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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2월 10일 10시 16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2월 10일 10시 18분 KST

'세계에서 제일 노련한 정치인' 교황의 과제는?

Pope Francis arrives for his weekly general audience in the Pope Paul VI hall, at the Vatican, Wednesday, Feb. 4, 2015. (AP Photo/Andrew Medichini)
ASSOCIATED PRESS
Pope Francis arrives for his weekly general audience in the Pope Paul VI hall, at the Vatican, Wednesday, Feb. 4, 2015. (AP Photo/Andrew Medichini)

즉위 2년이 채 안 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에서 가장 노련한 정치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는 성전환 남성을 만나고 무슬림 여성의 발을 씻겼다. 사제들의 비리를 지적하는가 하면 미국-쿠바 관계개선, 기후변화협약 등 국제 문제에도 깊이 개입하고 있다.

이런 행보는 그가 전통 교리를 뒤엎으려는 의중을 가진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로마에 있는 성십자가 교황청 대학의 존 워크 교수는 "교황은 그의 매력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이를 적절히 이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티칸의 내부:가톨릭교회의 정치와 조직'을 집필한 토머스 리즈 신부는 교황이 낙태와 동성의 결혼과 섹스에 대한 논의를 피해가면서 국제적 문제에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입지를 구축했다고 평했다.

1980년대의 교황이었던 요한 바오로 2세는 오로지 공산주의를 무너뜨리는데 몰두했고, 베네딕토 16세는 상대주의의 득세에 초조해하는 책벌레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반면에 바티칸의 담장을 넘어선 폭넓은 정책적 의제를 포용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아시아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자 수 확대 등을 노려 전임자들이 기피했던 아시아를 이미 두 차례나 방문했다.

하지만 80세를 바라보는 고령의 프란치스코 교황 앞에 놓인 과제는 교회 안팎으로 여전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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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과의 관계 개선

중국을 상대로 쿠바에서 거둔 성공을 재현하는 것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당면 과제다. 교황청과 중국은 1951년부터 주교 서임권을 비롯한 몇가지 문제로 갈등을 지속하는 상황이다.

교황은 중국의 새 수뇌부와 외교적 메시지를 교환할 수 있는 비밀 통로를 확보하고 있다. 교황이 로마를 방문한 달라이 라마를 외면한 것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교황이 아시아 순방 시 탑승한 비행기에 사상 처음으로 영공 비행을 허용한 것처럼 양측에서 긍정적 몸짓도 나오고 있다.

그래도 갈 길은 먼 듯하다. 까칠한 중국을 달래는데는 중국이 오래전부터 요구한 대로 대만을 포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중국이 독자적으로 주교를 서임하던 관례를 포기할 용의가 있다는 조짐은 없다.

중국은 아일랜드보다 3배나 많은 1천200만명의 가톨릭 신자를 갖고 있다. 반면에 대만의 가톨릭 신자는 30만명에 불과하다.

◇소프트 파워 활용

요한 바오로 2세는 즉위한 지 1년도 안돼서 구소련에 도전하듯 당시 공산국이었던 폴란드를 전격적으로 방문해 역사를 일궈냈다.

하지만 현직 교황의 소프트 파워가 미치는 범위는 제한적이다. 중국 방문도 조만간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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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될 당시 그를 외교정책 전문가라고 지적한 사람은 없었다. 교황청 외교사절을 거친 요한 23세와 비오 12세와 달리 프란치스코 교황은 비록 관심은 늘 있었다고 해도 경력상에는 준비한 흔적이 전혀 엿보이지 않는다.

교황이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로 봉직할 무렵부터 알고 있었던 아르헨티아 외교관 에두아르도 발데스는 두 사람이 종교는 결코 얘기하지 않고 글로벌 정치만을 놓고 대화를 나눴다"고 회고했다.

다만 알고 있다는 것과 현실의 간극은 클지 모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남북한과 쿠바, 팔레스타인과 같은 어려운 국제분쟁에 관여했지만 순조롭지는 않은 상황이다.

