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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2월 28일 05시 42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2월 28일 05시 44분 KST

4년 만에 부활한 홍대 '클럽데이'

연합뉴스

'불타는 금요일'을 보내려는 남녀 2천여명이 홍대 앞에 모였다.

4년 만에 부활한 '클럽데이' 행사를 즐기기 위해서다.

2001년 시작해 한때 홍대 앞 문화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던 클럽데이는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에 젊은이들이 티켓 한장으로 홍대 곳곳의 클럽을 원하는대로 드나들며 즐기는 음악 축제다. 홍대 앞 상업화를 부추겼다는 비판과 함께 강남이나 이태원의 클럽 문화와 차별화를 이루지 못하면서 2011년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홍대 앞 클럽 6곳(고고스2, 에반스라운지, 클럽에반스, 클럽 타, 프리버드, 클럽 FF)과 공연장 4곳(KT&G 상상마당, 벨로주, 레진코믹스 브이홀, 프리즘홀)이 뜻을 모아 클럽데이를 다시 시작키로 했다. 이 소식이 인터넷 등을 통해 퍼지면서 입장권 1천500장이 온라인 예매 사이트에서 순식간에 매진됐다.

27일 저녁 홍대 주차장거리 한가운데는 온라인 예매 사이트에서 구입한 클럽데이 입장권을 교환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들은 서둘러 입장권을 교환한 뒤 근처에 있는 10개 클럽과 공연장으로 '돌진'했다.

이번 클럽데이에는 국카스텐, 김사월×김해원, 눈뜨고코베인, 빌리어쿠스티 등 최신 음악을 잘 모르는 관객들도 이름은 알만한 밴드들이 총출동했다. 클래지콰이의 호란도 기타리스트 지쿠와 무대에 섰다. 혁오, 3호선 버터플라이, 옐로우몬스터즈, 구본암밴드, 갤럭시익스프레스 등 30여개의 실력파 뮤지션들도 가세했다.

공연장 중 상상마당에는 공연 시작 2시간 전부터 관객들이 몰려들어 지하 2층 공연장에서 지상까지 줄이 이어질 정도였다.

이렇게 한시간 이상 기다린 관객들은 국카스텐이 무대에 등장하자 모두 즐길 준비가 됐다는 듯 모두 오른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환호했다.

노래가 시작되자 관객들은 손을 든 채 박자에 맞춰 뛰기 시작했으며 대형 스피커에서 나오는 사운드와 관객들의 점프에 공연장 바닥의 진동이 느껴졌다. 몇몇 노래에선 대다수 관람객이 큰소리로 후렴구를 따라부르며 열기를 고조시켰다.

일부 관객은 발 디딜 틈조차 없는 공간을 비집고 마치 한주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겠다는 듯 사지를 흔들어댔다.

국카스텐은 더욱 강력한 연주와 퍼포먼스로 이런 관객들의 호응에 답했다.

클럽 고고스2에서 열린 그룹 24아워즈(24Hours) 공연도 장소와 규모만 차이가 있었을뿐 '금요일 밤의 열기'는 상상마당과 다를 바 없었다. 관객들은 강렬한 기타 사운드에 맞춰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클럽 특유의 분위기를 만끽했다. 이곳에선 24아워즈의 공연에 이어 밤 11시부터는 디제이(DJ)의 음악에 맞춰 댄스 타임이 진행됐다.

또 다른 공연장 벨로주에서 열린 싱어송라이터 강아솔과 피아니스트 임보라의 공연은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였다.

강아솔은 마치 친구들과 만나 수다 떠는 것처럼 노래 중간 중간 최근 머리를 했다는 얘기부터 즐겨 해먹는 음식 이야기까지 일상을 풀어놨다.

관람객들은 마치 소극장 공연 같은 분위기 속에 두 뮤지션의 이야기에 웃음을 터뜨렸다.

상당수 관객은 1~2시간가량 진행되는 아티스트별 공연을 끝까지 관람했으나 일부는 클럽데이의 취지에 맞춰 여러 공연장을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이날 친구를 따라 클럽데이에 왔다는 한 20대 초반 여성 관객은 "이렇게 하룻밤 새 여러 클럽을 돌아다녀보기는 처음"이라며 "'불금'을 만끽하고 있다"고 말했다.

4년 만에 재개된 클럽데이는 아쉬움도 남겼다.

참여 클럽과 공연장이 모두 홍대 부근에 있었지만 공연장 간 거리가 있어 여러 공연을 다양하게 즐기기는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또 공연장 부근에 표식이 제대로 없어 홍대 지리가 익숙지 않은 관객들이 스마트폰으로 길을 찾으며 공연장 바로 앞에서 헤매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인기있는 특정 공연에 사람이 몰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몇몇 공연은 관객들이 문앞에서 기다리다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클럽데이가 다시 없어지지 않으려면 클럽문화에 대한 일반의 비판적 시각을 넘어설 홍대 앞 클럽만의 새로운 문화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