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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2월 16일 16시 57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2월 16일 16시 59분 KST

잠자는 돈 2400억원 찾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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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는 돈이 통장에서 잠자고 있다면? 답은 명쾌하다. 돈이 얼마가 됐던 환급 받아 내 주머니에 넣는 게 맞다. 그런데 의외로 무심하게 자신의 소중한 돈을 은행에 팽개쳐두는 경우가 많다.

괘씸하게도 은행들이 주인도 모르게 그 돈을 가져가버리기도 한다. 최근 감사원의 감사 결과, 시중은행들이 고객들이 오랫동안 거래하지 않은 계좌를 부당하게 휴면예금으로 지정해 1,000억 원이 넘는 돈을 챙겼다.

한 시중은행에 예금계좌를 보유한 김 모 씨는 지난해 2월 인터넷 뱅킹을 하다가 내역 확인이 안 되는 자신의 계좌를 발견했다. 그는 은행 창구를 찾아 확인을 요청했지만, 계좌 잔액이 0이라는 안내만 받았다. 며칠 뒤 집에서 찾은 자신의 통장을 제시하고서야 467만 원을 환급받았다. 은행은 2012년 김 씨에게 별도 통보도 없이 예금액 전액을 은행 ‘잡수익’으로 돌리고는 계좌 잔액을 0으로 만든 상태였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은 그동안 5년 이상 거래가 없는 계좌들을 휴면예금으로 전환해 잔액을 수익으로 가져갔다. 소유주에게 따로 연락을 하지도 않았다. 이렇게 처리해 소유주들에게 돌려주지 않은 무려 1,055억 원이나 됐다.

이는 불법이다. 지난 2012년 대법원은 5년 이상 거래가 없던 계좌라도 이자가 지급됐다면 휴면예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따라서 은행들은 고객들이 예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즉시 휴면계좌를 풀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심지어 휴면예금 정보를 삭제시켜 고객들은 통장 존재 자체를 확인할 수도 없었다. 문제는 또 있다. 은행은 휴면계좌로 분류했다고 하더라도 저소득층 지원으로 그 돈을 쓰기로 했는데 이를 지키지도 않았다. 대법원 판결 이후 감시에 소홀한 금융당국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하겠다.

결국 금융소비자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휴면 계좌를 관리해야 한다. 법적으로 휴면계좌로 분류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나고, 또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라면 은행이 이를 마음대로 처리해도 소유주가 항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휴면계좌 조회 시스템으로 확인해야…2년 경과하면 저소득층 지원에 사용

그렇다면 휴면계좌로 분류하는 기준이 뭘까. 일반적으로 은행, 보험사, 우체국이 보유하고 있는 예금이나 보험금에 대해 청구권 소멸 시효가 완성됐으나 찾아가지 않은 예금이나 보험금을 휴면예금 또는 휴면보험금이다. 소멸시효는 은행 예금이 5년, 우체국 예금이 10년이다. 보험의 경우 농협과 수협공제를 포함해 소멸시효(2년)이 완성된 이후에도 찾아가지 않으면 휴면계좌로 넘어간다. 대법원이 판결한대로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소액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렇게 휴면계좌에 쌓인 돈이 적지 않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정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국내 17개 은행 ‘휴면성 신탁’ 계좌는 총 170만 1,058개, 금액은 2,427억 원에 달한다.

지금 당장 내 휴면계좌가 있는지, 또 돈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궁금하다면 방법이 있다. 전국은행연합회 휴면계좌통합조회(www.sleepmoney.or.kr)에 들어가면 된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공인인증서로 본인 확인을 하면 은행이나 보험, 우체국 등에 있는 각종 휴면계좌를 한꺼번에 조회할 수 있다.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경우 신분증을 지참해 은행 창구를 방문해 확인하면 된다.

휴면계좌는 법적으로 2년 안에 청구가 가능하다. 2년 경과 시 미소금융재단으로 넘어가 저소득층 복지 사업에 쓰인다. 미소금융재단으로 출연된 경우에도 5년 이내에 지급 신청을 하면 상환 받을 수 있다.

사실 휴면계좌에 큰돈이 묶여 있을 가능성은 많지 않다. 그러나 재테크는 습관이 중요하다. 바로 작은 돈을 소홀하게 여기지 않아야 큰 돈을 모을 수 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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