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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2월 12일 18시 04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2월 13일 04시 36분 KST

'우크라이나 사태' 4자회담 평화 합의안 주요 내용 4가지, 이행 가능성은?

ASSOCIATED PRESS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4개국 정상들이 12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16시간에 가까운 '끝장 협상' 끝에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교전 사태 중단을 위한 평화안에 합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4개국 정상과 실무 대표들로 구성된 접촉그룹은 전날 저녁 8시 15분께부터 각각 회담을 시작해 이날 정오까지 밤샘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간신히 합의에 이르렀다.

진통 끝에 도출된 평화안의 골자는 다음과 같다.

1. 15일 0시부터 정부군-반군 교전 중단

2. 분리, 독립을 선언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로간스크인문공화국의 자치권을 최대한 인정하는 개헌을 추진한다. 자치를 위한 지방선거도 실시한다.

15일 0시부터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교전을 중단하고 대포와 다연장포 등의 중화기를 전선에서 최소 25km 이상씩 후퇴시킨다는 휴전 합의와 분리·독립을 선언한 동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의 자치권을 최대한 인정하는 개헌을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다.

3. 휴전 후 전면적 포로 교환

4.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군과 군사장비, 용병 철수

양측이 휴전 이후 전면적 포로 교환에 나서는 한편 외국 군대(러시아군)와 군사장비, 용병 등을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철수시키고 동부 지역 자치를 위한 지방 선거를 시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크게 보면 휴전 뒤 동부 지역의 광범위한 자치권 부여를 위한 절차들을 밟아 나가기로 한 것으로 지난해 9월 민스크 휴전협정의 합의 내용과 많이 달라진 게 없다. 합의 조항들의 이행을 위한 일정과 조건 등을 좀 더 구체적으로 명시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번 합의는 분쟁 관련국들이 서둘러 타협안을 마련해야 할 절박한 상황에 기인한 바가 크다.

유럽 정상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 카드를 꺼내 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자칫 러시아가 본격 참전하는 대리전으로 번져 유럽이 무력 분쟁에 끌려 들어가는 위험을 우려해 왔다.

내전에 가까운 교전 사태에 더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직전의 경제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는 교전 사태를 어떤 식으로든 해결하지 않고선 서방의 대규모 경제지원을 받기가 어려운 처지였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의 경제 제재로 고통을 받고 있는 러시아로서도 서둘러 분쟁을 봉합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었다.

여기에 지난해 4월부터 1년 가까운 교전으로 5천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비극적 분쟁을 서둘러 해결해야 한다는 인도주의적 공감대가 확산한 것도 합의 도출에 기여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체결됐던 휴전협정이 얼마 가지 못해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 재개로 유명무실화됐듯 중요한 것은 합의의 실질적 이행이다.

반군 지도자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수장 알렉산드르 자하르첸코는 이날 협상 타결 뒤 "(합의안의) 모든 조항들은 추가적 조율이 필요하다"면서 "(정부 측에서) 어떤 위반이라도 나오면 추가 접촉과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으로의 합의 이행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러시아가 반군에 대한 지원을 곧바로 중단할지도 미지수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안드레이 리센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대변인은 민스크 평화 협상이 시작된 11일 저녁에도 약 50대의 탱크와 40대의 미사일 시스템, 40대의 군용 차량 등이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 지역으로 투입됐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도 항상 그래 왔듯 큰 원칙의 합의가 이루어지더라도 그것을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과 일정 등에서 견해차가 드러날 경우 합의는 '종이 쪽지'로 전락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동부 지역의 자치권을 인정하겠다는 입장이면서도 그곳에서 이루어질 선거 등을 포함한 모든 정치 일정을 중앙정부가 주관하고 자치의 수준도 우크라이나 의회와 정부가 결정한다는 전제조건을 거두지 않고 있다. 완전한 자치 혹은 독립을 요구해온 분리주의 반군이 이런 정부의 태도를 수용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주요 원인이 됐던 우크라이나 새 정권의 유럽화 정책과 이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지하려는 러시아의 입장이 변하지 않고 있으며 이같은 양측의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이 평화안에 반영되지 않은 점도 우려를 불러 일으킨다.

올랑드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의 협상 초안에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불가 원칙이나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지위와 관련한 보다 분명한 규정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이번 합의가 번져가는 불을 끄기 위한 임시방편일 뿐 우크라이나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을 담지는 못했다는 비판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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