◇평양의 침묵

교황이 남북한의 화해를 촉구한 데 대해 평양에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가 한반도에 도착한 당일 북한은 미사일을 동해상에 발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인 마흐무드 압바스와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이 바티칸의 정원에 모여 상대방의 볼에 키스를 하고 각자 삽을 들어 올리브나무를 심도록 설득했다.

베들레헴을 방문했을 때는 '자유 팔레스타인'이라고 낙서가 적힌 곳에서 기도를 올림으로써 팔레스타인들의 고통에 대한 세계의 주목을 이끌어냈지만 그의 방문 자체는 폭력 사태의 재발로 퇴색했다.

교황의 국제적 안목은 후임 교황 선출을 담당하는 추기경회의의 인적 구성을 개편한데서 두드러진다. 이를 통해 전세계의 12억 신자를 이끌 차기 지도자가 아시아나 아프리카에서 나올 가능성도 커졌다.

◇보수세력의 불만 잠복

추기경회의의 재편과 미국 보스턴의 대주교인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을 요직에서 배제한 것은 바티칸의 원래의 모습으로 회귀하기를 바라는 보수파들을 자극했다.

미국 버지니아주립 샬럿츠빌 대학의 종교역사학 교수인 제럴드 포거티 신부는 "다수의 추기경이 당혹해하고 있다"면서 "노병들이 수수방관할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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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교회의 관료제를 축소하고 바티칸 은행의 경영부실을 이유로 임원들을 퇴진시키는가 하면 추기경들에게는 리무진을 포기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을 권고했다.

불법행위와 감독 소홀의 의혹을 받고 있던 바티칸 은행에 대해서는 투명성을 제고하는 조치를 했다. 바티칸 은행은 2천개의 계좌를 폐쇄하고 1만8천명의 고객들에 대한 조사를 벌였으며 연례 보고서도 발표하고 있다.

미국 가톨릭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의 드루 크리스티안센 전 위원장은 교황의 발언이 즉흥적인 것 같지만 사실은 신중하게 준비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당한 사고가 즉흥성에 들어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 덕분에 교황이 말하면 사람들이 경청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모두가 이 말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전통주의자들은 그가 교리를 훼손한다고 주장한다. 일부 진보주의자들은 그들 나름대로 교황에게는 말만 무성할 뿐 알맹이가 없다며 불만을 품고 있다. 개혁 조치 때문에 바티칸 내부에도 적들이 생겼다.

◇ 전임자보다 인기 높아

그렇다고 하더라도 개인적 매력을 앞세운 교황의 공세는 신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교회 출석률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베드로 광장의 자발적 헌금자는 20%나 늘었고 교황의 트위터 팔로어는 1년만에 800만이 늘었다. 그의 일반 알현은 전임 교황보다 3배나 많은 신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사제들의 성추문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부정적 평가를 받은 베네딕토 16세와 달리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세계에서 고루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43개국의 성인 가톨릭 신자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퓨 리서치에 따르면 60%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그의 입지가 취약한 중동에서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보다 많았다.

◇ 첫 미국 방문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9월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하고 이어 워싱턴으로 옮겨 양원 합동회의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다. 교황이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즉위 이후 처음이다.

교황은 지난해 11월 유럽의회 연설에서 보여줬듯이 미국 의회에도 매를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유럽의회 연설에서 유럽이 다소 노쇠한데다 세계 무대에서도 주역에서 점점 더 밀려나고 있다고 질책한 바 있다.

지난달 필리핀을 방문하고 돌아가는 도중 교황은 월스트리트를 겨냥해 기업들의 탐욕과 소득 불평등을 우선적인 문제로 꼽았고 지구온난화에 대한 최초의 교황 회칙을 발표할 생각도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자연의 따귀를 때린 것은 인간"이라는 점을 오마바 행정부에 일깨우면서 12월 파리에서 기후변화협약 타결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쿄 교황이 이처럼 분주하게 나서는 것은 80세를 바라보는데다 한쪽 폐가 정상이 아니어서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스페인 일간지 라 반가르디아에 "내 나이가 되면 잃을 게 많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관련기사 : The Pope Is One of the Most Skilled Politicians on Earth (Bloom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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