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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1월 20일 07시 05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1월 20일 07시 07분 KST

아베, 홀로코스트기념관 방문 : 침략·위안부 언급은 안해

연합/AP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후 70년을 맞이한 올해 첫 외국 순방에서 홀로코스트(2차 대전 중 나치 독일이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 기념관을 찾아갔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일본의 과거 침략 전쟁과 식민지배, 군 위안부 문제 등 아시아 주변국에 피해를 준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일본 외무성과 교도통신에 따르면 중동을 순방 중인 아베 총리는 19일(현지시간)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와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야드 바셈(Yad Vashem)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방문해 헌화했다.

아베 총리가 방문한 야드 바셈 기념관은 홀로코스트와 관련된 역사적 사료와 피해자 증언이 담긴 문서, 개인 자료 등을 보관하고 2차 대전 중 나치에 희생된 유대인 600만명을 추모하는 시설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9일 부인 아키에 여사와 함께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야드 바셈(Yad Vashem)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방문했다.

아베 총리는 홀로코스트 기념관 연설에서 "특정 민족을 차별하고 증오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인간을 얼마나 잔혹하게 만들고 마는지 배울 수 있었다"며 홀로코스트가 결코 반복되면 안 된다는 문구를 히브리어와 일본어로 반복해 언급했다.

또 2차 대전 때 유대인 난민 수천 명에게 일본 비자를 발급해 일본의 '쉰들러'라고 평가받은 스기하라 지우네(杉原千畝) 당시 리투아니아 주재 일본 영사대리를 사례를 거론하며 "그의 용기를 우리도 본받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는 홀로코스트 기념관에 있는 '영원의 불꽃'을 등불로 삼아 차별과 전쟁이 없는 세계 인권이 보장되는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일본도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더 적극적으로 공헌하겠다는 결의"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1시간가량의 견학을 끝낸 뒤에는 방명록에 "희생자들에게 깊은 추모의 뜻을 전한다"며 "이런 비극이 되풀이돼서는 안된다"라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일본이 과거에 저지른 '식민지배'와 '침략 전쟁'에 관한 반성이나 사죄 차원의 발언은 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아베 총리는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안보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일본이 "온갖 분야에서 관계를 심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진정한 친구로서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으며 네타냐후 총리는 "양국 모두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능력을 지녔다. 손에 손을 잡고 우정과 협력의 관계를 확대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양측은 회견 후 이어진 회담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동의 평화·안정을 위해 연대하기로 했으며 방위당국자 교류와 사이버 테러 대응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고 이스라엘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가 이날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방문한 것은 일본의 패전 70년을 맞이해 일본이 평화 국가의 길을 걸어왔다는 지론을 부각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홀로코스트의 비극성을 강조하고 당시 유대인의 목숨을 구한 스기하라 전 영사대리의 사례를 부각한 것은 국제 안보 문제에 대한 일본의 개입 확대와 자위대의 국외 파견 등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적극적 평화주의'가 그간 일본 정부가 추구한 노선의 연장이며 국제 사회의 안정에 이바지한다고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일본의 헌법이 점령하에서 제정된 것이므로 일본인의 손으로 헌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전후 70년을 맞이해 '보통 국가화'를 추진을 시사하고 있다.

그는 국제적·역사적으로 평화를 상징하는 장소를 방문함으로써 자신이 역사 수정주의 노선을 택했다는 우려를 불식하고 역내 내각과 마찬가지로 평화주의를 견지한다는 이미지를 심으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작년 3월에는 네덜란드의 안네 프랑크 박물관을 방문해 "20세기를 되돌아볼 때 기본권을 침해한 세기였다"며 "21세기를 내다보면서 우리가 결코 그런 일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며, 나도 이 목표를 실현하는 책임을 나눠서 질 것이라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한편, 6일 일정으로 중동을 찾은 아베 총리는 이집트, 요르단에 이어 지난 18일 이스라엘에 도착했으며 20일에는 요르단강 서안 지역을 찾아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을 만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압바스와 회동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평화 협상 재개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현직 총리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하기는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 이후 9년 만이다.