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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2월 17일 11시 55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2월 17일 11시 58분 KST

촛불재판 개입했던 신영철 "정의를 위해 고뇌했다"(사진)

한겨레

6년 전 '촛불재판 개입' 파문을 일으킨 신영철 대법관이 오늘(17일) 퇴임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신 대법관은 아래와 같은 퇴임사를 남겼다.

"취임 당시의 포부를 이뤘는지 의문이 없지 않지만, 적어도 장기간 법관으로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업무수행에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할 수는 있다."

"보편적 인간으로서 사고하고 전문가로서도 손색없는 재판을 하기 위해 제가 가진 시간을 온전히 다 썼다고 자부한다."

"정책 결정자로서의 시각으로 약간 다른 각도에서 사안을 보려고도 노력했다."

"법원이 소수자와 경제적 약자를 더 배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사건에 따라서는 어느 것이 소수자나 경제적 약자를 위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는 재판을 하기 위해서는 법률지식뿐만 아니라 인문사회적인 천착을 계속해 시대정신을 간파할 수 있는 폭넓은 시야와 식견을 갖춰야 한다."

"약자를 옹호하는 것으로 보이는 판결이 다른 약자의 권리신장에 장애가 되기도 한다. 사건이 매우 복잡해져서 흑백이나 좌우 등의 단선적인 논리로 쉽게 재단할 수 없게 됐다."

사퇴압박을 받던 당시인 2009년 5월 20일 신영철 대법관이 퇴근하고 있다.

17일 뉴시스에 따르면, 아래와 같은 말도 남겼다.

"(재임 기간은) 밀려드는 사건 속에서 그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정의로운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고뇌한 시간들이다."

"상당한 고통을 안겨주기도 했지만, 그에 상응한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해 줬다."

Photo gallery 신영철 대법관의 퇴임식 See Gallery

신 대법관은 2008년 서울중앙지법원장 재직 시절 '미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 관련 재판을 맡은 판사들에게 신속한 재판 진행을 주문하는 이메일을 여러 차례 보내 '촛불재판 개입파문'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당시 이용훈 대법원장이 신 대법관을 '엄중 경고'했지만, 이후에도 전국 26개 고등·지방법원 가운데 17개 법원에서 판사 500여명이 판사회의를 열어 신 대법관의 사퇴를 직간접적으로 요구하는 등 '재판권 독립 침해'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신 대법관은 결국 2009년 5월 법원 내부 게시판에 "법관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손상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후회와 자책을 금할 수 없다"며 "당시 형사단독판사들과 전국의 법원가족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내용으로 사과의 글을 올렸다.(뉴시스 2월 17일)

이런 전력(?)으로 인해 오늘 퇴임식장 앞에서는 신 대법관을 비판하는 1인 시위도 진행됐다.

1인 시위를 진행한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신 대법관이 재판 독립을 침해하고도 대법관 임기를 무사히 마친 것을 보고 후배 법관들이 승진과 출세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해도 된다고 생각할까봐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