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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2월 18일 09시 37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2월 18일 09시 37분 KST

18조 시장 한국형전투기를 잡아라

ASSOCIATED PRESS
A fleet of F-5 Fighters does a flyby in formation over the Chihang airport during an air show of Taiwan air force in Taitung County, Taiwan, Thursday, May 30, 2013. (AP Photo/Chiang Ying-ying)

18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한국형전투기’ 사업을 둘러싼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은 낙후된 공군 전투기인 F-5, F-4를 대체하기 위해 KF-16보다 성능이 우수한 미디엄급 전투기를 국내기술로 개발해 2025년부터 120대를 양산하는 국책 사업이다.

전투기 개발에 8조5000억원, 양산까지는 9조6000억원 등 모두 18조1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 창군 이래 최대 전력증강 사업이다. 정부가 사업비의 60%를 부담하고, 인도네시아가 20%,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가 20%를 지분 투자하는 형태로 추진된다.

현재 수주전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한항공(KAL)의 2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오랜 사업 파트너인 미국의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경쟁에 뛰어들었고, 대한항공은 유럽의 에어버스 D&S를 협력 파트너로 선택해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9일 실시된 입찰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만 참여해 유찰됐다. 방위사업청은 오는 24일 재입찰을 할 예정이다. 재입찰도 1개사만 참여해 유찰될 경우 방사청은 규정에 따라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대한항공도 재입찰에는 참여해 한국항공우주산업과 진검 승부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력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앞서 있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공군의 기본훈련기 KT-1과 고등훈련기 T-50, 전술입문기 TA-50, 경공격기 FA-50 등을 개발한 경험이 있으며, 인력과 제조 시설 등 관련 인프라도 비교적 풍부한 편이다. 반면 대한항공의 경우 과거 ‘제공호’를 조립생산하고 군용기 창정비를 한 경험이 있지만, 새로운 전투기 제작에 필요한 체계개발 기술이나 전문 인력과 시설 등 인프라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또 록히드 마틴과 오랜 기간 안정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이번 사업을 준비해 왔다. 반면 애초 보잉의 협력을 기대했던 대한항공은 갑작스런 보잉의 사업 불참 결정으로 지난 2일에야 유로파이터 제작사인 에어버스의 협력을 확보해 보잉의 공백을 메우는 등 진통을 겪었다. 대한항공이 9일 1차 입찰에 불참한 것도 사업제안서 등 서류 준비 등을 위한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많다.

막판 변수는 록히드마틴이나 에어버스 등 해외선진항공기술업체(TAC)의 핵심기술 이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국내 기술진이 한국형전투기 개발에 필요한 기술의 90%를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능동위상배열(AESA)레이더나 임무통제 컴퓨터, 항법장비 등 국내 기술기반이 거의 없는 10%의 기술은 국내업체의 해외 파트너 업체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첨단기술 유출에 민감한 미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록히드 마틴보다 유럽업체인 에어버스가 기술 이전에 좀더 유연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에어버스는 과거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FX) 사업 경쟁에서도 록히드 마틴보다 적극적인 기술 이전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24일 재입찰에 한국항공우주산업과 대한항공이 모두 참여할 경우 이들 업체의 사업제안서 평가를 통해 다음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6~7월께 한국형전투기 개발 업체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 입찰은 체계개발 업체 선정을 위한 절차다. 그러나 체계개발 업체가 결국 양산까지 맡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번 입찰에서 승리하는 쪽이 사실상 개발과 양산을 독식할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