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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3월 02일 12시 34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3월 02일 12시 34분 KST

지나치게 복잡한 서울시 분리수거 정책, 3월부터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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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한 아파트 주차장에 마련된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아파트 경비원이 큰 자루에 담긴 폐지 등을 정리하고 있다.

서울시가 3월부터 생활쓰레기 재활용 분리 배출 강도를 높이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누리꾼들은 서울시가 배포한 분리수거 안내 전단지 중 일부 내용이 실생활에서 적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데다 이번 달부터 시행하겠다는 정책을 사전에 제대로 홍보를 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하며 서울시에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2일 서울시의 설명을 종합하면, 시와 각 구청은 지난달 23~24일께부터 ‘2015년 3월부터 쓰레기종량제 봉투 안에 ‘종이나 비닐’이 들어있으면 봉투 수거가 거부되거나, 과태료 대상이 됩니다’는 제목의 전단지를 아파트 단지 등에 배포됐다. 3월부터 쓰레기 분리수거를 강화하겠다는 정책을 담은 전단지가 2월 말에서야 현장에 배포된 셈이다.

문건을 보면, “종이, 비닐, 플라스틱, 캔 등 재활용품이 종량제 봉투에 ‘쓰레기로 혼합 배출이 되지 않도록’ 동참해 달라”고 적혀 있다. 현재 누리꾼 사이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종이류와 폐비닐이다. 종이류 가운데 분리수거 되어야 할 것으로는 ‘사용한 핸드타월이나 휴지, 각종 영수증, 종이 부스러기’ 등이 소개됐다. 폐비닐의 경우, 1회용 비닐봉투와 장갑 등이 분리 배출돼야 한다고 적혀있다.

누리꾼들은 “실생활에서 분리수거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며 ‘탁상공론’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누리꾼들은 “사용한 휴지나 자잘한 종이가 어떻게 재활용될 수 있나”, “재활용 비닐의 기준이 모호하고 폐비닐은 뭔지 구분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굴 담았던 굴 봉투는 어떻게 재활용할 수 있다는 건가?”, “일반 검정봉투 안에 생리대나 기저귀 등을 넣어서 버리면 쓰레기 봉투 수거를 안 한겠다는 건가, 하겠는 건가 혼란스럽다”, “영수증에는 카드 정보 등 개인정보가 담겨 있는데 어떻게 분리수거를 할 수 있겠는가”, “아파트가 아닌 일반 주택이나 원룸 단지에는 분리수거함이 없어서 집 앞에 온갖 재활용 쓰레기들이 산더미같이 더 쌓여서 지저분하다. 적어도 분리수거 할 곳은 마련해놓고 분리수거를 하라고 강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등의 의견을 올렸다.

논란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트위터 답변 한 마디 때문에 더 커졌다. 한 누리꾼이 박 시장 트위터(@wonsoonpark)에 보낸 트위터 멘션 “이건 정말 아니지 않나요? 티백포장이며 코 푼 휴지를 재활용 업체에서는 무슨 수로 재활용하며, 여성용품 쓰레기를 비닐에 안 싸서 그냥 버리라는 건지? 이 정도면 인권침해 수준”에 박 시장이 “벌칙 강화할 생각입니다”라고 답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쓰레기 분리수거가 어떻게 바뀌는지 설명해달라는 트위트에 벌칙 강화부터 얘기하다니 어쩌란 말인가"라는 비판이 쇄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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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인근(@lk95171) 서울시 자원순환과장이 뒤늦게 트위터를 통해 답변하고 나섰다. 이 과장은 1일 오후 트위터에 “여러 가지로 시민 여러분들께 혼란스럽게 해 죄송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코 푼 휴지나 여성용품 쓰레기 등은 분리수거 하지 않고 종량제 봉투 쓰레기에 배출하는 것이 맞습니다”라며 “얼마 전 홍보물 내용에 ‘사용한 종이도 재활용품으로 분리 배출하여 달라’는 의미는 폐지나 포장재 등 사용 후 재활용할 수 있는 종이는 최대한 재활용하자는 의미에서 넣었던 사항인데 다소 애매한 표현이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시 한 번 애매한 표현으로 혼란을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재활용품 분리기준을 명확히 해 시민 여러분이 혼란스럽게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현재 인천시와 쓰레기 매립지 사용 기간 연장을 협의중인데 2016년 시행 예정인 ‘자원순환 사회전환 촉진법’에 생활폐기물 매립 금지가 포함된 상황에서 쓰레기 제로 대책이 절박해 홍보 전단을 만들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과장은 “공동주택(아파트)에 비해 커피 전문점이나 편의점, 패스트푸드 사업장 등에서 분리수거 문화가 정착이 안 돼 그쪽에 더 초점을 맞췄다”면서 “홍보 전단지 내용이 시민들이나 주부들의 눈높이에서는 오해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홍보 기간도 짧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각 구청에 홍보 전단지가 배포된 상태라 지역에 따라 어느 정도로 홍보가 되고 있는지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수정 작업을 거쳐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자원순환사회연대 김태희 기획팀장은 “홍보 전단지에 소개된 분리수거 품목 등이 이론상으로는 맞지만 실생활에서 적용하기에는 내용이 포괄적이고 한계가 있어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정책을 시행하기에 앞서 인프라 구축과 홍보가 먼저인데 그런 게 없이 시행만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쓰레기 매립지 문제 등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알리고 홍보 기간을 거치면서 시민 여론이나 문제점을 모을 수 있을 텐데 중요한 사업이 나쁜 의미로 이슈가 돼 안타깝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