이에요."

김아중은 남편 박정환 검사로 등장했던 김래원에 대해서는 "김래원 선배에게서는 간결하게 연기하는 내공을 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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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중은 자주 호흡을 맞췄던 검사 이호성 역의 온주완에게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기는 자기 캐릭터에 대한 생각이 정리돼야 가능하잖아요. 사전에 분명히 상황을 정하고 움직이는 캐릭터는 연기하기 쉽지만, 이호성 캐릭터는 갑자기 바뀌었잖아요. 온주완 씨가 곤경에 빠질 법도 한데 짧게 고민하고 연기에 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신력이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딸 예린 역을 맡았던 김지영에 대해서는 "완벽한 여배우"라고 치켜세웠다.

"지영이는 본인 의견을 현장에서 피력할 줄 아는 완벽히 주체적인 배우였어요. 아무도 지영이를 아역배우로 대접하지 않았어요."

김아중은 "각자 다양하게 대본을 해석해 연기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봤다"면서 "연기가 정말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재미있는 일이란 점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강조했다.

'펀치'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았다. 인물들 간에 배신과 결탁이 이어지면서 적과 친구를 구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야기 전개가 워낙 빨라서 인물들의 관계도 급변했어요. 그러다 보니 신하경 캐릭터가 유난히 굴곡이 많았어요. 신하경은 다른 캐릭터처럼 자기 욕망에 충실해서 직진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실패하거나 고뇌하는 인물이잖아요. 박정환과의 거리도 좁혀졌다가 멀어졌다가 하는 통에 그 거리를 계산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어요."

김아중은 '싸인' 이후 약 3년 만에 '펀치'로 복귀했다. 작품을 매우 신중히 고르는 편이라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그 와중에 놓친 흥행작들도 많았다.

김아중은 "잘할 수 있는 작품, 제가 책임질 수 있는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좋은 작품을 많이 놓쳤다"고 털어놓았다.

"제가 놓친 드라마들이 잘 될 줄 몰라서 선택하지 않은 건 아니에요. 제가 책임질 수 있는 작품이냐 하는 점이 제게는 제일 중요했어요. '미녀는 괴로워' 이후 저렇게 행운을 독차지한 배우가 오롯이 자기 몫을 다할까 하는 시선들이 있었잖아요. 그러다 보니 저 스스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많이 던졌어요."

김아중은 "그래도 후회는 없다. 제가 놓친 작품들에 출연했더라도 더 잘했을 것이라는 확신도 없다"면서 싱긋 웃었다.

'펀치'로 안정적인 한 걸음을 내디딘 김아중의 계획은.

"제대로 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하고 싶어요. 꽃미남 스타와 등장하는 그런 로맨틱 코미디요. 하하하. 김수현, 노희경, 김은숙 같은 여성 작가들과 일해보는 것도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